[윤석열 당선] 정계입문 9개월 '검찰총장→대통령'…그는 누구?
입력: 2022.03.10 04:10 / 수정: 2022.03.10 05:16

文정부 검찰총장→정권교체 선봉장→대통령 당선까지 '파란만장'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 20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을 찾아 꽃다발을 받고 있다 /국회=이선화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 20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을 찾아 꽃다발을 받고 있다 /국회=이선화 기자

[더팩트ㅣ국회=곽현서 기자] "진정성 있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손해를 보더라도 원칙과 소신, 상식과 진정성으로 다가가겠습니다. 국민의 마음을 읽지 못하면 저에 대한 지지와 성원이 언제든지 비판과 분노로 바뀔 수 있다는 겸손한 자세로 임하겠습니다."(2021년 11월 5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 수락 연설문 中)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정의'와 '공정'의 아이콘으로 대권을 거머쥐었다. 윤 당선인은 지난해 6월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다섯 달 뒤인 11월 제1야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다. 이후 제20대 대통령 선거 승리까지, 정계 입문 9개월 만에 초고속으로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0일 새벽, 당선인 신분이 됐다. 지난 8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피날레 유세를 하며 지지자들에게 화답하고 있는 윤 당선인. /이선화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0일 새벽, '당선인' 신분이 됐다. 지난 8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피날레 유세를 하며 지지자들에게 화답하고 있는 윤 당선인. /이선화 기자

문재인 정권 검찰총장에서 제1야당 대선 후보가 된 그는 후보로 선출되면서 "무너진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며 "더 이상의 분열 없는 국민통합의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윤 당선인은 '0선' 출신이라는 약점과 유례없는 '비호감 선거', '역대급 대선'이라는 오명에도 '후보'에서 '당선인'이 됐다.

◆'늦깎이 검사'의 파란만장 검사 생활

1960년생인 윤 당선인은 교수 집안에서 태어나 대광초, 중랑중, 충암고를 졸업하고 1979년 서울대 법학과에 입학했다. 1982년 양쪽 눈의 시력 차가 큰 부동시로 병역은 면제받았다.

윤 당선인은 서울대 4학년 때 사법시험 1차에 합격했다. 하지만 2차 시험에서 9년간 낙방하다 1988년 석사(서울대학교) 졸업 3년 뒤인 1991년, 제33회 사법시험에 뒤늦게 합격했다.

사법연수원 23기인 윤 당선인은 1994년 대구지검으로 발령받으며 '늦깎이 검사'가 됐다. 이후 서울·부산지검에서 재직하다 노무현 정권 초기인 2002년경, 검사를 그만두고 법무법인 태평양에 '변호사'로 1년간 몸을 담기도 했다.

윤 당선인은 1960년 서울 출신이다. 대광초, 중랑중, 충암고를 졸업했고 1991년 제33회 사법시험에 합격한다. 윤 당선인의 고등학교 졸업사진과 대학 시절 모습. /국민의힘 제공
윤 당선인은 1960년 서울 출신이다. 대광초, 중랑중, 충암고를 졸업했고 1991년 제33회 사법시험에 합격한다. 윤 당선인의 고등학교 졸업사진과 대학 시절 모습. /국민의힘 제공

◆강골 검사 '특수통' 윤석열

윤 당선인은 검사 시절 굵직한 사건을 주로 맡은 '특수통'으로 불렸다. 그는 1999년 경찰 치안감 뇌물수수 사건, 2003년 불법 대선자금 사건, 2006년 론스타 외환은행 인수·매각 사건, 2007년 변양균·신정아 사건, 부산저축은행 사건, 2008년 BBK 주가조작 사건 등의 수사를 주도했다.

출발은 늦었지만, 검사로서 두각을 드러냈고, 공로를 인정받아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는 대검 검찰연구관, 대검 중수 1·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지냈다.

◆'좌천'···박근혜 정권과의 악연

탄탄대로를 걷던 윤 당선인은 수원지검 여주지청장으로 근무하던 2013년 검사 생활의 변곡점을 맞이한다. '국가정보원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장'으로 활동하며 박근혜 정부와 갈등을 겪으면서다.

당시 그는 특별수사팀장을 맡았지만, 국정원 직원 체포 강행으로 항명 논란이 불거졌고 이로 인해 정직 1개월 징계를 받으며 수사팀에서 전격 배제됐다.

그해 10월 윤 당선인은 국정감사장 증인으로 참석해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윗선의 외압과 수사 방해가 있었다"는 등의 핵폭탄급 폭로를 했고,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희대의 명언'으로 여겨진다. 결국 그는 이 사건을 계기로 고검으로 좌천된다. 이 시기 윤 당선인은 '강골 검사'라는 이명을 얻고 정치권에 눈도장을 찍게 된다.

좌천된 그는 박근혜 정권이 저물던 2016년 12월 국정농단 특검에 합류하며 화려하게 부활에 성공한다. 박 전 대통령 구속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면서다. 이후 '최순실 게이트' 수사를 시작으로 문 대통령의 '적폐 청산' 수사 선두에 섰다. 윤 당선인은 이때부터 대전고검 검사에서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다시 검찰총장으로 파격 승진을 거듭했다.

지난 2019년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후보자로 참석한 윤 당선인. 윤 당선인은 문재인 정부 두 번째 검찰총장을 지냈다. /국회사진취재단
지난 2019년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후보자로 참석한 윤 당선인. 윤 당선인은 문재인 정부 두 번째 검찰총장을 지냈다. /국회사진취재단

◆문재인 정부 검찰총장에서 '보수의 구원투수'로

윤 당선인은 2019년 검찰총장에 임명됐는데, 1988년 검찰총장 임기제 도입 이후 고검장을 지내지 않은 첫 총장이었다. 특히 전임자였던 문무일 전 검찰총장(18기)보다도 5기수 아래였던 '파격' 인사였다. 당시 문 대통령은 윤 총장에게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엄정한 자세로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조국 일가' 사건이 불거지며 불화가 시작된다. 윤 당선인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모펀드 불법 투자·자녀 입시비리·웅동학원 채용' 등 각종 비리와 의혹을 파헤쳤다. 이로 인해 조 전 장관은 임명 35일 만에 법무부 장관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어 '청와대 선거 개입 의혹',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등 청와대를 조준한 수사가 불화에 불을 지폈다. 윤 당선인은 당시 '문 대통령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여권의 비판을 받았지만, 야권에선 '보수의 횃불'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윤석열 신드롬'을 일으키게 된다.

◆결정적 계기가 된 '추·윤' 갈등

윤 당선인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검찰 개혁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인사·수사지휘권 등을 놓고 극단적 대립 관계를 형성했다. 여기에 중대범죄수사청 설립을 시도하는 여권과의 정면충돌이 겹치며 현 정권과의 불화는 돌이킬 수 없는 지경이 됐다.

이 과정에서 윤 당선인은 두 차례 검찰총장 직무에서 배제되는 고난을 겪는다. 결국 임기를 넉 달여 남긴 2021년 3월, 검찰총장직을 전격 사퇴한다. 이후 약 3개월간 잠행에 들어간 뒤 6월 29일 윤봉길기념관에서 "국가의 미래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고 헌신할 준비가 되었다"며 대선 출마 선언과 함께 정치에 입문했다.

윤 당선인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인사·수사지휘권 등을 놓고 갈등을 겪는다. 앞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수사로 문재인 정권과 척을 지고 있던 그는 이 사건을 계기로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다. /이선화 기자
윤 당선인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인사·수사지휘권 등을 놓고 갈등을 겪는다. 앞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수사로 문재인 정권과 척을 지고 있던 그는 이 사건을 계기로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다. /이선화 기자

◆반문 '적자'로 등장한 윤석열, 제1야당 대선 후보 되다

'거물급 신인'으로 등장한 윤 당선인은 정계 입문 한 달 만인 지난해 7월 30일, 국민의힘에 입당해 빠르게 세를 모았다. '조국 사태'와 '추·윤' 갈등을 거쳐 반문의 '적자'로 떠오르며 자연스레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됐고, 여러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렸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5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서 47.85%를 득표해 홍준표 의원(41.50%), 유승민 전 의원(7.47%), 원희룡 전 제주지사(3.17%)를 꺾고 '대선 후보'가 됐다.

◆'막말·자질' 논란으로 한 차례 위기

'검사'에서 '정치인'이 된 윤 당선인은 대선 기간 내내 여의도 정치 경험이 부족하다는 꼬리표를 달고 다녔다. '여성가족부 폐지', '주 120시간 노동', '전두환 옹호' 막말은 당 안팎에서 뭇매를 맞았으며, 대선 후보 TV 토론 중 'RE100', '주식양도세 도입 배경'에 "잘 모른다"고 대답하는 등 유권자들의 우려를 사기도 했다.

특히 배우자 김건희 씨의 '주가조작' 의혹과 '경력·학력 허위' 논란은 윤 당선인의 가장 큰 '리스크'로 지목됐다.

윤 당선인은 정치 경험이 부족한 탓에 '우려스럽다'는 걱정과 정치권에 때 묻지 않아 '신선하다'는 엇갈린 평을 받고 있다. 그런데도 윤 후보는 국민의 선택을 받아 '대통령'의 신분이 됐다. 향후 5년, 대한민국의 향배가 그에게 달린 것이다. 선거 운동 내내 '공정과 정의'를 외쳤던 윤 당선인이 이제는 유권자들의 부름에 화답할 차례다.

zustj913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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