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대선] 네거티브·배우자 실종·피습…'역대급' 오명
입력: 2022.03.09 00:00 / 수정: 2022.03.09 00:00

'대장동' 진흙탕 싸움에 혐오·갈등 조장 발언 '눈살'

이번 20대 대선은 역대급 대선이라는 오명이 따라다녔다. 정치권에서 혐오와 갈등을 조장하는 네거티브는 물론 배우자 리스크까지 불거지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사진은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이번 20대 대선은 '역대급' 대선이라는 오명이 따라다녔다. 정치권에서 혐오와 갈등을 조장하는 네거티브는 물론 배우자 리스크까지 불거지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사진은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3월 9일 드디어 대선의 날이 밝았다. 유권자의 선택으로 향후 5년 동안 대한민국 국정을 이끌 인물이 가려진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치열하게 경합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대선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오명이 따라다닐 정도로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는 점이 많았다. 정권 재창출과 심판론이 충돌하며 선거 막판까지 진흙탕 싸움이 계속됐다.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구태 정치는 이어졌다.

이 후보가 지난 1월 26일 민주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실망감을 넘어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국민께 뵐 면목이 없다"면서 일체의 네거티브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여야의 동참을 호소했지만, 전혀 나아진 게 없었다.

비방전 중심에는 '대장동' 특혜 비리 의혹이 있었다. 이 후보와 윤 후보가 지난해 말 본선 진출을 확정한 이후 '대장동' 공방은 지속돼 왔다. 선거 전날까지도 민주당과 국민의힘 측은 상대 후보가 서로 '몸통'이라고 주장하며 공세를 퍼부었다.

여야는 이번 20대 대선 레이스 내내 대장동 비리 의혹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사진은 전국철거민협의회가 지난 1월 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대장동 특검을 촉구하는 모습. /남용희 기자
여야는 이번 20대 대선 레이스 내내 '대장동' 비리 의혹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사진은 전국철거민협의회가 지난 1월 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대장동 특검을 촉구하는 모습. /남용희 기자

고용진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지난달 8일 브리핑에서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을 위시한 50억 클럽, 윤 후보 부친과 김만배 누나의 수상한 집 거래 등 모든 증거와 돈의 흐름이 한 곳을 가리킨다"면서 "끝끝내 사과도 반성도 없는 대장동 몸통 윤 후보는 사죄하라"고 했다.

차승훈 국민의힘 선대본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이 후보를 겨냥해 "대장동 사업 화천대유 특혜 비리에 대한 최초보도 이후 6개월 동안 수많은 증거와 녹취록을 통해 '대장동 그분'이 누구인지는 모두가 알게 됐다"며 "이제 '대장동 그분'이 법정에 설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대장동 비리 의혹이 대선을 잠식했다고 해도 봐도 무방할 정도다. 건건이 나오는 언론발 녹취록과 증언을 두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집요한 난타전이 지속됐다. 여야 유력 후보들은 앞선 TV 토론회에서 대장동 비리 의혹을 두고 거친 설전을 주고받는 모습도 보였다.

그렇다 보니 정책 선거가 실종됐다는 비판은 끊이지 않았다. 코로나19 장기화와 국제 정세의 불안으로 민생·경제·안보·외교 등 정책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정교하고 구체적인 정책과 국정 청사진을 국민에게 제시해야 함에도 여야는 네거티브에 치중하는 모습이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 배우자 김혜경(왼쪽) 씨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가 이번 대선 국면에서 대국민 사과를 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이선화·이덕인 기자
이재명 민주당 후보 배우자 김혜경(왼쪽) 씨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가 이번 대선 국면에서 '대국민 사과'를 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이선화·이덕인 기자

후보 배우자들이 종적을 감춘 유례없는 대선이었다. 과거 대선에선 후보 배우자들이 적극적으로 '외조 유세'에 힘썼던 것과 대비된다. 이·윤 후보 배우자들 모두 '대국민 사과'까지 하는 초유의 일도 벌어졌다.

이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씨는 지난해 11월 이 후보와 프로야구 한국시리즈를 관람하거나 호남 일부 지역을 돌며 대외 행보에 나섰지만, 남편이 경기도지사 시절 과잉 의전과 법인카드 유용 논란 등에 휩싸인 뒤 모습을 감췄다.

김혜경 씨는 지난달 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무원 과잉 의전 논란에 대해 "공직자 배우자로서 모든 점에 더 조심해야 하고 공과 사의 구분을 분명히 해야 했는데, 제가 많이 부족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는 남편의 유세 현장에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허위 경력 논란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김건희 씨의 공개 행보는 지난해 12월 26일 허위 이력 논란에 대해 대국민 사과 회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 유일하다.

김건희 씨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일과 학업을 함께 하는 과정에서 제 잘못이 있었다. 잘 보이려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것도 있었다"며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돌이켜보니 너무나도 부끄러운 일이었다. 모든 것이 제 잘못이고 불찰이다. 부디 용서해달라"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위기극복, 국민통합 특별 기자회견에 참석해 선거운동 중 괴한에게 둔기 피습을 당한 송영길 대표의 손을 잡고 있다. /남윤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위기극복, 국민통합 특별 기자회견'에 참석해 선거운동 중 괴한에게 둔기 피습을 당한 송영길 대표의 손을 잡고 있다. /남윤호 기자

여당 대표가 괴한에게 피습을 당한 불미스러운 일도 벌어졌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대선을 이틀 앞둔 지난 7일 서울 신촌에서 선거 운동을 벌이다 70대 유튜버로부터 머리에 망치를 맞았다. 이후 근처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다음 날 퇴원, 막판 선거 유세에 합류했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해당 사건을 언급할 정도였다. 문 대통령은 같은 날 송 대표의 둔기 피습 사건에 대해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선거 폭력은 민주주의에 대한 테러다. 혐오와 폭력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

'역대급' 대선이라는 오명이 붙긴 하지만, 투표 열기만큼은 어느 대선 때보다 뜨겁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0대 대선 사전투표율은 역대 최고인 36.93%를 기록했다. 투표에 대한 유권자의 관심이 높기에 19대 대선 투표율(77.2%)을 넘어설지 관심이 쏠린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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