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 집중 유세서 李 "국민 믿는다"…지지자도 격앙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영등포 유세에서 "국민통합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3일 영등포 유세에서 손을 맞잡고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이 후보와 김 전 후보. /영등포=남윤호 기자 |
[더팩트ㅣ영등포=이선영 인턴기자] "우리의 동지 김동연 전 후보와 정치교체 확실히 하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일 김동연 전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와 첫 유세 현장에서 "통합의 정치, 정치교체를 확실히 하겠다"고 외쳤다. 국민의힘 윤석열·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의 단일화 선언을 의식한 듯 김 후보의 손을 맞잡고 '동지'라고 부르며 밀착했다. 현장에 모인 지지자들은 한층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이 후보와 김 전 후보는 이날 오후 3시 30분께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앞 광장에서 선거송 '질풍가도'가 울려 퍼진 후 함께 등장했다. 이 후보는 김 전 후보의 손을 맞잡고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이 후보와 김 후보의 등장에 현장의 지지자들은 "격이 다르다" "멋쟁이들이다"라고 외치며 환호했다.
이 후보는 윤-안 단일화를 의식한 듯 김 전 후보를 '동지'라고 부르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영등포 집중 유세에서 김동연 전 새로운물결 대선후보로부터 선물받은 운동화를 신어보고 있는 이 후보(오른쪽). /남윤호 기자 |
김 후보는 연설에 앞서 "이 후보가 당선을 위해 운동화 끈을 단단히 매라는 의미로 운동화를 선물한다"고 밝히며 운동화를 건넸고 이 후보는 현장에서 직접 운동화를 신었다.
김 후보는 "대한민국 위기 극복을 위해 이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자"며 "이제 이 후보와 공동선언을 발표했고 가치와 철학을 공유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의 추진력과 김동연의 일머리가 합쳐지면 못할 게 없다"면서 "이 후보의 현실감각과 김동연의 국제감각을 합쳐 함께 난국을 헤쳐나가자"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윤석열-안철수 단일화'에 대해선 "이들은 나라의 비전은 제쳐놓고 어떤 자리에 어떤 권력을 나눌 것이냐고 묻는다"며 "이익에 따른 야합"이라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이어 이 후보가 연단에 섰다. 그는 "(김 후보가) 통합정부 가치에 동의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이 대장정에 함께 해줬다"며 "모두가 희망을 가지는 미래를 향해 뚜벅뚜벅 함께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3월 9일에 과거로 퇴행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제는 분열과 갈등의 정치를 끝내고 민주당은 역량을 모두 한 곳으로 모으는 통합의 정치를 새롭게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선택하게 되니 상대방 실패만 기다려서 발목잡는 게 지금의 정치"라며 "정치인 몇몇이 이 나라의 운명을 마음대로 할 수 없고 이 나라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말처럼 담벼락에 대고 실천하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처럼 우리가 조직해서 행동하자"며 민주당 전통 지지층에 호소했다.
노무현정신계승연대는 'Again 2002 꿈은 이루어진다 사람사는 세상'이라는 팻말을 들고 유세 현장에 참여했다. /이선영 인턴기자 |
현장에 나온 500여명의 지지자들은 민주당 상징 색깔인 파란 풍선과 응원봉을 들고 파란 물결을 형성했다. "우리 가족은 결정했어요" 등의 팻말도 눈에 띄었다. 'Again 2002 꿈은 이루어진다 사람사는 세상'이라는 팻말을 들고 온 노무현정신계승연대 관계자도 보였다.
유세 중 일부 시민들은 "사쿠라(다른 속셈을 가지고 어떤 집단에 속한 사람. 여당과 야합하는 야당 정치인을 이르는 일본어)한테 국가 맡기면 안된다"라고 외치기도 했다.
현장에 있던 이 후보의 지지자들은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 선언에 "오히려 잘 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 후보의 지지자라고 밝힌 60대 남성 A 씨는 "두 후보의 선택은 옳은 길이 아니다"라며 "이번 두 후보의 단일화를 통해 지지자들은 이 후보에게 확신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성은 "처음부터 단일화 낌새가 있었다"며 "이번 민주시민의 선택을 기대한다. 이 후보를 믿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