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대선] '원팀' 이룬 尹-安…험난했던 단일화
입력: 2022.03.03 10:50 / 수정: 2022.03.03 10:50

3일 우여곡절 끝에 야권 후보 단일화 선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및 합당 관련 공동 기자회견을 마치고 함께 이동하고 있다. /국회=이선화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및 합당 관련 공동 기자회견을 마치고 함께 이동하고 있다. /국회=이선화 기자

[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야권 후보 단일화가 성사됐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3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를 이루고 공개 지지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이번 대선판은 여야 주요 4개 정당 대선후보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과 심상정 정의당 후보, 윤 후보의 삼파전 구도로 재편됐다.

두 후보는 이날 오전 8시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저희 두 사람은 오늘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시작으로서의 정권교체, 즉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해 뜻을 모으기로 했다"며 단일화를 선언했다. 정권교체를 이루고 대선 이후 즉시 합당을 추진하고, 국민통합정부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두 후보는 전날(2일) 밤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마지막TV 토론회를 마친 뒤 서울 강남 모처에서 회동하고 후보 단일화에 전격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안 후보는 지난해 11월 대선 출마를 선언할 때 '완주'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때는 윤 후보가 국민의힘 경선 레이스를 치를 때였다. 안 후보가 완주 의지를 드러냈음에도 당시 정치권에선 보수 야권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당선권과 거리가 멀다는 등이 이유였다.

실제 안 대표는 대선 출마 선언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경선 결과에 따라 단일화에 대한 입장이 달라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 "국민의힘 경선 과정을 보면서 어떤 분이 총리나 장관으로 적합한 분인지 잘 관찰하겠다"고 답했다. 단일화 가능성의 여지를 둔 것으로 읽혔다.

윤 후보의 본선 진출 이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박빙의 승부가 지속하면서 단일화가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우세했다. 다만 안 후보와 국민의당을 자극했던 이준석 대표의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과의 껄끄러운 관계가 걸림돌이었다.

이른바 '윤핵관' 내분으로 국민의힘 선대위의 자중지란이 길어지자, 안 후보가 반사이익을 얻으며 지지율이 급상승했다. 안 후보의 시간이었다. 이즈음 안 후보는 1월 초 한 방송 인터뷰에서 윤 후보와 단일화 협상에 참여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쳤으나, 당에선 단일화에 관심 없다며 선을 그었다.

'밀당'으로 안 후보의 몸값을 키우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단일화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행보라는 시각도 있었다. 10% 중반대의 지지율과 도덕성 흠결이나 '가족 리스크'도 없었다는 점에서 안 후보는 꼿꼿한 자세를 보였다. 윤 후보는 '정권교체'의 대의를 내세워 줄곧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었다.

윤석열(왼쪽)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및 합당 관련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이선화 기자
윤석열(왼쪽)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및 합당 관련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이선화 기자

그러나 1월 말부터 안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단일화 양상은 새 국면에 접어드는 모양새였다. 정치권에서 양측에서 본격적으로 물밑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풍문이 공공연하게 돌았다. 윤 후보와 안 후보의 격차는 크게 벌어졌다. 안 후보는 지난달 13일 윤 후보에게 '국민 경선' 방식 단일화를 제안했다.

윤 후보는 안 후보의 제안에 대해 "좀 고민해보겠지만 아쉬운 점은 있다"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아쉬운 점에 대해 밝히진 않았지만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큰 상황에서 자칫 야권이 분열될 수 있는 단일화 방식에 대한 우려라는 분석에 힘이 실렸다. 이후 윤 후보는 줄곧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 과정에서도 이 대표의 자극적인 발언은 계속됐다.

결국 안 후보는 지난달 20일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한 야권 후보 단일화 제안에 승부수를 던졌으나 윤 후보는 일주일이 지나도록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며 자신의 제안을 철회했다. 그리고 재차 대선 완주 의지를 밝혔다. 이후 민주당 측에선 안 후보를 향해 구애 작전에 돌입했다.

보수 야권 정당 간 갈등이 폭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난달 23일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은 이 대표로부터 안 후보의 후보직 사퇴를 전제로 공천 보장과 합당을 제안받았다고 폭로했다. 이 대표는 예우한 것이라고 대응했다. 양 측의 책임 전가로 단일화가 물 건너가는 듯 보였다.

윤 후보는 지난달 27일 안 후보와 단일화 문제와 관련해 "최종적인 단일화 결렬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양 측의 장제원·이태규 의원이 이날 두 차례 단일화 협의를 진행했고 두 후보의 회동 일정 조율만 남은 상태였으나, 안 후보로부터 단일화 결렬 통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파국으로 치닫던 단일화는 두 후보의 '심야 담판'으로 우여골절 끝에 성사됐다. 사전투표를 하루 앞두고서다. 윤 후보는 안 후보의 지지층 흡수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세 번째 대선에 도전했던 안 후보는 중도 하차하며 대권 레이스에 마침표를 찍었다.

shincombi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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