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안철수 단일화에 24시간 비상체제 돌입을 선언했다. 지난 2월 4일 모두발언하는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 /이선화 기자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3일 윤석열 국민의힘·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단일화 및 합당을 전격 선언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은 비상이 걸린 분위기다. 민주당은 이들의 단일화를 "정치 야합" "역풍이 불 것"이라며 평가절하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두 후보의 단일화 소식이 들리자 곧바로 긴급회의를 소집해 24시간 비상체제로 전환 등 향후 대응을 논의했다.

우상호 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은 회의 후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벽에 갑자기 이루어진 윤석열 안철수 두 후보의 단일화는 자리 나눠먹기형 야합으로 규정한다"며 "이재명 선대위는 차분하게 대응하되 비상한 각오와 결의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어 "이재명 선대위는 향후 24시간 비상체제로 전환해 총력 대응하겠다"며 "당원과 지지자들이 비상한 결의로 나서주시기를 호소한다. 우리에게는 아직 6일의 시간이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선대위 전략은 기존의 '경제대통령' 인물론 기조를 유지할 예정이다. 우 본부장은 "막판에 변수가 하나 발생했지만 지금까지 후보와 선대위의 전략 기조는 유효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유능한 경제 대통령 이재명이 다음 대통령으로서 가장 적임자'라는 인물론을 계속 주요 기조로 가져가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여권 인사들도 '정치 야합'이라며 단일화 깎아내리기에 동참했다. 단일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며 기대하는 모습도 보였다.

김민석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정몽준 단일화를 언급하며 "정치공학의 시대는 20년 전에 이미 끝났다. 공학이 아니라 국민이 결정한다"라며 "윤·안 후보 두 분이 야밤에 합쳤으니 윤·안의 유난한 야합이라 해도 될까.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2002년 당시 선거를 두 달여 남겨두고 갑작스레 정몽준 캠프에 합류해 여론조사에 의한 후보단일화를 이끈 인물이다.

온라인상에서는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 사이에 안 후보에 대한 비난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이 후보 지지자 단체대화방에 올라온 안 후보 관련 홍보물. /온라인

정철 민주당 선대위 메시지총괄도 SNS에서 2002년 당시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의 지지철회를 언급하며 "역사의 전진을 막으려는 시도는 언제든 있어왔고 그 허망한 몸짓은 역사와 함께 걷는 시민에 의해 제압되곤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2002년 그 밤 그 뜨거운 몇 시간을 떠올려보라. 우리에겐 몇 시간이 아니라 무려 며칠이 남아 있다"며 "시민들이 눈빛 단일화, 가슴 단일화, 치열함 단일화를 할 것이고 역사가 뒤에서 이를 힘껏 밀어줄 것이다. 역풍이 분다"고 했다. "철수가 철수한 건데 뭐"라는 해시태그도 달았다.

온라인상에서도 안 후보를 향한 이재명 민주당 후보 지지자들의 질타와 비난이 쏟아지는 모습이다.

윤-안 두 후보는 단일화 및 합당을 선언하고 공동정부 구성을 약속했다.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왼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한편 윤-안 두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공정과 상식, 통합과 미래로 가는 단일화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선언문에서 이들은 "오늘부터 정권교체를 향한 국민의 여망을 담아 국민 통합과 대한민국의 미래로 가는 대장정을 시작한다"며 '원팀'으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인수위원회부터 공동정부 구성까지 협의하며 진영을 가리지 않고 인재를 등용하겠다는 인사원칙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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