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토론] 尹 '대장동 4인방' 녹취록 꺼내자 李 "여기가 토론장인지…"
입력: 2022.02.25 22:39 / 수정: 2022.02.25 22:39

尹 "이 후보가 몸통" vs 李 "그런 식으로 수사했으니 문제"

이번 토론에서도 대장동 녹취록이 등장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왼쪽)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몸통이라고 했고, 이 후보는 도움을 준 게 윤 후보라고 반격했다. /KBS 유튜브 갈무리
이번 토론에서도 '대장동 녹취록'이 등장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왼쪽)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몸통'이라고 했고, 이 후보는 "도움을 준 게 윤 후보"라고 반격했다. /KBS 유튜브 갈무리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이번 토론에도 '대장동 녹취록'이 등장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새로 공개된 이른바 '대장동 4인방' 녹취록 내용을 읊으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향해 '몸통'이라고 저격했다. 이 후보는 "본인이 녹취록에 더 많이 나오자 않나"라고 응수했다. 지난 토론회에서 등장했던 '녹취록 패널'은 없었다.

윤 후보는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2차 TV토론에서 민주당이 언론 보도 등을 내세워 '대장동 그분'으로 지목한 현직 대법관이 기자회견을 열고 이를 전면반박한 점, 녹취록에 '이재명 게이트' 발언이 등장하는 점, 대장동 관련 문건 보따리가 새롭게 발견된 점 등을 들면서 "종합해서 보면 (이 후보가) 계속 거짓말을 한다. 그동안 한 이야기들이 전부 사실과 다른 거 아니겠나"라고 추궁했다.

앞서 이날 원희룡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의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사업 관련 직접 결재 등이 담긴 문서 보따리를 확보했다며, 이를 근거로 이 후보가 대장동 관련 불법 결재를 하고 임대아파트 사업을 포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 후보도 녹취록을 근거로 들며 윤 후보에게 반격했다. 그는 "그들에게 도움 준 것도 윤 후보다. 저축은행 비리 수사를 봐줬지 않나. 그들에게 이익 본 것도 윤 후보"라며 "그 녹취록이 맞는다면 본인이 죄를 많이 지어서 구속돼서 바로 죽을 사람이라고 돼 있다. 더 책임이 크다는 말"이라고 했다.

이에 윤 후보는 "제가 몸통이라고 하는데, 제가 성남시장을 했나 경기지사를 했나. 아니면 제가 관용카드로 초밥을 먹었나"라며 "마치 이완용이 안중근에게 나라 팔아 먹은 사람이라고 하는 얘기나 똑같은 거다. 제가 대구 고검으로 좌천됐는데 어떻게 몸통이 된다는 얘기인가.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말을 해야죠"라고 반격했다.

공방은 윤 후보의 부산저축은행 부실 수사 의혹으로 이어졌다. 이 후보는 "부산저축은행이 일반대출인데 다른 건 기소하면서 왜 대장동 대출만 봐줬나"라고 묻자 윤 후보는 "부산저축은행은 SPC(특수목적회사) 대출로 배임혐의가 되는 부분만 기소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가 "조우형(대출 브로커)한테 커피는 왜 타줬나" "삼부토건은 왜 봐줬나"라고 몰아붙이자 윤 후보는 "이따 물어보라"면서 이른바 '대장동 4인방' 녹취록으로 화제를 전환했다.

최근 언론에는 2014년 6월 정영학(천화동인 5호 소유주) 회계사와 남욱(천화동인 4호 소유주) 변호사 간의 통화 녹취록이 추가로 공개됐다. 이에 따르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실장, 김용 당시 성남시의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의형제'를 맺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다른 녹취록에는 남 변호사가 정 회계사에게 "(대장동 사업은) 4000억짜리. 4000억짜리 도둑질하는데 완벽하게 하자"라고 말한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가 이 같은 녹취록 내용을 조목조목 읽자, 이 후보는 "이게 토론장인지..."하며 불쾌한 기색을 보였다.

하지만 윤 후보는 아랑곳하지 않고 "이거(녹취록) 보면 네 사람과 이재명 시장이 모든 걸 설계하고 승인하고 기획한, 도장을 찍은 이 후보가 몸통이라는 게 명백하게 나오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그러자 이 후보는 "그런 식으로 수사했으니 문제가 많이 생기는 것 같다. 수사를 정말 무리하게 한 것 같다. 합리적이지 않다"며 "본인이 더 녹취록에 많이 나오지 않나. 그 점 좀 생각하고 말하라"라고 팽팽하게 맞섰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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