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독재 안돼" vs "방해 마라" 욕설·몸싸움 오간 尹 유세 현장
입력: 2022.02.24 19:31 / 수정: 2022.02.24 19:31

경기인천대학생진보연합, 윤석열 수원 유세서 규탄 시위

2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문에서 경기인천대학생진보연합 학생들이 윤석열 대선 후보를 규탄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다. 윤 후보의 지지자들은 피켓을 뺏거나 부러트려 시위 행동을 진압했다. /수원=신정인 인턴기자
2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문에서 경기인천대학생진보연합 학생들이 윤석열 대선 후보를 규탄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다. 윤 후보의 지지자들은 피켓을 뺏거나 부러트려 시위 행동을 진압했다. /수원=신정인 인턴기자

[더팩트ㅣ수원=신정인 인턴기자] "대학생도 국민입니다. 왜 유세 못 보게 막는 겁니까. 이게 검찰이 말하는 국민 보호입니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24일 오후 두시 경기도 수원시 팔달문에서 거점 유세를 펼쳤다. 이날 유세 현장과 이어진 팔달문 시장 한복판에선 고성과 충돌이 오갔다. 경기인천대학생진보연합(이하 '경대연')에서 활동 중인 대학생 여덟 명 가량과 경찰들이 몸싸움을 벌이자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경대연 소속 한 대학생은 "저희 그냥 선거 유세 현장 보러가는 것뿐인데 왜 막냐. 저희가 무슨 짓 했냐. 같은 국민인데 왜 막으시는 거냐. 당장 비켜달라"며 자신을 제지하는 경찰들에게 소리쳤다.

이에 캠프 관계자로 추정되는 남성은 "왜 저희 후보만 쫓아다니면서 비방하냐. 나쁜 의도로 하고 있는 거 아니냐. 그동안 유세 방해한 자료들 다 있다"며 경찰과 함께 학생들을 제압했다.

경대연 측과 경찰 측의 의견은 좁혀지지 않았고, 이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도 발생했다. 경찰에게 둘러싸인 한 학생은 해당 상황을 SNS 실시간 방송으로 송출하며 "이게 검찰이 말하는 국민보호냐"고 소리질렀다.

상황을 지켜보던 시민들 사이에서도 입장이 갈렸다. 중창년층의 시민들은 "대학생들은 공부나 하라. 싸가지 없게 뭐하는 짓들이냐", "너네들이 올바르게 행동하면 제지하겠냐", "낯짝 좀 보게 마스크 좀 내려봐라" 등 언성을 높였다. 욕설을 내뱉고 학생들의 머리채를 잡기도 했다.

반면 일부 시민들은 "선거법상 누구든 자신의 입장을 밝힐 기회가 있다. 경찰들은 발언하게 해줘야 한다"며 학생들을 도우려고 했다. 한 중년 여성은 "나랑 보러 가자"며 대학생의 손을 잡고 유세 현장을 끌고가려다 경찰에 제지당했다.

경대연 학생들이 경찰 및 캠프 관계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신정인 인턴기자
경대연 학생들이 경찰 및 캠프 관계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신정인 인턴기자

유세 현장을 가려는 대학생들과 이들을 막으려는 경찰들이 서로 밀고 밀리면서 조금의 이동만 있을 뿐, 한 시간 내내 대치 상황은 가라앉지 않았다. 현장에 있는 경찰은 해당 상황에 대해 "개인적으로 답변해줄순없다. 질서를 위해 막고 있었다"고 답했다.

오후 2시 50분쯤 한 남자 대학생은 상기된 얼굴로 "윤석열 후보는 선제타격을 주장하고 있다. 선제타격은 곧 전쟁이다"라며 "중대한 시기에 경찰이 이렇게 감시하고 이렇게 무력을 쓰면서 막고 있다. 검찰 독재 안 된다"고 소리쳤다.

좁은 시장 통로에서 소란이 이어지다 보니 피해는 통행하려는 시민들이나 상인들에게 돌아갔다. 인근의 한 옷가게 상인은 <더팩트> 취재진에게 "누가 장사 손해 보상할 거냐.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한테 이게 뭐냐"며 분통을 터뜨리며 "진짜 열받는다. 장사 하나도 못하고 있다. 차라리 넓은 곳에 가서 그러지 왜 골목에서 이러냐"며 분노했다.

유세가 끝날 무렵, 대학생들은 시장에서 빠져나와 급히 유세 차량 쪽으로 향했다. 학생들이 '검찰제국 공안탄압 꿈꾸십니까'라는 피켓을 들자 지지자들은 피켓을 뺏어서 접거나 도로로 던졌다. 이 과정에서 2차 몸싸움도 벌어졌다.

붉은색 목도리를 두른 윤 후보 지지자가 경대연 소속의 남자 대학생의 규탄 시위를 막고 있다. /신정인 인턴 기자
붉은색 목도리를 두른 윤 후보 지지자가 경대연 소속의 남자 대학생의 규탄 시위를 막고 있다. /신정인 인턴 기자

경대연에서 활동 중인 26세 김영학 씨는 <더팩트> 취재진에게 "저희는 대학생으로서 윤석열 후보에게 말하고 싶은게 많아서 왔는데 그런 걸 지금 지지자와 경찰들로부터 제지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 후보가 그동안 했던 망언들, 사드 추가 배치나 선제 타격에 대해 어떤 생각으로 말씀하셨냐고 묻고 싶었다"며 "한시 반부터 계속 진입을 시도 했는데 아예 들어가지도 못했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2030세대를 이번 대선에서 중요한 유권자로 말하고 있는데 현실에선 이렇게 제지당하고 있다. 공권력에 대해 굉장히 아쉬움이 크다"며 "대학생들이 원하는 바를 모든 후보들이 빨리 깨닫고 저희 입장 좀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유세가 끝난 뒤, 해당 상황에 대해 국민의힘 경기도당에 문의했으나 별 다른 답변이 돌아오지 않았다. 경기수원중부경찰서 행궁파출소 측은 "저희도 교대 근무여서 잘 모르겠다. 확인할 방법을 모른다"고 답했다.

한편 경대연은 지난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윤 후보를 둘러싼 태도 논란, 무속인 연루설, 사드 추가 배치 공약 등에 대한 규탄 성명을 낸 바 있다.

righ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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