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캠프' 정운현, 윤석열 지지…"이재명 '약속', 못 믿겠다"
입력: 2022.02.21 11:25 / 수정: 2022.02.21 11:25

"'괴물 대통령'보다는 차라리 '식물 대통령'"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 캠프 공보단장이었던 정운현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은 21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정운현 전 단장 페이스북 갈무리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 캠프 공보단장이었던 정운현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은 21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정운현 전 단장 페이스북 갈무리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 측 캠프에 몸담았던 정운현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이 21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지난해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이 위원장 캠프의 공보단장이었던 정 전 실장은 21일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도우려고 한다"고 밝혔다.

정 전 실장은 국민의힘 캠프 합류 배경에 대해 "차악(次惡)을 선택한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그간 진보진영에서 활동해왔던 사람으로서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간에도 쭉 그래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삶과 행태도 동의하기 어렵거니와 민주당도 이제 더 이상 우리가 알았던 그 민주당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윤 후보를 두고도 말이 많다. 국정경험이 부족하고 무식하다는 지적도 있고, 또 '검찰공화국'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저도 잘 안다. 제가 윤 후보를 지지한다고 해서 그의 삶과 생각을 전부 다 공감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그러나 저는 대통령이 만물박사여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보다는 정직성, 투철한 공인의식, 리더로서의 자질 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반면 이 후보를 향해 "자기가 한 말을 손바닥 뒤집듯 하는 후보, 보통사람의 도덕성만도 못한 후보, 부끄러움을 모르는 후보가 아무리 좋은 공약을 쏟아낸들 그 약속은 믿을 수 없다. 덜 익은 사과는 익혀서 먹을 수 있지만 썩은 사과는 먹을 수 없다"며 "혹자가 말했듯이 저는 예측 불가능한 '괴물 대통령'보다는 차라리 '식물 대통령'을 선택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 전 실장은 또 "도덕성과 개혁성을 겸비한 진보 진영의 내노라는 명망가들이 '전과4범-패륜-대장동-거짓말'로 상징되는, 즉 지도자로서 치명적인 결함을 가진 이 후보를 지지하는 행태를 저는 납득하기 어렵다"며 "혹여라도 그분들이 '이재명 지지는 선(善), 윤석열 지지는 악(惡)'이라고 강변한다면 이것이야말로 천박한 진영논리로서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다만 그는 이 위원장에 향할 시선을 우려한 듯, 개인적 선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정 전 실장은 "지난해 민주당 경선 때 저는 이낙연 캠프에서 일했다. 이 후보가 총리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인연으로 총리실에서 퇴임한 후 근 2년간 조건 없이 도왔다"며 "제가 도우려고 했던 사람은 이낙연 후보였고, 거기까지가 저의 소임이었다. 그래서 저는 이 후보를 위한 민주당 선대위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했다.

정 전 실장은 "저의 이번 결정에 대해 당혹스러워하실 분이 적지 않을 것이다. 더러는 비난도 하실 것"이라며 "이제부터는 세상의 눈치나 주변의 시선에 연연하지 않고 제 의지대로 살아가려고 한다. 케케묵은 진영논리나 어쭙잖은 진보인사 허세 같은 건 과감히 떨쳐버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선은 돌발변수가 많아서 매우 유동적일 듯하다. 저는 윤 후보가 당선될 수 있도록 미력이나마 보태겠다. 특히 보수성향의 윤 후보에게 진보적 가치를 많이 충전해주겠다"며 "윤 후보 주변에 차고 넘치는 달콤한 소리보다는 쓴소리를 많이 하려고 한다"고 했다.

정 전 실장의 윤 후보 지지 선언은 개인의 선택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양 진영 간 팽팽한 대선 판세 국면에서 여론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7일에도 자칭 민주당 당원이라는 여성은 이 후보 지지자들이 이 후보를 비판해온 이들을 상대로 고발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하며, 윤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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