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 측 "광주 시민 생활권 향상 위해 필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16일 오전 광주 광산구 송정매일시장을 방문해 "광주 시민들이 복합 쇼핑몰을 아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민주당 독점 정치가 지역민을 위해 한 것이 무엇이냐"고 말했다. 이를 두고 여야 정치권에선 공방이 벌여지고 있다. /이선화 기자 |
[더팩트ㅣ국회=곽현서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호남 공약으로 내세운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윤 후보가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광주 낙후론을 거론하자 민주당은 "사실이 아니"라며 반박하고 나서면서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측은 '광주권' 발전을 골자로 한 공약을 통해 다가오는 대선에서 '호남권' 득표율 30%를 얻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집권하면 광주에도 복합 쇼핑몰을 지을 수 있냐'는 질문에 "광주가 매우 큰 도시이고, 호남 특구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복합 쇼핑몰뿐 아니라 새로운 문화를 향유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호남권 발전 우선순위로 광주에 '복합쇼핑몰'을 비롯한 문화 시설을 짓겠다는 것이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 16일 광주 송정매일시장에서 거점 유세를 하던 중 "광주 시민들이 복합 쇼핑몰을 아주 간절히 바란다. 왜 광주에만 없나"라며 "민주당 독점 정치가 지역민을 위해 한 것이 무엇이냐"고 비판한 바 있다.
광주 민심을 건드리자 민주당은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광주시당위원장인 송갑석 의원은 "광주 인구 144만 명 중 60만 명이 자영업자와 관련돼있다"며 "이들이 지역경제를 떠받치고 있는데, 기본 상식조차 없이 찬반 논쟁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복합 쇼핑몰을 반대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복합 쇼핑몰 유치에 반대한 적이 없다. 윤 후보는 허위 주장을 당장 멈추라"며 "과거 광주에서 복합쇼핑몰 유치가 무산된 것은 (쇼핑몰이) 광주 한복판에 위치해 상권 피해 우려를 표한 주변 상인과 시민사회의 반대, 불안감을 충분히 해소하지 못한 사업주 스스로의 철수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이 대표도 즉각 나서 "광주 복합 쇼핑몰 공약은 즉흥적인 공약이 절대 아니"라며 "광주 시민들과의 소통을 통해 3주 전 이미 후보에게 직접 보고되었고 후보가 정책 검토를 지시해 성안의 과정을 거쳐서 발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주 '복합 쇼핑몰' 건설 관련 여야의 공방이 계속되자, 이 대표는 '당대표' 명의로 KBS 광주방송총국, 광주 문화방송 등에 공문을 보내 '복합 쇼핑몰 유치 TV 토론회' 개최를 요구했다. 이 대표가 요구한 토론자는 '자신'과 '민주당 인사'다.
이에 민주당은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송 의원은 "토론의 때와 장소가 매우 부적절하다"고 토론 거부 의사를 밝혔고, 민주당 광주시당은 성명을 통해 "지금은 여야 정치권이 초당적으로 코로나 피해를 본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어떻게 도울지를 논할 때"라고 답했다.
이 기세를 몰아 국민의힘 측은 '호남권' 발전에 더 집중하겠다고 공언했다. 이 대표는 선대본부의 청년보좌역들을 호남 관련된 정책 이슈에 총 투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호남의 젊은 세대, 정치 변화를 바라는 분들을 대상으로 여러 이슈를 발굴하고 접근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윤 후보의 '호남 득표율' 목표치를 25%에서 30%로 상향 조정했다. 그간 '손편지', '열정열차' 등 혼남에 대한 반응이 지지율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에 이 대표는 광주 민심을 저격하는 '복합 쇼핑몰' 건설을 골자로 또 한번 윤 후보의 지지율 상승을 노리고 있다. /남윤호 기자 |
국민의힘이 호남 발전에 힘 쏟는 것은 '지지율' 때문이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가 지난 15~17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윤 후보는 '호남'에서 33%의 지지율을 얻으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에 이 대표는 "윤 후보의 호남 득표율 목표치를 종전 25%에서 30%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그간 '호남행 열정열차', '윤 후보의 손편지' 등에 대한 반응이 지지율로 나타나자, 이번에도 광주 민심을 저격하는 '복합 쇼핑몰' 건설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광주에 있는 복합·문화 시설은 서울 규모와 비교해 봤을 때 엄청나게 큰 차이가 난다"며 "150만에 가까운 광주 시민을 위해 복합문화시설을 지어주겠다는 것이 무슨 문제인지 모르겠다"고 되물었다.
호남 지지율에 대해선 "실제 투표에서도 두 자릿수가 나오면 굉장히 기적 같은 일"이라면서 "광주 시민을 위해 복합 쇼핑몰을 만들고 호남인들의 삶을 더 책임지겠다는 마음이 통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이용섭 광주시장은 "복합 쇼핑몰 유치는 지역 사회가 풀어가야 할 현안이고, 광주시와 시민은 그런 역량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며 "앞으로 도움이 필요하면 요청할 테니 정치권은 이 문제를 이슈화해 분열, 갈등을 조장하거나 지역 통합을 저해하지 말라"며 중재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