沈·安, 양강 후보 정조준…李 vs 尹, '배우자' 의혹도 꺼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심상정 정의당·안철수 국민의당·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왼쪽부터)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여야 4당 대선후보들이 11일 열린 두 번째 TV 토론에서 열띤 공방을 펼쳤다. 청년·일자리·코로나19 피해 구제·노동·외교안보 등 여러 현안을 두고 충돌했다. 이른바 '배우자 리스크' 네거티브도 나왔다. 정책 위주 탐색전을 벌였던 첫 TV 토론과 다른 양상이었다. '양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치열한 신경전은 물론,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송곳 질문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며 추격 의지를 보였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 대선후보 초청 TV 토론회가 열렸다. 첫 토론회 때와 마찬가지로 사회자의 권유에 따라 각 후보가 서로에게 "파이팅"을 외쳤고,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하지만 본격적인 토론으로 들어가자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1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열띤 공방을 벌였다. /국회사진취재단 |
◆'대장동·백현동' vs '도이치모터스'
먼저 윤 후보가 포문을 열었다. 성남산업진흥원 채용 부정 의혹으로 선제공격했다. 그는 이 후보를 겨냥, "시장 재직 시절 성남산업진흥원을 보면 68명이 지원해서 2명을 뽑고, 어떨 때는 140명이 지원해서 3명을 뽑았다"며 "선거운동을 했던 선거대책본부장의 자녀나 시장식 인수위 자녀가 일반인이 가기 쉽지 않은 곳에 들어갔다. 평소 공정을 주장하는 것과 다르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당시 감사원이 수차례 감사를 해서 문제없고 공개 경쟁시험으로 뽑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곧장 윤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두고 "얼마 전 (김 씨가 2010년) 5월 이후로는 거래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그 후 거래가 수십차례 있다는 얘기가 있다"며 반격했다.
윤 후보는 "이 후보가 연루된 대장동 게이트에 비해 작은 사건임에도 훨씬 더 검찰에서 더 많은 인원을 투입해서 (수사)했고 무슨 문제점이 드러난 적 없다"며 "제가 경선 당시 (김 씨의) 계좌까지 전부 다 공개했다"고 해명했다.
윤 후보는 성남 백현동 개발과 관련해 "이 후보의 (2006년) 성남시장 선거 선대본부장을 한 사람이 개발시행업체에 영입이 된 뒤 산속 녹지에서 네 단계가 뛰어 준주거지로 용도가 변경돼 용적률이 5배가 늘었다. 이 업자는 3000억 원 특혜를 받았다"고 했다. 이 후보는 "2006년 떨어진 (성남시장) 선거에 (선대본부장)"이라며 "한참 후에 벌어진 일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연락도 잘 안 되는 사람"이라고 했다.
윤 후보의 '신천지' 유착 논란도 제기됐다. 이 후보는 윤 후보가 2019년 코로나19가 국내에 유입된 신천지 신도들을 중심으로 감염이 확산하는 과정에서, 무속인의 말을 듣고 신천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청구를 막았다는 의혹을 꺼냈다. '건진법사가 이만희 교주를 건들면 당신한테 피해가 갑니다'라고 해서 압수수색을 포기했다는 언론 보도를 인용했다.
윤 후보는 "근거 없는 네거티브를 가지고 말씀을 막 한다"고 불쾌감을 나타내면서 "당시 복지부에서 30만 명 정도가 되는 신도가 반발하면 관리가 안 되니까 강제수사는 지금 단계에서 미뤄달라고 했고, 중대본과 함께 디지털수사관을 투입해 압수수색보다 더 광범위한 범위로 신천지 과천본부의 서버를 다 들고 와 중대본에 넘겼다"고 반박했다.
특히 윤 후보는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의 압수수색 지시는 완전히 쇼"라며 "왜냐하면 압수수색 지시를 언론에 공개하면서 뭔가 튀는 행동을 하고 싶어한 것으로 보인다. 그때 당시 기자들이 웃었다"라고 응수했다.
윤 후보는 이 후보의 성남FC 후원금 및 두산건설 특혜 의혹에 관해서도 "성남시장 재직할 때 3년 동안 현안 걸린 기업으로부터 165억 원 후원금을 받았는데 그 사용처와 성과급이 누구에게 갔는지 밝히라고 하는데 떳떳하게 밝히지 못하고 거부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30년 전 병원을 짓다가 중단돼서 흉물로 남아있던 것을 바꿔서 기업이 들어오고, 세금 늘어나고, 일자리 생기고, 공공취득 10% 받아서 저희가 300억 이상 혜택을 환수했다"며 "잘했다고 칭찬을 해야지 기업 유치한 것을 욕 하면서 비난하면 되겠냐"고 역공했다. 또 "경찰에서 3년6개월 동안 자금 추적을 다 했던 사안"이라며 "검사가 왜 그러나. 사실을 갖고 얘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명(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심상정 정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
◆ '양강' 李-尹 때린 '추격조' 沈·安
추격이 간절한 안 후보와 심 후보는 '투톱' 후보를 때렸다. 먼저 심 후보는 이 후보 배우자 김혜경 씨의 '의전' 논란을 두고 "시장이나 도지사가 배우자의 사적용무 의전 직원을 둘 수 없다"며 "2010년 행자부가 단체장 배우자의 사적활동을 공무원이 의전하는 금지하는 지침까지 내린 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워낙 가까운 사적 관계에 있던 사람이 별정직으로 들어오다 보니 공무에 관련된 일을 도와줬고 경계를 넘어서 사적관계 도움을 받은 것 같다"며 "변명의 여지 없이 불찰이고 제가 엄격하게 관리하지 못했다.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윤 후보를 향해서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관련해 일전에 공개하신 김건희 씨의 계좌와 다른 계좌가 발견됐고 수상한 거래내역 나온 것으로 보도됐다"며 "실제 문제가 없다면 거래내역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윤 후보는 "검찰 수사 과정에서 나온 자료들이 어떻게 유출돼 뭐를 의미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며 "처음에 재작년 이맘때 등장했던 경찰의 첩보가 뉴스타파에 넘어가서 나왔던 그 부분에 대해선 다 해명했다"고 받아쳤다. 그러자 심 후보는 "그런 이야기를 들으려고 귀한 시간 (들여) 물어본 것 아니"라며 "대선 후보는 모든 의혹에 성실하게 답할 의무가 있다"고 꼬집었다.
심 후보는 윤 후보의 노동관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직격했다. 주 4일제 근무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윤 후보를 향해 "흔한 말로 노동관이 매우 꼰대스럽다"며 "이런 후진적인 노동관을 가진 분이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서 바로 이탈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윤 후보는 "허위사실로 엉터리 규정짓기 때문에 질문 던지는 그 태도는 대단히 유감"이라며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심 후보는 물러서지 않고 "법을 전공한 분들이 왜 이렇게 진실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그런 질문을 하실 거면 질문하지 마라"며 쏘아붙였다.
안 후보도 '모두 까기'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야권 후보 단일화' 상대이기도 한 윤 후보를 향한 매서운 공격이 눈길을 끌었다. 안 후보는 "노동이사제와 타임오프제는 찬성하고 고용세습은 반대하는 (윤 후보의) 소신과 철학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고 질타했다.
그러자 윤 후보는 "노동개혁도 (사회적) 대타협을 해서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너무 과도한 고용보장이나 노동 경직성은 유연하게 완화하고 가는 것이지, 시종일관 어떤 한 방향으로 쭉 간다고 해서 노동유연성을 보장하고 청년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에 안 후보는 "포인트가 전혀 다른 답변을 했다"고 꼬집었다.
안 후보는 모두발언에서도 윤 후보의 '정치보복' 발언 논란을 거론한 뒤 "기득권 양당 1, 2번 후보 누가 당선되더라도 앞으로 5년 간 국민은 반으로 갈라져 싸울 것"이라며 "자기편만 기용하면서 결국은 무능하고 부패한 정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