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SNS 자제령' 무색…與, 또 무자녀 부부 비하 논란
입력: 2022.02.10 11:02 / 수정: 2022.02.10 12:20

"아이 못 품은 빈 가슴"…누리꾼 "난임부부 피눈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SNS 자제령을 내렸지만 여권 인사가 또 무자녀 부모를 비하하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국가비전 국민통합위원회 평화비전회의에 참석한 이 위원장. /이선화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SNS 자제령'을 내렸지만 여권 인사가 또 무자녀 부모를 비하하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국가비전 국민통합위원회 평화비전회의에 참석한 이 위원장. /이선화 기자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위원장이 당내 'SNS 자제령'을 내린 가운데, 민주당 인사가 또 자녀가 없는 부부를 비하하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경영 민주당 서울시의원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생을 모르는 금수저가 서민의 애환을 알까요. 아이를 품어보지 못한 빈 가슴으로 약자를 품을 수 있을까요. 자녀를 낳아 길러보지 못한 사람이 온전한 희생을 알까요"라고 썼다가 논란이 일자 해당 게시글을 내렸다. 김 시의원은 민주당에서 서초갑 여성 부위원장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해당 발언이 윤석열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일부 누리꾼은 '갈라치기'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전 서계적으로 2세를 가지고 싶어도 못 가지는 부부가 얼마나 많은데 그런식으로 말하는 거죠? 비판과 비난은 틀린 겁니다. 공격도 공격다운 걸 좀 하세요" "이 포스팅으로 민주당은 우리나라 모든 불임, 난임 부부의 표를 잃었다는 걸 명심하시길" "하루하루 고통으로 살아가는 난임부부들은 지금 의원님 쓴 글에 피눈물을 흘릴 겁니다"라며 김 시의원 SNS에 댓글로 지적했다.

여권 인사가 윤석열 후보 부부를 '무자녀'라는 이유로 비하 발언한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 수행실장인 한준호 의원은 지난해 11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혜경 vs 김건희. 영부인도 국격을 대변한다"며 "'두 아이의 엄마' 김혜경 vs '토리 엄마' 김건희"라는 글을 올렸다. 토리는 윤 후보 부부 반려견의 이름이다. 김혜경 씨가 두 아이의 엄마인 반면 김건희 씨는 슬하에 자녀가 없다는 점을 비교하면서 출산 유무를 배우자 자격의 우열 기준으로 삼은 것으로 해석돼 비판이 일었고, 한 의원은 사과한 바 있다.

김경엉 민주당 서울시의원은 무자녀 부모에 대해 아이를 품어보지 못한 빈가슴이라고 했다. /김경영 시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김경엉 민주당 서울시의원은 무자녀 부모에 대해 "아이를 품어보지 못한 빈가슴"이라고 했다. /김경영 시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해당 논란 글 외에 김 의원은 또 같은 날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지 못한 사람은 고생을 모른다. RE 없다. 고생을 모르는 사람이 집 없는 설움을 'RE' 없다"는 글도 올렸다. 지난 3일 대선 후보 토론에서 이 후보가 "RE100에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가"라고 묻자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던 윤 후보를 우회적으로 지적한 발언으로 보인다. RE100은 100% 재생에너지로 생산하지 않은 제품은 공급받지 않겠다는 글로벌 기업 중심의 캠페인이다. 이 글은 현재도 삭제되지 않은 상태다.

한편 선대위를 총지휘하게 된 이 위원장은 지난 9일 당내에 'SNS 자제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이 후보를 대장동 의혹 '몸통'으로 공세했다며 이 위원장에게 사과를 촉구하는 저격글을 올렸다가 삭제했고, 현근택 선대위 대변인이 이날 김혜경 씨 의혹 제보자 A 씨를 향해 "피해자를 탓하는 발언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앞으로 이에 대한 발언을 최대한 자제하도록 하겠다"고 한 것도 '자제령' 방침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앞서 현 대변인은 A 씨에게 "증거 수집하기 위해 일 다닌 것이냐"며 "후원계좌를 만들었는데 결국 돈 때문에 폭로한 것 아니냐"고 하면서 2차 가해 논란이 일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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