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30%는 남성…심각성 인지해야"
입력: 2022.02.09 13:27 / 수정: 2022.02.09 13:38

李, '디지털성범죄 추적 연대기' 주제 n번방 최초 폭로자 박지현 활동가와 대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9일 디지털 성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대담 자리에 참석한 이 후보는 통계적으로 보면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의 30%는 남성 피해자다. 특정 성의 문제가 아닌 사람 모두에 관한 문제라고 말했다. 사진은 이 후보와 박지현 디지털성범죄근절특위 위원장. /국회사진취재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9일 디지털 성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대담 자리에 참석한 이 후보는 "통계적으로 보면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의 30%는 남성 피해자다. 특정 성의 문제가 아닌 사람 모두에 관한 문제"라고 말했다. 사진은 이 후보와 박지현 디지털성범죄근절특위 위원장. /국회사진취재단

[더팩트ㅣ마포=송다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중도층 확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9일 디지털 성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대담 자리에 참석한 이 후보는 "통계적으로 보면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의 30%는 남성 피해자다. 특정 성의 문제가 아닌 사람 모두에 관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서울시 마포구 미래당사에서는 디지털성범죄 'n번방 사건'을 최초로 밝혀낸 '추적단 불꽃'의 활동가 박지현 씨와 '디지털성범죄 추적 연대기'를 주제로 대담을 했다. 박 씨는 현재 민주당 디지털성범죄근절특위 위원장으로 영입돼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 후보는 박 위원장을 소개하며 "박 씨는 사실 처음 만난 것이 아니다. 작년 경기지사 당시 도 차원에서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을 위한 방안을 검토중일 때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며 "선대위에서 (박 위원장이) 중요한 역할을 맡아 식구이자 동료가 됐으니 디지털 성범죄가 완전히 사라진 세상을 만들어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는 경기도지사 시절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원스톱 지원센터'를 전국 최초로 만든 사실을 짚으며 "통계적으로 보면 디지털 성범죄가 (여성만이 피해자일 것이라는) 일반적 인식과 다르게 남성 피해자도 많다. 신고와 피해를 호소하는 피해자의 약 30%가 남성이다. 놀라운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성 착취물·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라고 하면 여성일 거란 선입견이 있고, 남녀 갈등 사항으로 접근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그러나) 남녀 가리지 않고 '인권'은 소중하다"며 "인간의 내면, 심연에 피해를 끼치는 성 착취물은 그대로 방치할 경우 피해자에겐 '인권 살인'이다라고 규정해도 될 만큼 심각하다"라고 밝히며 디지털 성범죄가 중범죄인 것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범죄는 시대에 따라 (인식이) 다르다. 디지털 세상이 열렸고 새로운 형태의 인권 침해 범죄가 있는데 여전히 수사기관이나 정치권 결정권을 가진 사람들, 또 일반 시민 중에서도 인식을 못 하는 이들이 있어 안타깝다. 현실에 대한 '인지'가 중요한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이 후보는 박 위원장이 여태껏 알려지지 않았던 디지털 성범죄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고, 조주빈(박사, 징역 42년), 문형욱(갓갓, 징역 34년) 등 n번방 범죄 주요 가담자들의 중형을 이끌어내 큰일을 한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최근 상정된 'n번방 방지법'을 두고 국민의힘 등 야권이 사전검열'이라는 논란이 일었던 것을 두고 이 후보는 반박성 발언도 쏟아냈다. 그는 "(예를 들어) 도둑 많은 동네에 가로등을 설치하면 (빛이 밝아서) 잠을 못 자는 사람이 있다. 그럼 가로수 위치를 바꿔야지 '가로등 설치를 하지 말자'고 하면 안 된다"라고 비유했다. 이어 이 후보는 "10개 중 1~2개 사전검열 문제가 있으면 그 문제 소지를 제거해 나가야지 (규제를) 다 풀어버리면 문제가 확산될 공간이 커지는 것이다. 남녀 성별간 (갈등)문제로 절대 가게 하면 안 된다. 이건 (인간) 모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 이 후보는 박 위원장의 'n번방 사건'의 추적 과정을 듣고 디지털 성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향후 대책들을 논했다.

박 위원장은 n번방 최초 취재 당시 "2019년 7월 'av스눕'이라는 성착취물 사이트에서 n번방 존재를 파악하게 됐다"며 "n번방에 잠입했을 때 수천 명이 몇십 개의 방을 만들어 놓은 것을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박 위원장은 "당시 피해자들이 신고해도 수사기관에서는 '텔레그램은 잡기 힘들다'는 입장을 반복했다"고 당시 안타까웠던 상황을 떠올리며 "n번방 사건을 전화로 신고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직접 인근 경찰서에 방문해 증거를 제출하고 경찰청으로 신고가 받아들여졌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이 후보를 향해 "(현재도) 국제 공조 수사가 이뤄지지않아 1년째 가해자가 해외에 체류해 못 잡는 상황도 계속 벌어져. 이런 부분에 있어 좀 더 정부가 나서서 국제 공조에 힘을 실어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에 이 후보는 국제 공조는 역량과 의지의 문제이며, 수사 역량을 보강하는 게 첫 번째 과제라고 응답했다.

이 후보는 여성이 불안하지 않은 나라라는 선언문의 한 대목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언젠가는 (여성이 아닌) 사람(이 불안하지 않은 나라)이라고 쓰는 시대를 우리가 만들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 송다영 기자.
이 후보는 '여성이 불안하지 않은 나라'라는 선언문의 한 대목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언젠가는 (여성이 아닌) '사람(이 불안하지 않은 나라)'이라고 쓰는 시대를 우리가 만들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 송다영 기자.

대담 후 이어진 '디지털 성범죄 근절 명심 선언문' 서명 퍼포먼스 도중 이 후보는 '여성이 불안하지 않은 나라'라는 선언문의 한 대목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는 "언젠가는 이런 말(여성)을 안 쓰는 시대가 오길 바란다. 여전히 성 불평등, 여성 피해가 크기에 지금은 '여성'이라고 쓰지만, 앞으로 언젠가는 '사람'이라고 쓰는 시대를 우리가 만들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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