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표 방역'으로 차별화…청와대·정부는 '신중' 모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운데)는 8일 '3차 접종자 대상 영업시간 제한 완화 도입'을 거듭 주장했다. /이선화 기자 |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8일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부스터샷)자에 대해 자정까지 영업시간 제한을 풀어줘야 한다고 방역당국에 거듭 제안했다. 감염률은 높지만 중증률과 치명률이 낮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대유행에 대비해 유연한 '이재명표 방역'으로 코로나 위기 극복에 잘 대응하는 적임자임을 부각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당 코로나19 위기대응특위 오미크론 대응 긴급점검회의에서 "일단 큰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소상공인을 위해서 우리가 계속 요구하고 있는 3차 접종자에 대한 24시까지 방역 제한 완화를 꼭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오미크론이 이전 바이러스와 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상황이 다르면 대책도 달라야 한다. 유연하고 스마트한 방역으로 전환이 필요한 때라는 생각이 든다"며 "지금 치명률이 매우 낮아지고 있고 감염이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는데 과연 이게 결정적인 효과가 있느냐, 소상공인과 골목상권의 경제활동을 극단적으로 제한해서 생기는 피해만큼 과연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고, 또 한 가지는 3차 접종을 유인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반드시 좀 진행돼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코로나 위기를 극복할 준비된 대통령임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위기의 시대에는 유능한 정부가 필요하다"며 경기도지사 시절 지자체 가운데 마스크 착용 행정 명령을 처음 내리고, 강력한 행정력으로 신천지 감염 사태를 차단하는 등 방역을 선도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위기극복의 총사령관이 되겠다는 각오로 반드시 4기 민주정부를 출범시키고 유능하게 코로나 위기, 경제적 사회적 위기를 극복해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유연한 코로나 방역 조치 제안으로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하는 한편, 2년 넘은 코로나 사태로 지친 유권자를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앞서 지난 6일에도 SNS를 통해 "백신 접종을 장려하고 한편으로는 자영업자의 고통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에 3차 백신 접종자 대상으로 영업시간을 24시까지 늘릴 것을 제안한 바 있다.
당 지도부도 그의 제안에 힘을 싣고 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정부가 기존의 방역 체계를 전환하고 있지만, 질적으로 양적으로 다른 오미크론 위기 성격에 비춰서 방역 정책과 재정 정책 모두 탄력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며 "백신 인센티브 도입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송영길 대표도 지난 6일 페이스북에서 이 후보의 제안에 대해 "국민께는 인센티브를 부여해 백신 접종을 독려하고, 자영업자들의 숨통도 틔우는 방안"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다만 청와대와 정부는 '방역 조치 완화'에 다소 신중한 기류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서 이 후보 주장에 대해 "일리 있는 말씀"이라면서도 "방역패스와 영업시간 제한이라는 것도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정도로 증가하는 것을 억제하는 핵심적 장치"라고 설명했다. 의료 체계가 무너질 경우 일반 환자에 미치는 영향 등 더 큰 사회적 비용이 들어갈 수 있어 방역 조치 완화가 서서히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도 전날(7일) 국회에 출석해 "(영업제한) 시간 완화 부분은 조금 더 앞으로 감염 추이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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