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대선...尹 '호남 20% 득표' 판세 향방 가를까
입력: 2022.02.08 05:00 / 수정: 2022.02.08 05:00

당락 가를 결정적 요인엔 '물음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호남에서 20%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윤 후보가 6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를 살리는 선거대책위원회 필승 결의대회에 참석해 주먹을 불끈 쥐고 있는 모습. /국민의힘 선대본 제공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호남에서 20%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윤 후보가 6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를 살리는 선거대책위원회 필승 결의대회'에 참석해 주먹을 불끈 쥐고 있는 모습. /국민의힘 선대본 제공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대선 판세는 안개 속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양강 구도 흐름이 지속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윤 후보는 '20% 득표율'을 목표로 호남 표심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만약 목표를 달성한다면 당선될 수 있을까.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윤 후보는 '텃밭' 호남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더팩트> 의뢰로 지난 5~6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39명을 대상으로 가상 다자 대결을 실시한 결과, 윤 후보의 호남(광주·전남·북) 지지율은 28.5%로 조사됐다.

물론 다자 대결에서 윤 후보의 지지율(45.6%)에 못 미치는 수치다. 39.3%로 윤 후보에 이어 2위를 기록한 이 후보의 호남 지지율(54.4%)에 크게 뒤진다. 두 후보 간 호남 지지율 격차(25.9%포인트)로 두 배에 가깝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민주당 안방인 '호남'이라는 특성을 고려하면, 30%대에 육박하는 윤 후보의 호남 지지율은 의미가 있다.

또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TBS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4~5일 실시한 정기 주례조사에 따르면 윤 후보는 호남에서 28.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 후보(54.7%)가 과반 이상의 비율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다만 최근 추이를 보면 급격히 달라진 호남 민심을 엿볼 수 있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는 지난달 9일 호남에서 64.2%를 기록한 이후 48.9%(1월16일)→59.4%(1월23일)→53.6%(1월31일)→54.7%(2월7일)로 3주 연속 50%대로 집계됐다. 같은 기준으로 윤 후보 지지율은 11.8%→24.2%→15.2%→27.2%→28.5%로 변동이 있었다. 가장 지지율이 낮았던 한 달 전보다 16.7%포인트 상승했다.

국민의힘이 그간 호남에 공을 들인 결과로 보인다. 윤 후보는 6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5월 정신을 강조한 데 이어 광주 화정동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 사고 현장을 방문해 피해자 가족들을 위로했다. 지난달 26일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같은 현장을 갔다가 '문전박대'를 당한 것과 대비됐다. 이준석 대표도 최근 전남 신안과 완도 등 다도해 지역을 돌며 민심을 훑었다.

그도 그럴 것이 호남은 보수정당 후보에 인색했다. 2020년 총선에서 민주당은 호남 의석 28석 중 27석을 쓸어 담았다. 19대 대선 때도 '호남 사위'를 자처했던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후보는 호남(광주 1.55%, 전남 2.45%, 전북 3.34%)에서 한 자릿수 득표율에 그친 예가 있다.

호남이 상대적으로 영남보다 낙후되고 고령화가 심한 지역 특성상 줄곧 민주당을 지지한다는 게 정설로 여겨진다. 과거 군사정부 시절 핍박과 보수 정부의 '호남 홀대론'도 한몫한다. 윤 후보가 6일 "광주를 확실하게 바꿔놓겠다"라며 호남 발전을 공언하고 통합의 기치를 내세운 것도 이런 호남 정서와 궤를 같이 한다.

윤 후보가 호남 민심에 구애하는 것은 이 후보를 향한 쏠림 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 차원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박빙의 판세 속에서 호남의 '몰표'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윤 후보와 당의 판단이 깔렸다는 시각이다. '호남 20% 득표율' 목표는 최대 기대치라는 얘기와 다를 바 없는데, 윤 후보의 최근 지지율에 한참 떨어지기 때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9대 대선 당시 호남 유권자 수(광주 116만6901명·전남 157만2838명·전북 152만5626명)는 전체 유권자 수(4247만9710명) 중 10%에 달한다. 단순 계산으로 윤 후보는 약 호남의 426만5000여 표 가운데 85만 표 이상을 목표로 하는 셈이다. 여기에 호남 이향민들까지 고려한다면 규모는 더 커진다.

다만 실제 투표율과 윤 후보를 선택하는 것으로 이어질지 등 변수가 있다. 또 보수 성향이 강한 영남보다 인구 수도 적다는 이유에서 윤 후보의 '호남 20% 득표율' 목표는 당락을 가를 만한 결정적인 요인으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있다.

이언근 전 부경대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향후 대선 개표 결과, 윤 후보가 호남에서 20% 득표율을 넘긴다면 '대박'으로 평가될 만하다"라면서도 "전체적으로 보면 호남 표수는 많지 않기 때문에 윤 후보가 수도권과 영남에서 이 후보의 득표를 얼마나 낮추고 표를 더 가져갈 것인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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