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장동 의혹으로 李 압박…큰 효과 미미 분석 나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3일 열린 첫 TV 토론회에서 선방했다는 평을 받는다. 사진은 윤 후보가 이날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열린 방송 3사 합동 초청 ‘2022 대선후보 토론’에 참석해 방송에 앞서 인터뷰를 하는 모습. /국회사진취재단 |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정치 신인이다. 정계에 입문한 지 8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안철수 국민의당·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에게 크게 밀린다. 더구나 이들은 대선 경선이나 본선을 치렀던 경험이 있다. 많은 토론에도 참여했다.
때문에 윤 후보의 기대치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특히 박빙 구도를 형성한 이 후보가 집중 견제할 경우 윤 후보가 페이스에 말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 있었다. 민주당 내에선 이 후보가 윤 후보의 자질과 능력 부족을 토론회에서 밝혀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오히려 지난 3일 첫 4자 TV 토론에서 윤 후보가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이 후보를 압박하는 모습이었다. '부동산 주제' 토론에서 이 후보를 향해 "성남시장으로서 대장동 개발 사업에 대해 들어가는 비용과 수익을 정확히 가늠하고 설계한 것은 맞나"라며 공세를 가했다.
다만 이 후보가 차분하게 대응하면서 큰 실익은 얻지 못했다. 이 후보는 "가능하면 민생과 경제 이야기를 많이 하자"며 정면 대응을 자제했다가 거듭된 압박에 "저축은행 대출 비리는 왜 봐줬을까. 우연히 김만배 누나는 왜 (윤 후보) 아버지의 집을 샀을까"라며 노련한 면모를 보였다.
이 과정에서 윤 후보는 다소 흥분한 모습을 보였으나, 분위기가 과열되자 '우군' 확보에 나서는 모습은 토론에 적응했음을 보여준 대목이었다. 발언 시간이 남은 안 후보는 "본질은 1조 원에 가까운 이익이 민간에 갔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이 후보를 직격했다.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열린 '방송 3사 합동 초청' 2022 대선후보 토론에서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심상정 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
국민의힘 선대본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윤 후보는 대선 경선 때부터 10차례 넘는 토론을 치러왔고, 다른 후보들의 집중 공세를 당했던 것도 적응됐을 것"이라며 "앞으로 있을 토론회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윤 후보의 정책의 '디테일'에서 부족한 부분을 노출했다. 청약제도 만점이나 'RE100' 제도에 대해선 사실상 오답을 내놨다. 특히 지난해 경선 때 이어 청약제도에서 실수했다. 주택청약은 많은 국민이 이용하는 제도인데, 일반 유권자와 괴리감을 보여준 오점으로 남았다.
고용진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선주자로서 국민의 내 집 마련에 대한 절박함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공감한다면 청약만점 40점과 같은 발언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청약제도의 기본도 혼동하는 윤 후보의 부동산 공약은 사상누각과 같다"고 지적했다.
첫 4자 토론에서 '한 방'은 없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대체로 무난했고 평이했다는 얘기다. 김혜경·김건희 '배우자 리스크' 등 네거티브보다는 정치·외교 현안과 부동산·일자리 정책 등을 두고 격론을 벌였다. 네 후보가 '연금개혁' 필요성에 공감하며 공동선언에 합의하기도 했다.
토론이 대선 판도의 변수가 될 수 있을까. 신율 명지대 교수는 "토론이 지지율에 큰 영향을 준 적은 한 번도 없다. 어떤 얘기가 나오는지에 따라 상황이 달라진다고 얘기할 수도 없다"며 "이미 지지하는 후보가 있는 유권자가 토론을 본 뒤 지지 후보를 바꿀 확률은 사실 제로(0)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법정토론은 21일과 25일, 3월 2일 예정됐다. 향후 토론은 대선이 임박해지는 만큼 분위기가 더 격렬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