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누비는 이준석, 국민의힘 득표율 20% 넘본다
입력: 2022.02.04 05:00 / 수정: 2022.02.04 05:00

野, 손편지·윤석열차·다도해 방문 등 읍소전략 펼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3일 전남 완도군 노화도에 방문했다. 이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측은 호남 득표율 20%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근 호남권 지역 민심을 훑으며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대표 측 제공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3일 전남 완도군 노화도에 방문했다. 이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측은 '호남 득표율 20%'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근 호남권 지역 민심을 훑으며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대표 측 제공

[더팩트ㅣ국회=곽현서 기자] 국민의힘이 오는 3월 9일 치러지는 대선에서 '호남 득표율 20%'라는 목표를 세웠다. 이준석 대표는 지난 설 연휴 기간부터 직접 지역을 방문해 주민들과 접촉하며 바닥 민심을 훑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보수당의 불모지로 불리는 호남권에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대표는 지난 3일부터 전남 신안군을 시작으로 1박 2일 동안 호남 다도해를 돌며 약 20여 개의 섬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 그는 신안군 압해읍 지역 주민 간담회에서 숙원사업인 흑산공항 건설을 비롯해 가거도 주민의 식수난 문제, 천일염 산업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뿐만 아니라 진도군 쉬미항을 방문해선 가사도, 조도, 저도 주민과 섬 지역 식수 문제 해결을 놓고 의견을 나눴고, 완도군 노화도에선 노화·소안·보길도 주민들의 교육, 의료 민원을 청취했다. 이처럼 이 대표가 전남도서 지역을 직접 방문하는 광폭 행보를 보이는 것은 그동안 보수정당에 등 돌린 호남 민심을 얻어 '전국구' 정당으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자정 해맞이를 위해 무등산을 등반하며 "호남, 광주광역시와 전남·전북 지역에서 조금 더 나은 성과를 거두는 것이 저희의 목표"라면서 "그렇게 하기 위해 조금 더 낮은 자세로 다가서겠다는 의지로 무등산을 오른 것"이라며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가 외딴 섬 까지 방문해 읍소 전략을 펼치는 것에 대해 '파격적'으로 바라본다. 그간 보수정당에선 '적진'으로 불리는 호남권에 힘을 쏟지 않고 주요 대도시를 방문하거나 공약과 메세지를 내놓는 것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국민의힘이 호남권에서 두 자릿수 득표율 얻는 것은 '꿈의 구간'이라 불린다. 실제로 역대 대선에서 보수정당 호남 최고 득표율은 지난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10.3%(광주 7.7% 전남 10.0% 전북 13.2%)였다. 17대 대선에서 승리한 이명박 전 대통령은 호남에서 8.9%(광주 8.6% 전남 9.2% 전북 9.0%)를 얻었으며, 19대 대선 당시 홍준표 후보는 호남에서 2.5%(광주 1.6% 전남 2.6% 전북 3.3%) 득표를 얻는 데 그쳤다.

그리고 약 10년이 흐른 지금, 국민의힘은 호남 목표 득표율을 18대 대선의 두 배인 20%대로 정했다. 대선 승리의 주요 길목을 호남으로 본 것이다. 실제 윤 후보와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중심으로 호남권에 지속적인 구애 작전을 펼치고 있다.

윤 후보는 지난달 25일부터 호남 지역 230만 가구에 직접 쓴 손편지를 우편으로 발송 중이다. 공직선거법상 제20대 대선 예비후보자 홍보물로 발송 가능한 수량 전량(전체 세대 수의 10%)을 호남에 집중한 것이다. 윤 후보의 호남권 손편지는 이 대표가 '비단주머니'라는 이름으로 내놓은 선거 운동 아이디어 중 하나다. 이처럼 이 대표가 지역 구도를 깨겠다며 호남권의 마음을 계속해서 두드리자 싸늘했던 민심에도 심상찮은 기류가 감지된다.

이 대표는 지난 1일 광주 무등산에 올라 대선에서 호남 득표율 20%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 대표 SNS 갈무리
이 대표는 지난 1일 광주 무등산에 올라 대선에서 호남 득표율 20%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 대표 SNS 갈무리

이날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발표한 '차기 대통령 선호도'에서 윤 후보는 목표치에 근접한 18.1%를 기록했다. 지난 1일 여론조사공정에서 발표한 '대선 후보 지지율' 정례조사에서도 윤 후보는 광주·전남·전북에서 23.1%를 얻었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오차범위 ± 3.1%p,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 결과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최근 잇따른 여론조사에서 목표치인 20%에 근접한 수치가 나오자 당내에서도 '놀랍다'는 반응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더팩트>에 "당초 '호남 20% 득표율'을 목표로 할 때만 해도 '쉽지 않을 것'이란 반응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가능할 것 같기도 하다"면서 "이 대표의 아이디어와 참신한 선거 운동이 소구력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국민의힘이 설정한 20% 득표율에 대해선 '현실적으로 실현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의문을 표하면서도 호남권을 향한 노력에는 입을 모아 '긍정적'이라고 평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지금까지 호남권은 국민의힘에게 불모지로 여겨졌으나 외면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사실상 10% 두 자릿수를 넘기는 아주 힘들겠지만 새롭고 참신한 선거 운동은 아주 바람직하다"고 했다.

이은영 휴먼앤데이터 소장도 "이 대표가 정성 들이자 목표에 근접한 수치들이 나오고 있다"면서 "지난 대선 때보다는 확실히 높은 득표를 받을 것 같다"고 했다.

이 소장은 또 이 대표가 지역주의를 깨고 '세대 구도'를 만드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가 젊은 감각으로 메시지나 공약이 아닌 스킨십을 강화하자 2030 세대를 중심으로 호남권에서 보수층이 결집하는 양상을 보인다"면서 "이제는 지역 구도가 아닌 세대 구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한편, 무궁화호 4량을 빌려 이름 붙인 '윤석열차'도 조만간 호남을 누빌 것으로 보인다. 지방 중소도시를 방문할 목적으로 제작된 '윤석열차'의 최종 정차역으로는 전남 목포나 여수가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윤 후보는 설 연휴 직후 첫 일정으로 호남을 찾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zustj913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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