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 민심 미리 보기' 대선 결과 좌우하는 3가지는?
입력: 2022.01.31 00:00 / 수정: 2022.01.31 00:00

'2030·호남·도덕성' 대선 판세 가른다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맞이하는 설 명절 민심에 각 대선 후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설은 대선 막판 판세를 들여다볼 수 있는 설 밥상에는 2030 호남 도덕성 등이 오를 전망이다. 윤석열 국민의힘·이재명 더불어민주당·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왼쪽부터) /국회사진취재단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맞이하는 설 명절 민심에 각 대선 후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설은 대선 막판 판세를 들여다볼 수 있는 설 밥상에는 '2030' '호남' '도덕성' 등이 오를 전망이다. 윤석열 국민의힘·이재명 더불어민주당·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왼쪽부터) /국회사진취재단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대선 전 마지막 명절을 보내고 있는 후보들이 '밥상머리 민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선 막판 판세를 들여다볼 수 있는 이번 설 밥상에는 '2030' '호남' '도덕성'이 차려질 전망이다. 대선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최대 변수이기도 하다.

◆'2030', 오래 머무르지 않고 대안 찾아..."유동성 강하다"

'2강 1중'을 달리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2030 표심에 울고 웃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해 22일부터 지난 26일 사이 발표한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5~7차)'를 살펴보면 가장 큰 수혜는 안 후보가 받았다. (이하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지난해 22일 5차 선호도 조사에서 20대와 30대의 안 후보 지지율은 각각 6.6%와 6.4%에 그쳤다. 지난 12일 6차 선호도 조사에서는 21.3%, 15.7%로 크게 뛰었다. 이 후보의 20대, 30대 지지율은 '19.1%→19.7%' '41.5%→38.8%'에 그쳤다. 윤 후보의 경우는 '31.7%→41.3%' '35%→28.9%'였다. 같은 기간 2030 부동층이 38.4%에서 16%로 크게 감소했지만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지지율 변동은 안 후보만큼 극적이지 않았다. 결국 2030의 상당수가 안 후보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2030 세대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2030 세대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2030 표심에 지각변동이 일어난 까닭은 윤 후보의 정치적 리스크에 있었다. 2030에서 가장 많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던 윤 후보는 당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의 갈등, 말실수, 부인 김건희 씨 논란 등과 직면한 때였다. 안 후보는 이 후보와 윤 후보의 2강 체제에 1중 형태로 편입하는 데 성공했지만 판세는 얼마 지나지 않아 뒤바뀌었다.

지난 26일 7차 선호도 조사를 살펴보면 윤 후보의 20대, 30대 지지율은 '41.3%→53%' '28.9%→39.9%'로 반등했다. 반면 안 후보의 2030 지지율은 '21.3%→14.1%' '15.7%→13.4%'로 모두 하락했다.

이 후보는 뚜렷한 변화를 보이지 못했다. 5~7차 조사 동안 이 후보의 20대 지지율은 '19.1%→19.7%→20%'로 큰 변화는 없었다. 30대에서는 오히려 '41.5%→38.8%→34.4%'로 감소했다. 2030 부동층이 5~7차 조사 기간 38.4%에서 8%로 크게 하락하고 윤 후보와 안 후보가 상당한 지지율을 확보한 점을 감안한다면 이 후보는 이들의 표심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관측이다.

2030 표심은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면서도 강한 유동성과 높은 휘발성을 보인다는 평가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2030은 전통적으로 지지하는 정치인이 없는 편"이라며 "후보들과의 연대 형성이 탄탄하지 않아 특정 이슈에 의한 절연과 새로운 대안을 찾는 현상이 단기간에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27일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HDC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사고 현장을 살피고 나오는 모습. /이동률 기자
지난 27일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HDC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사고 현장을 살피고 나오는 모습. /이동률 기자

◆'이-윤-안' 바라보는 호남, 예전 같지 않아

호남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민주당은 매년 대선 때마다 호남의 압도적인 지지율을 자랑했지만 최근 상황에서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해 22일부터 지난 26일 사이 발표한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5~7차)'에서 이 후보에 대한 호남(광주·전남·전북) 지지율은 '60.3%→57.6%→58.8%'로 답보 상태다.

호남 내 부동층이 대선 당일 이 후보에게 모두 투표한다고 가정하더라도 70%를 간신히 웃돈다. 15대 대선(김대중 후보)부터 18대 대선(문재인 후보)까지 진보 진영 후보자에 대한 호남 지역 득표율은 김대중(94.7%), 노무현(93.4%), 정동영(79.5%), 문재인(89.2%)였다. 이 후보가 지난 27일 설 연휴가 시작되기 전 경기도 순회 일정을 취소하고 광주를 찾은 데 이어 지역주의 비판을 감수하면서 '호남 소외론'을 언급한 배경으로 꼽힌다.

이 후보가 다소 어려움을 겪는 사이 윤 후보는 호남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압도적인 지지를 기대하기 어렵지만 '의미 있는 반전'을 기대할만하다는 의중이다. 실제로 윤 후보는 7차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호남 지지율 21.3%를 기록했다. 또한 윤 후보는 지난 25일부터 손편지를 호남지역 230만 가구에 배달했다. 230만 가구는 공직선거법상 발송 가능한 홍보물 수량 전체다. 윤 후보의 호남 구애 의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해석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이번 설 명절을 기점으로 3강 구도를 만들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이번 설 명절을 기점으로 3강 구도를 만들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안 후보는 호남에 기대를 걸고 있다. 당시 지난 2016년 총선에서 안 후보의 국민의당은 호남 지역 전체 의석수 28석 중 23석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한 바 있다. 5~7차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안 후보에 대한 호남의 지지율은 '1.4%→2.6%→9.2%'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안 후보는 지난 16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3강 구도' 형성 시점을 설날 정도라고 답한 바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은 호남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얻지 못한다면 (호남만큼) 표를 얻을 수 있는 곳이 없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호남에서 선전한다면 상대 후보에게 결정타를 날리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 후보가 완주한다는 전제 아래 국민의당이 호남에서 팽팽한 삼각구도를 형성한다면 안 후보는 대선을 넘어 올해 6월 1일 치러지는 지방선거에 희망을 걸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설에는 대선 후보와 가족을 둘러싼 도덕성 논란이 밥상머리에 오늘 전망이다. 윤석열 후보 부부, 이재명 후보 부부. /청와대 제공, 국회사진취재단
이번 설에는 대선 후보와 가족을 둘러싼 도덕성 논란이 밥상머리에 오늘 전망이다. 윤석열 후보 부부, 이재명 후보 부부. /청와대 제공, 국회사진취재단

◆"도덕성 문제는 선거날까지...뒤집을 방법 없어"

후보들의 도덕성 논란은 설 밥상머리에서 빠질 수 없는 이야깃거리로 꼽힌다. 대선이 30여 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논란과 의혹이 해소되지 못한 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어서다. 특히 이 후보와 윤 후보 진영 간 네거티브 공방이 이어지면서 '치킨 게임'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현재진행형인 도덕성 논란은 대선 당일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도덕성 문제는 일종의 흉터 같은 것"이라며 "후보들 차원에서 이를 반전시킬만한 카드를 단기간에 내놓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TV토론 이후 새로운 국면을 모색할 수는 있겠지만 너무 강한 네거티브가 이뤄진 만큼 대전환이 이뤄질 만한 선거 구도는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안 후보는 윤 후보와 이 후보의 도덕성 논란을 파고들며 차별화 전략을 꾀하고 있다. 안 후보는 두 후보에 비해 이른바 '가족 리스크'에 비교적 자유롭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안 후보는 지난 28일 오전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설 밥상에 안 후보 하면 어떤 게 떠오르겠냐'는 질문에는 "도덕성 아니겠느냐"라며 "가족 문제에 대한 리스크가 다른 후보와 비교될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5차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를 살펴보면 '대선후보 가족 이슈 지지후보 변경 가능성'에 대해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답한 응답자 가운데 20.2%와 26.7%는 각각 지지 후보를 변경했다고 응답했다. 또한 지지 후보를 변경할 수 있다는 응답에는 각각 29.4%와 27.2%가 답했다.

js881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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