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공약·일정 위주…尹, 다양한 콘텐츠로 친숙함 강조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온라인 선거전'도 볼거리다. 사진은 두 후보가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한 빌딩에서 열린 2022년 소상공인연합회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모습. /국회사진취재단 |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선거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게 바로 '온라인' 홍보다. 스마트폰 등의 보편화로 소통 채널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쌍방향·실시간 소통도 할 수 있다. 언론과 접촉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선거 캠페인이 가능하다. '시간이 금'인 후보들에겐 결코 놓쳐서도, 뒤처져서도 안 되는 것이 바로 온라인 선거전이다.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중에서도, 특히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를 활용도가 높다. 오는 3월 9일 치러지는 대선을 앞두고 한창 레이스를 펼치는 후보들도 마찬가지다. 여야가 따로 없다. 다양한 공약부터 대선 행보는 물론, 인간적인 면모를 영상을 통해 부각하며 유권자의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성남시장 재임 시절부터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고 있다. 첫 영상은 2014년 5월 21일에 업로드됐다. 약 8년 동안 공식 계정을 활성화해오고 있는 것이다. 많은 시간이 흘러서인지 24일 기준 47만8000여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현황(2021년 12월 기준)에 따르면 경기도 파주시 인구(48만3245명)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 후보 공식 유튜브 계정으로 매일 10여 개의 신규 영상이 게재되고 있다. 대부분 공약 발표나 매타버스 등 대선 일정을 편집한 콘텐츠들이다. '탈모' 치료약의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이 폭발적인 호응을 얻으면서 이른바 '심는다' 영상도 눈길을 끈다. 이 후보는 영상에서 "이재명을 뽑는다고요? 노(No), 이재명은 심는 겁니다. 앞으로 제대로 심는다 이재명. 나의 머리를 위해"라고 말했다.
이달 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탈모 치료제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이후 온라인상에서 탈모인들은 환영의 뜻을 밝히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이 후보 유튜브 갈무리 |
조회 수는 대체로 2~4만 회 사이가 많다. 지난 13일 양강 구도의 한 축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향한 메시지 영상은 무려 89만 회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윤 후보님, 우리 통한 것 같습니다?!' 제목으로 게재된 29초 분량의 영상에서 이 후보는 윤 후보가 병사월급 인상·전기차 보조금 확대·성폭력 처벌 강화 등의 공약을 후속 발표한 점을 거론하며 토론을 제안한다. 자신이 먼저 내놓은 정책이라는 점을 콘텐츠를 통해 확실히 한 것이다.
이 후보의 영상물 중에는 배우자 김혜경 씨가 주연(?)인 콘텐츠도 있다. 지난 13일 경북 청도군 미나리 재배단지를 찾아 일손을 거들고 홍보하는 영상이 최근에 올라왔다.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홀로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영상도 있다. 김혜경 씨의 영상 수는 매우 적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럼에도 김혜경 씨의 동정 영상이 올라온 것은 사실상 은둔하고 있는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와 다른 면모를 드러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씨는 지난해 12월 허위 경력 기재 논란으로 윤 후보의 지지율이 급락하자 대국민 사과를 위해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이후 또다시 자취를 감췄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유튜브에 일정과 메시지, '석열이형TV' 'AI 윤석열' 등 다양한 콘텐츠 영상을 올려 친숙함을 강조하고 있다. /윤 후보 유튜브 갈무리 |
윤 후보의 공식 계정의 생성일은 지난해 7월 1일이다. 불과 6개월밖에 지나지 않았다. 고위 공직에 있다가 대선 출마를 위해 정계에 진출한 이후 만든 것이다. 그렇지만 지난해 6월29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 영상 이후 꾸준히 영상을 올려 현재 구독자 수는 34만 명에 육박한다. 업로드된 영상의 조회 수를 모두 더하면 3550만 회에 달한다.
윤 후보의 콘텐츠는 크게 일정과 메시지가 있다. 이 부분은 이 후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정치 현안보다는 가벼운 주제를 다루는 '석열이형TV',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콘텐츠인 'AI 윤석열', 귀여운 만화가 돋보이는 '석열이의 그림일기', 음식과 뭉클한 사연을 다루는 '석열이형 밥집', 최근 국민의힘 선대본이 강하게 밀고 있는 '59초 공약짤'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콘텐츠를 통해 친밀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은 이 후보와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아무래도 윤 후보가 검찰 출신이라는 점과 국민과 접촉해온 일이 상대적으로 이 후보보다 적었기 때문에 국민에게 더 가깝고 친숙한 인물이라는 점을 알리려는 목적으로 엿보인다. 자신의 이미지를 어떻게 비칠지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뉴스나 영상을 소비하는 시대에 단순히 흥미를 불러일으킬 가벼운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도, 명확하고 뚜렷하게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는 영상도 모두 중요하다"면서 "라이브스트리밍 등 일정과 관련된 영상을 제외하면 대부분 3분 내외의 영상이 많다. 이 점도 분량이 많으면 스킵해버리는 이용자들의 특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게재된) 영상 몇 개만 보더라도 윤 후보가 어떤 인물이고 국정을 이끌어갈 적임자임과 동시에 인간적인 면도 갖추고 있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