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궐 3곳 무공천·6월 지선 2030 대거 공천 추진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총선 불출마와 6월 지방선거 2030 정치인 대거 공천을 약속했다. /남윤호 기자 |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대선을 40여 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세대교체'라는 초강수를 던졌다. '586 정치인'으로 분류되는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는 동시에 종로 등 3곳의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무공천 방침을 밝혔다. 이재명 대선 후보가 30%대 박스권 지지율에 머물자, 당내 세대교체와 정치 혁신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송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9개월간 무능한 개혁과 내로남불, 오만을 지적하는 국민의 질책을 달게 받아들이며, 변화와 쇄신을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국민의 분노와 실망, 상처를 덜어드리기에 민주당의 반성과 변화, 쇄신이 많이 미흡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의 고단함을 해결하고 내일의 불안을 덜어달라는 국민의 간절한 소망과 기대를 민주당은 제대로 부응하지 못했다. 심화하는 사회적 양극화와 불평등을 해결하는데 유능하지 못했다. 뼈아픈 부동산 정책 실패와 인사 검증 실패에도 국민께 제때, 제대로 사죄드리지 않았다. 스스로의 잘못에 엄격하지도 못했다"며 "민주당 정부의 일원으로서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국민께서 요구하고 계신, 자기혁신과 기득권 내려놓기를 통해 정치의 본령, 정치의 기본으로 돌아가겠다"며 △22대 총선 불출마 △동일지역구 국회의원 연속 3선 초과 금지 제도화 △3월 9일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종로·안성·청주 상당구 무공천 △윤미향, 이상직, 박덕흠 의원 제명안 신속 처리 △6월 지방선거 2030 청년 대거 공천 (광역, 기초의원 30% 이상 청년 공천) 등을 약속했다.
송 대표의 이 같은 결단은 이 후보 최근 지지율 정체 우려와 함께 '586(50대, 80년대 학번, 60년대생) 정치인 책임론'이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이 배경으로 보인다. 80년대 운동권으로 대표되는 이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정치에 대거 입문한 이후 자신들이 지적해온 사회 모순들을 해결하지 않고, 기득권이 됐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송 대표 역시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정계 입문 후 5선 국회의원에 성공하고 지난해 5월 당대표에 선출된 인물이다. 송 대표는 "586세대가 기득권이 되었다는 당 내외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며 "저 자신부터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이재명 정부' 탄생의 마중물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송 대표의 '총선 불출마 선언'에 당내 586 의원들이 동참할 경우 세대교체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그는 이에 대해 "정치는 모두가 독립된 헌법기관으로 국민 앞에서 자기가 책임지고 하는 것이다. 누가 강요하고 압박하는 문제는 아니다. 각자 의원들이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선 지역 5곳 중 종로, 청주 상당, 경기 안성 등을 무공천하기로 한 점도 주목된다. 민주당은 그동안 다른 2곳인 서울 서초갑과 대구 중·남구는 후보를 내기로 결정한 상태에서 3곳 공천 여부를 집중 논의해왔다. 지도부 내부에서는 찬반 의견이 팽팽한 가운데 후보를 내야 한다는 의견이 조금 더 우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후보 지지율이 정체하면서 위기의식이 고조되자 3곳의 무공천을 결단한 것이다. 이 후보도 '재보선 무공천'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당 안팎에서는 '정치1번지' 종로 출마 후보군으로 박영선 선대위 디지털대전환위원장,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거론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