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회담 취소' UAE 왕세제와 정상 통화…"'드론 공격' 심각한 우려"
입력: 2022.01.18 10:56 / 수정: 2022.01.18 10:56

모하메드 왕세제 "文 목소리 들어 매우 행복…전화로 대화해 죄송"

아랍에미리트(UAE)를 실무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후(현지시간) 두바이 숙소 회의실에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왕세제와 통화하고 있다. /뉴시스
아랍에미리트(UAE)를 실무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후(현지시간) 두바이 숙소 회의실에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왕세제와 통화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중동 3국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당초 계획돼 있던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왕세제와의 한·UAE 정상회담을 하지 못한 대신 '정상 통화'를 진행했다고 청와대가 17일(현지시간) 밝혔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오늘 오후 모하메드 UAE 왕세제와 약 25분 동안 정상 통화를 했다"라며 "문 대통령은 왕세제님을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모하메드 총리가 따뜻하게 환대해 주었고, 나와 대표단을 위해 기울여준 성의와 노력에 감사한다고 사의를 표했다"고 전했다.

박 대변인에 따르면 모하메드 왕세제는 "나에게 있어 제2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오신 형제이자 친구인 문 대통령 목소리를 들어서 매우 행복하다"며 "이런 방법으로 대화하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모하메드 왕세제는 이어 "나의 손 밖에 있는 부득이한 상황으로 직접 만나지 못해 안타깝고 아쉬움이 크며, 이번 상황에 대해 양해를 구한다"고 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의 후티 반군은 이날 UAE의 여러 공항과 정유공장 등을 향해 5발의 탄도미사일과 폭탄을 적재한 드론 여러 개로 공격을 가했다고 발표했다.

UAE 국영 통신도 "아부다비 공업단지에서 소형 드론들의 공격으로 3척의 대형 유조선이 폭발했고, 아부다비 공항에서 폭격으로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UAE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현지시간) 두바이 엑스포 리더십관에서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 UAE 총리 겸 두바이 통치자와 회담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UAE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현지시간) 두바이 엑스포 리더십관에서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 UAE 총리 겸 두바이 통치자와 회담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6일 두바이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예기치 못한 불가피한 사정으로 왕세제와의 회담에 변화가 있었다(취소됐다)"고 밝혔다. 청와대 측은 구체적인 취소 사유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외신 보도 등을 종합하면 후티 반군 테러가 회담 취소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도 모하메드 왕세제와의 통화에서 "오늘 아부다비에 드론 공격이 있었다는 긴박하고 불행한 소식을 들었는데,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UAE를 비롯한 중동 지역 평화 안정을 위협하는 행위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특히 민간인을 공격하고 생명을 살상하는 행위는 결코 용인할 수 없는 테러 행위로서 강력히 규탄한다. 한국의 진정한 '라피크(먼 길을 함께할 동반자)'로서 언제나 UAE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모하메드 왕세제는 "오늘의 드론 공격은 예상되었던 일로, 한국과 UAE의 특별한 관계가 지속적으로 발전해 온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천궁Ⅱ 사업 계약과 우리 기업의 해저송전망 구축 사업 참여에 왕세제가 특별한 관심을 갖고 지원해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면서 "앞으로 건설·인프라뿐 아니라 국방·방산 분야에서 양국이 협력하기를 희망하며, 차세대 전투기 개발 및 생산 분야에서도 양국 협력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모하메드 왕세제는 "천궁Ⅱ가 UAE의 방어력을 높일 것이며, 한국과 UAE가 맺은 방산과 국방 분야 MOU는 긴밀하게 협력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으로 강화된 협력 관계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7일 오후(현지시간) UAE 셰이크칼리파 전문병원을 방문해 중동에서 K-의료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한국 의료진 및 직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 일정을 끝으로 UAE 실무 방문을 마친 문 대통령 내외는 18일 오전 사우디아라비아를 공식 방문한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7일 오후(현지시간) UAE 셰이크칼리파 전문병원을 방문해 중동에서 'K-의료'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한국 의료진 및 직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 일정을 끝으로 UAE 실무 방문을 마친 문 대통령 내외는 18일 오전 사우디아라비아를 공식 방문한다. /뉴시스

2020 두바이 엑스포와 2030 부산 엑스포에 대한 대화도 나눴다. 문 대통령은 "두바이 엑스포의 성공 개최를 축하하며, 2030 부산 엑스포를 위해 UAE의 성공 경험을 공유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했고, 모하메드 왕세제는 "문 대통령이 두바이 엑스포에 직접 참석해서 존재감을 보여주어 감사하며 큰 힘이 됐다"고 화답했다.

회담 말미 문 대통령은 "사막의 기적을 일궈낸 UAE가 중동 지역 국가 중 유일하게 우리와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나의 재임 중 양국은 서로 합의한 것은 반드시 지키는 신뢰할 만한 파트너가 되었다고 생각하며, 그동안의 협력 성과를 기반으로 미래 비전을 공유하며 함께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모하메드 왕세제는 "문 대통령과 대화하면 진심이 느껴진다"면서 "개인적인 관계도 지속해 나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만나게 될 날을 고대한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양 정상은 배우자와 가족들에게 안부를 전한다는 인사를 나누고, 이번에 만나지 못해 아쉬움이 크지만,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한다며 대화를 마쳤다"고 밝혔다.

한편 문 대통령은 현지에서 발생한 테러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고 UAE 실무 방문 일정을 모두 마쳤다. 18일(현지시각) 오전 UAE 두바이 왕실공항을 통해 두 번째 순방국인 사우디아라비아로 이동해 1박 2일간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와의 공식회담 및 오찬, 한·사우디 기업인 간 경제 행사 일정 등을 소화할 예정이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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