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7시간 통화', 정치권 '말말말'
입력: 2022.01.17 18:03 / 수정: 2022.01.17 18:03

국민의힘 "추가 보도에 대해서 법적 대응 할 것"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17일 불교리더스포럼 제5기 출범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부인 김건희 씨 관련 보도에 대해 심려 끼쳐드린 점 죄송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국회사진취재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17일 '불교리더스포럼 제5기 출범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부인 김건희 씨 관련 보도에 대해 "심려 끼쳐드린 점 죄송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국회사진취재단

[더팩트ㅣ국회=곽현서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씨와 유튜브채널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와의 통화가 보도된 것에 대해 각 정당이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방영분에 대해 추가 보도가 예고된 상태에서 지지율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윤 후보에게 정치권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이목이 쏠린다.

권영세 사무총장은 17일 오전에 열린 선대본부 회의에서 김 씨와 이 기자와의 통화 내용을 방영한 'MBC'에 대해 "취재 윤리 위반을 넘은 정치공작 행위"라며 "취재 빌미로 환심을 산 뒤 상대 호의를 이용해 저열한 목적을 이루려 한 매우 사악한 행위"라고 했다. 앞서, 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는 전날 김 씨와 이 기자와의 통화 내용을 다뤘다. 국민의힘은 김 씨 이름으로 MBC에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법원은 김 씨 관련 수사, 정치적 견해와 무관한 일상 대화, 언론에 대한 불만 등을 제외한 부분은 방송을 허용했다.

국민의힘은 김 씨 통화 보도가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만큼 사과하는 태도를 보이며 몸을 낮추면서도 향후 대응에서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윤 후보는 이날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적인 대화를 왜 그렇게 오래 했는지 모르겠다. 이런 내용이 방송으로 공개되는 과정이 부적절했다"면서도 "많은 분들한테 심려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윤재옥 상황실장은 "내용이 누구한테 유불리 한지보다는 보도 과정이나 취재 과정에서 바람직하지 않았다"고 밝히며, 국민의힘 차원에서 '취재 윤리'에 맞춰 대응할 것임을 시사했다.

국민의힘 선대본 관계자도 <더팩트>와 통화에서 "추가 보도에 대해 다양한 대응 방법을 논의하고 있으며 잘못된 건 지적하고 바로잡겠다"고 했다. 특히, 김 씨와 이 기자 간의 통화 내용이 취재보다는 사담에 가까웠다는 점을 주장하며 "몰래 녹음한 것도 잘못인데 다자간의 대화도 몰래 녹음했다. 추가 보도에 대해선 가처분신청도 계속하고 민사로도 손해배상청구도 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국민의힘 법률지원단은 이날 오후 'MBC 법률대리인 김 모 씨와, '스트레이트 제작진'을 공직선거법상 후보자비방 및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은 김 씨가 선거를 잔치판으로 보는 인식, 이 기자를 향해 1억 원을 주겠다며 돈으로 해결하려 했다는 점에 대해 "국민과 언론에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우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기자에게 구체적 금액을 언급해 매수 의사성 발언을 했고, 언론 종사자에게 금품, 향응 등을 제공하는 행위는 범죄"라고 밝혔다.

이 후보 선대위 관계자도 "이번 일을 통해 김 씨가 '정치'를 바라보는 가치관이 여실히 드러났다"며 "'내가 정권을 잡으면 몇몇 언론사는 감옥 갈 거야'라고 말하는 태도는 본인이 국정 운영에 직접 관여하고 있겠다는 것이며, 모든 것을 돈으로 해결하려는 태도는 굉장히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김 씨 통화 보도에 대해 국민께서 판단하실 문제라며 말을 아꼈다. 다만, 안 후보 측 선대위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MBC의 편파 보도 등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선화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김 씨 통화 보도에 대해 "국민께서 판단하실 문제"라며 말을 아꼈다. 다만, 안 후보 측 선대위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MBC의 편파 보도 등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선화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이날 한 행사장에서 "국민께서 판단하실 문제"라며 말을 아꼈다. 최근 발로 뛰는 선거 행보를 보이며 지지율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네거티브를 지양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안 후보 선대위 관계자는 "MBC라는 공영 방송사가 '정치 이슈'에 편승했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기도 했다. 위 관계자는 "국민의 알 권리라는 명목하에 대선 후보들의 정책 행보보다는 '이슈성 기사'를 앞세워 내보낸 것은 언론의 적절한 태도로 보이지 않는다"며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싶다면 이 후보의 욕설 파일, 각 후보들의 여러 가지 의혹, 문제점들을 모두 밝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당은 김 씨 통화 보도에 특별한 입장문이나 성명서를 내지 않았다. 정치권에선 평소 미투 피해자와 여성 인권을 대변했던 정의당이 '진보는 대가를 지불하지 않아 미투가 터지지만 보수는 그렇지 않다'는 발언을 문제 삼을 것이란 예상이 있었다.

심 후보 선대위 관계자는 "김 씨의 부적절한 발언에 정의당의 메시지가 나가야 했다"면서도 "심 후보가 대선 레이스에 다시 복귀한 만큼 후보 중심으로, 현안과 정책에 집중하기 위해 잠시 쉬어 가게 됐다"고 했다. 앞서 심 후보는 지지율 하락 등의 이유로 숙고의 시간을 마치고 이날 오후 활동 복귀를 선언했다.

향후 대응에 대해선 "'MBC"와 '서울의소리' 모두 추가 보도를 예고한 만큼, 때에 맞춰 메시지와 성명 발표 등이 당연히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장성철 정치평론가는 'MBC'의 편파 방송과 취재 윤리 보도에 대한 공정성을 지적하면서도 통화내용 자체에 대해서는 '부적절하다'고 했다. 그는 "내가 정권 잡으면 무사하지 못할 거라는 식의 발언은 권력을 사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인식을 줄 수 있고, '나는 영적인 사람'이라는 발언은 합리적인 국정 운영에 대해 의구심을 들게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가장 최측근인 사람으로서 국민에게 우려를 낳을 수 있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진솔하게 사과하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했다.

zustj913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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