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종교계 지도자 만나 '방역·탄소중립·국민통합' 협조 당부
입력: 2022.01.12 14:33 / 수정: 2022.01.12 14:33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7대 종단 지도자 초청 오찬 간담회를 열고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종교계의 지속적인 협조와 국민 통합 기여 등을 당부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7대 종단 지도자 초청 오찬 간담회를 열고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종교계의 지속적인 협조와 국민 통합 기여 등을 당부했다. /청와대 제공

7대 종단 지도자 초청 신년 오찬 간담회 개최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낮 12시부터 1시간 12분간 청와대 본관에서 종교계 지도자들과 신년 오찬 간담회를 진행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날 간담회는 새해를 맞아 종교 지도자들과 인사 겸 코로나19 상황에서 종교계의 지속적 협조와 국민 통합을 당부하고, 국정 운영에 대한 조언을 구하기 위해 이루어졌다.

간담회에는 원행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류영모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이용훈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나상호 원불교 교정원장, 손진우 성균관장(유교계), 송범두 천도교 교령, 이범창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 문덕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수석부회장, 정순택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오랜만에 7대 종단 지도자님들을 한자리에 모셨다. 먼저 코로나 극복을 위해 오랜 기간 고통을 나누며 함께 노력해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라며 "각 종단마다 그동안 정부의 방역 조치에 적극 협조해 법회, 예배, 미사 같은 신앙 활동을 자제해 주셨고, 심지어 부처님 오신 날 경축법회와 연등회 같은 가장 중요한 종교 행사까지 방역을 위해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솔선수범을 보여주셨다. 그 같은 협조 덕분에 이번의 4차 유행에서는 종교시설 관련 감염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4차 유행이 점점 진정되어 가고 있지만, 코로나의 완전한 극복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아주 큰 고비가 아직 남아 있다. 설 연휴와 맞물리며 오미크론 변이가 본격화할 가능성"이라며 "지금 정부와 종교계 간에 코로나 대응 실무협의회를 계속하고 있지만, 오미크론의 고비를 잘 넘길 수 있도록 종교계가 다시 한번 힘을 모아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종교계 지도자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과 인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종교계 지도자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과 인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코로나 백신 3차 접종 속도전과 종교계의 협조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제가 보기에 접종 대상자가 3차 접종까지 빨리 마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다. 이번 4차 유행에서도 60대 이상 고령층의 3차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위중증 환자 수와 사망자 수를 많이 진정시킬 수 있었다"라며 "이제는 50대 이하의 3차 접종률이 오미크론의 피해 정도를 좌우하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백신 접종에 대한 불신이나 불안 해소에 종교계의 역할이 아주 크다고 생각하는데, 백신 접종 확대를 위해 마음을 모아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종교계가 기후 대응과 탄소중립을 위한 실천 운동에 앞장서 주시고, 또 국민의 마음을 모아 주시는 것에 대해서도 깊이 감사드린다"라며 "탄소중립의 목표 달성은 정부의 정책적 노력뿐만 아니라 국민과 기업의 노력이 하나로 결집되어야만 가능하다. 종교 지도자들께서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주시고, 탄소중립을 위한 생활 속 실천 운동을 격려하며 이끌어 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는데 기여한 종교계에 역할에 대해서도 감사의 말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를 맞으면서 우리나라가 오히려 국제적 위상이 매우 높아졌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나라가 경제력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방역, 보건, 문화, 군사력, 외교, 국제 협력 등 모든 분야에서 G7(주요 7개국) 국가에 버금가는 명실상부한 선진국이라는 사실을 공인받게 되었다"라며 "여기에 오기까지 종교의 역할이 매우 컸다고 생각한다. 우리 전통문화를 지키면서 또 한편으로는 나라를 근대화하고, 민주화하고, 남북의 화해를 도모하고, 국민의 복지를 확대해 나가는 데 종교가 매우 큰 역할을 해 주었다"고 했다.

12일 청와대에서 종교계 지도자 초청 오찬 간담회가 열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12일 청와대에서 종교계 지도자 초청 오찬 간담회가 열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끝으로 문 대통령은 "대통령으로 한 가지 더 욕심을 부린다면,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에서 남은 마지막 과제가 국민들 사이의 지나친 적대와 분열을 치유하고, 통합과 화합의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라며 "당연히 정치가 해냈어야 할 몫이지만, 저를 포함해서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통합의 사회, 통합의 민주주의를 위해서도 종교 지도자들께서 잘 이끌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대표의장이자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대표회장인 원행 스님(조계종 총무원장)은 "온 세계가 코로나로 인해서 일상이 멈춰버린 어려운 시기인데도 불구하고 대통령님 그리고 정부, 국민, 종교 지도자님들이 힘을 합쳐서 K-방역을 이뤄냈다.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라며 "대통령께서는 탄소중립과 남북 문제에 대해서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우리 종교 지도자 여러분들께서도 남북의 동질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많이 해서 역할을 담당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원행 스님은 이어 "금년에 중요한 선거가 있다. 국민들이 분열되지 않도록, 상생할 수 있도록 종교 지도자 여러분들께서 함께 힘을 합칠 것"이라며 "우리 종교 지도자 여러분들의 원력과 수행력으로 대통령님 그리고 국민들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고 국운이 용천되기를 진심으로 축원드린다"고 말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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