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부 폐지-무고죄 강화' 윤석열, 떠났던 '이대남' 마음 돌릴까?
입력: 2022.01.09 00:00 / 수정: 2022.01.09 00:00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여성가족부 폐지 카드를 꺼냈다. 떠났던 이대남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6일 당사에서 열린 변화와 쇄신 청년보좌역들과의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의 질의를 듣는 윤 후보. /이선화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여성가족부 폐지' 카드를 꺼냈다. 떠났던 '이대남'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6일 당사에서 열린 '변화와 쇄신' 청년보좌역들과의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의 질의를 듣는 윤 후보. /이선화 기자

"2030 표심 유동성 커"…노력에 따른 지지율 만회 가능성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0·30세대 마음을 두드리고 있다. '스윙보터'로 꼽히는 젊은층의 표심 없이는 정권 교체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당 내홍 사태와 일부 여성 인사들의 선대위 영입에 따른 젠더 갈등에 이탈한 청년 유권자들의 표심을 다시 끌어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윤 후보의 최근 다소 과감하게 이른바 '20대 남성'에게 구애하고 있다. 메시지도 간결하고 단호하다. 7일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여가부) 폐지'를 공약했다. 애초 기존 여가부를 '양성평등가족부'로 개편하겠다는 입장이었다. 불가피하게 여성계의 강한 반발이 예상됨에도 윤 후보는 '여가부'를 없애겠다고 선언한 배경은 20대 남성 유권자들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지난 6일에도 '무고죄 처벌 강화' 공약을 재확인했다. 남성들 사이에선 여성의 성폭력 무고에 대해 엄벌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 역시 여성계에서는 무고죄 처벌을 강화하면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윤 후보가 '이대남'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앞선 지난 5일 선대위 쇄신안을 발표하면서 특히 청년층을 중용한 새로운 선대본을 구성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그간의 여러 논란을 의식한 듯, "지금까지 2030 세대에게 실망을 주었던 그 행보를 깊이 반성하고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사과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7일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글을 올렸다. /윤 후보 페이스북 갈무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7일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글을 올렸다. /윤 후보 페이스북 갈무리

그도 그럴 것이 윤 후보는 지지율 하락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관계자)에 불만을 품고 선대위에서 이탈했던 이준석 대표와 갈등과 지속하는 당 내홍 사태, 윤 후보의 거칠어진 언행과 '처가 리스크' 등이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2030 세대의 표심 이탈이 뚜렷하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3~4일 전국 만 18~39세 10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지율은 33.4%를 기록했다. 윤 후보는 18.4%로 조사됐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19.1%)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 보면, 20대(18~29세)에서는 이 후보(26.4%)와 안 후보(23.6%)로 박빙이었다. 윤 후보는 15.1%로, 큰 격차를 보였다. 30대에선 이 후보(41.3%)가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윤 후보(22.1%), 안 후보(14%) 차례다. 윤 후보를 지지했던 일부 2030 표심이 안 후보로 이탈했다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윤 후보는 쇄신안을 발표하면서 언행에 신중을 기하겠다는 견해를 밝혔고, 남녀 갈등의 촉매가 됐던 신지예 전 새시대준비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윤 후보의 곁을 떠나면서 당내 젠더 논란은 수그러든 상황이다. 여기에 속속 대선 공약과 정책도 내놓으면서 대선 후보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결정적으로 '청년 지분'을 보유한 이 대표와 갈등을 봉합함에 따라 윤 후보는 한숨 돌리게 됐다.

국민의힘 윤석열(오른쪽) 대선후보와 이준석 대표의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사진은 윤 후보와 이 대표가 지난해 12월 4일 부산 서면 젊음의 거리에서 함께 유세하는 모습. /국민의힘 제공
국민의힘 윤석열(오른쪽) 대선후보와 이준석 대표의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사진은 윤 후보와 이 대표가 지난해 12월 4일 부산 서면 젊음의 거리에서 함께 유세하는 모습. /국민의힘 제공

대선이 불과 두 달 앞으로 다가온 만큼, 청년 지지층을 포섭하기 위한 행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청년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해선 불미스러운 일이 없어야 하는 전제가 깔린다. 예컨대 윤 후보가 청년과 밀착하는 과정에서 혼선이 빚어지는 촌극이 발생했다는 점은 교훈으로 삼아야 할 부분이다.

지난 5일 선대위 국민소통본부가 주최한 온라인 청년간담회 행사에 윤 후보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애초 공지댔던 것과 달라지자 청년들은 강하게 항의했고 윤 후보는 스피커폰으로 인사했다. 이로 인해 '폰석열'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칭도 생겼다. 논란이 커지자 윤 후보는 SNS에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없을 것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윤 후보는 청년 지지율을 되찾을 수 있을까. 이은영 휴먼앤데이터 소장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윤 후보 지지율 보면 변곡점이 많고 안정적이지 못하다. 최근에는 2030에서 8%포인트가 빠졌다는 결과를 보면 젊은층이 주도했다고 볼 수 있다"며 "2030 표심은 유동성이 크기 때문에 윤 후보가 상당히 노력하면 이탈했던 젊은층 표심을 다시 끌어들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선 '윤핵관' 문제와 젠더 이슈 논란 등으로 또다시 갈등을 빚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런 위험요소를 억제할 수 있는 '상수'로 홍준표 의원이 꼽힌다. 홍 의원은 풍부한 경험과 연륜, 두터운 청년 지지층을 가진 인물이다. 이 소장은 "윤 후보는 홍 의원을 빨리 모셔오는 게 맞다. 홍 후보는 청년층의 지지가 두껍고 후보와 대표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홍 의원에게 만남을 제안한 상태다. 이르면 다음 주쯤 회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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