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도발 '올림픽' 불참…文, '종전선언' 구상 먹구름
입력: 2022.01.09 00:00 / 수정: 2022.01.09 00:00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사안인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난 5일 올해 첫 현장 방문 일정으로 강원 고성군 제진역에서 열린 동해선 강릉~제진 철도 건설 사업 착공식 현장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오늘 아침 북한은 미상의 단거리발사체를 시험 발사해 긴장이 조성되고, 남북 관계의 정체가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상황을 근원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대화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라며 북한도 대화를 위해 더욱 진지하게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사안인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난 5일 올해 첫 현장 방문 일정으로 강원 고성군 제진역에서 열린 '동해선 강릉~제진 철도 건설 사업 착공식' 현장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오늘 아침 북한은 미상의 단거리발사체를 시험 발사해 긴장이 조성되고, 남북 관계의 정체가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상황을 근원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대화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라며 "북한도 대화를 위해 더욱 진지하게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제공

북한, 무력시위에 국제사회 '규탄'…나 홀로 응답 없는 '대화' 강조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임기 종료 전 '종전선언'을 통해 남북 관계 개선 및 한반도 평화에 유의미한 진전을 남기려던 문재인 대통령의 구상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지는 분위기다. 북한은 지난 5일 탄도미사일(북한은 '극초음속미사일' 주장)을 발사한 데 이어 7일 베이징 동계 올림픽 불참을 공식 선언했다. 임기가 4개월가량 남은 시점에서 관계 개선은커녕 안정적 상황 관리도 녹록지 않아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일 임기 마지막 신년사에서 "(정부) 출범 당시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 상황 속에서 대화의 물꼬를 트고 평화의 길을 만들어나갔다"라며 "아직 미완의 평화이고 때로는 긴장이 조성되기도 하지만, 한반도 상황은 어느 때보다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우리가 주도해 나간 남북 대화와 북미 대화에 의해 지금의 평화가 어렵게 만들어지고 지탱되어 왔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미완의 상태인 평화를 지속 가능한 평화로 제도화하는 노력을 임기 끝까지 멈추지 않겠다"라며 지난해 9월 유엔총회에서 재차 제안한 종전선언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시사했다.

문 대통령의 계속된 구애에도 대화조차 하지 않고 있는 북한은 지난 5일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또다시 찬물을 끼얹었다. 같은 날 올해 첫 현장 방문 일정으로 한반도 통합철도망 남측 구간과 관련된 '강릉~제진 철도 건설 사업' 개시 현장을 찾은 문 대통령은 "오늘 아침 북한은 미상의 단거리발사체를 시험 발사해 긴장이 조성되고, 남북 관계의 정체가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상황을 근원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대화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라며 "북한도 대화를 위해 더욱 진지하게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정부는 한반도 통합철도망의 남측 구간 구축을 통해 경제협력을 향한 의지를 다지고 먼저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5일 국방과학원이 극초음속미사일 시험 발사를 진행했다고 6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갈무리, 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5일 국방과학원이 극초음속미사일 시험 발사를 진행했다고 6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갈무리, 뉴시스

북한의 도발에도 문 대통령의 강력한 종전선언 의지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들도 같은 날 긴급회의를 열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우려'만 표한 뒤 "현재의 남북 관계 경색과 긴장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북한과의 대화 재개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국제사회의 반응과 거리가 있는 대응이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다. 이에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케나다 등 국제사회는 한목소리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를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미국·프랑스·영국 등의 요청으로 오는 10일 비공개 유엔 안보리 회의를 열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을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이번에도 공동성명이 채택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할 때마다 회의를 소집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해왔으나,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이를 규탄하는 공동성명은 지난 2017년 8월 이후로 내지 못하고 있다.

이 가운데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7일 "적대 세력들의 책동과 코로나19를 이유로 베이징 동계 올림픽 불참"을 공식화했다. 앞서 미국이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한 데 이어 북한마저 불참을 선언하면서, 올림픽 계기 종전선언 논의 완료 구상은 사실상 불발됐다.

오늘 3월로 예정된 우리나라 대선과 한미연합훈련, 4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추대일 10주년 및 김일성 생일 110주년 등의 일정을 고려하면 이후에도 남북 및 북미 대화 재개에 긍정적인 이벤트는 없다.

지난해 말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당 중앙위 제8기 제4차 전원회의가 진행된 가운데 김정은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모습. /조선중앙TV 갈무리, 뉴시스
지난해 말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당 중앙위 제8기 제4차 전원회의가 진행된 가운데 김정은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모습. /조선중앙TV 갈무리, 뉴시스

이와 관련 장영일 국민의힘 선대본부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북한은 5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 발사가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 제시된 전략무기 최우선 과업 중 가장 중요한 핵심과업 완수라는 의의를 가진다'고 평가했다. 8차 당 대회는 김정은이 핵을 36번 강조하며 전술핵개발을 지시했던 행사"라며 "2017년 11월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북한이 지금껏 실전 사용이 가능한 전술핵과 이를 탑재할 첨단 미사일 개발에 온 역량을 쏟아부어 온 것이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 타령에 빠져 '평화'니 '대화의 끈'을 놓으면 안 된다는 잠꼬대 같은 소리만 반복하고 있다. 굴욕을 당해도 북한의 바짓가랑이라도 잡고 '어게인 2018 평화 쇼'를 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은 "김정은이 공언한 과업 중에는 전술핵무기도 포함되어 있으니, 머지않은 장래에 북한의 전술핵무기가 우리를 겨누게 될 것"이라며 "이토록 엄중한 국면에서 종전선언에만 몰두하는 것은 우리 안보를 포기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꼬집었다.

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 연구위원은 7일 발간한 '김정은 집권 10년 군사 정책 평가와 전망' 보고서에서 "김정은 집권 10년 동안의 정책 변화는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따른 변화로 김정은 체제는 향후에도 이러한 정책의 관성을 이어나갈 것을 예상된다"라며 "그 결과 지난 10년간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체제로의 발전 가능성은 감소해 온 반면, 북한의 협상 및 대화 재개 조건의 문턱은 점차적으로 높아져 왔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 연구위원은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체제의 실질적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북한의 이러한 관성과 정책 추이를 반영한 대북 정책과 비핵화 정책 발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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