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상>] 윤석열-이준석 극적 화해..."그런데 각본이라고?"
입력: 2022.01.08 00:00 / 수정: 2022.01.08 00:00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대선 후보가 6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포옹하고 있다. 두 사람의 갈등이 극적으로 봉합됐다. /이선화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대선 후보가 6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포옹하고 있다. 두 사람의 갈등이 극적으로 봉합됐다. /이선화 기자

<더팩트> 정치부가 여의도 정가, 청와대를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尹 '지옥철' 체험에 일부 시민 격앙…갈등 봉합 '쇼' 비난도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그야말로 격동의 한 주였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국민의힘 내홍 사태가 일단락됐다. 갈등을 빚어온 윤석열 대선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전격 화해했다. '울산 회동' 이후 또다시 극적인 장면을 연출한 것이다. 이 대표를 향해 사퇴까지 거론했던 국민의힘 의원들도 정권 교체에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윤 후보를 위해 직접 운전대를 잡기도 했다. 국민의힘이 다시 원팀으로 무장하면서 대선 레이스 열기가 한층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이색 공약으로 눈길을 끌었다. 탈모 치료제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탈모인들의 전폭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심는다 이재명' 구호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예상치 못한 1000만 탈모인들의 뜨거운 반응에 민주당 의원들의 '탈밍아웃'도 이어졌다. '참신한 공약'이라는 평가와 함께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비판도 동시에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신년사를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 최대 실정으로 꼽히는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실수요자를 위한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또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우리 경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국민의 삶의 완전한 회복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야당은 문 대통령의 신년사를 '소설'이라며 비판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 윤석열 대선후보, 이준석 대표, 권영세 선대본부장(왼쪽부터)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단독 회동을 마치고 회의장에 돌아와 두 팔을 들어올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원팀을 강조했다. /이선화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 윤석열 대선후보, 이준석 대표, 권영세 선대본부장(왼쪽부터)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단독 회동을 마치고 회의장에 돌아와 두 팔을 들어올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원팀'을 강조했다. /이선화 기자

◆윤석열·이준석, 평택 빈소 방문에 환호한 국민의힘 의원들

-이번 주 국민의힘은 그 어느 때보다 드라마틱한 한 주를 보낸 것 같아. 선거대책위원회 운영방식을 두고 오랜 갈등을 겪어오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드디어 화해하고 '원팀'을 선언했지.

-맞아. 윤 후보 선대위는 새해를 맞이해 모든 걸 바꾸고 다시 시작하겠다는 각오야.

-그런데 윤 후보와 이 대표가 화해하자마자 구설에 올랐다면서?

-윤 후보와 이 대표는 지난 6일 국회에서 끌어안고 극적으로 화해한 뒤 늦은 저녁 8시경, 경기 평택 냉동창고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소방관들의 빈소로 이동했어. 이 대표는 윤 후보에게 "오늘 저녁 평택으로 가는 거로 안다. 국민의힘 당 대표로서, 그리고 택시운전자격증 가진 사람으로서 평택으로 모셔도 되겠습니까?"라고 제안했다고 해.

-이들은 이 대표의 전기차 '아이오닉5'를 함께 탔지. 이 대표가 직접 운전하고 김기현 원내대표와 권영세 사무총장이 동행했어. 이들은 '원팀'과 화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함께 일정을 소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아. 그런데 이 과정에서 숨진 소방관을 조문하는 자리가 정치적 행사로 치부됐다는 점에서 거센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친 뒤 이 대표가 운전하는 차를 탄 모습. 이 대표는 이날 직접 운전해서 평택 물류창고에서 난 불을 진압하다 순직한 소방대원들의 빈소를 찾았다. /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친 뒤 이 대표가 운전하는 차를 탄 모습. 이 대표는 이날 직접 운전해서 평택 물류창고에서 난 불을 진압하다 순직한 소방대원들의 빈소를 찾았다. /뉴시스

-국민의힘은 이들의 장례식장행을 '원팀' 상징성 극대화의 기회로 보고 '평택행 스케치'라는 제목의 공지를 올렸어. 이 공지에는 "한 시간 운행하는 동안 지난 2주일 공백을 일시에 메울 수 있는 참신한 선거 전략이 논의됐다는 후문", "작은 이 전기차는 사실상 움직이는 선거대책본부였던 셈" 등의 내용이 담겼어. 제1야당 대선 후보와 대표의 입장이라고 보기에는 부적절했다는 비판인 거지.

-특히 사고 현장을 방문하겠다는 발표 자리에서 일부 의원들의 박수와 환호가 부적절했다는 점은 물론, 조문하는 사람들의 경건함이 없었다는 지적도 나왔어. 이런 여론을 의식한 탓인지, 국민의힘은 발표했던 공지문을 삭제했어.

-주변 반응은 어때?

-취재기자 A 씨는 "택시로 빈소를 모시겠다는 질문에 환호하는 의원들을 보니 기가 막힌다"며 "상식적으로 장례식장 다녀오겠다는 사람들에게 박수 보내는 행위를 이해할 수 없다"고 강하게 질타했어. 또 다른 기자 B 씨도 "공지를 올렸다가 삭제한 것을 보니 논란이 될 행위였다는걸 의식한 것 같다"며 "유가족에 대한 예의를 찾아볼 수 없다"고 했어. 이 외에도 "정치인들이 해서는 안 될 행위였다", "대통령 하겠다는 사람이 시야가 저렇게 좁아서 되겠냐"는 등 거센 비판이 있었어.

-어쨌든 이 대표와의 갈등을 봉합한 윤 후보는 '새롭게 다시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시민들에게 다가갔지만 이마저도 비판을 받았다고?

-맞아. 윤 후보는 대중교통 상습 정체 구간, 이른바 '지옥철'이라 불리는 김포 골드라인에서 9호선으로 환승했지. 운전면허증이 없는 윤 후보는 평소에도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했다고 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7일 오전 서울 지하철 9호선을 타고 여의도 국회의사당역에서 내려 당사로 출근하고 있다. 이날 일부 시민은 많은 인파가 몰려든 탓에 불편함을 호소했다. /남윤호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7일 오전 서울 지하철 9호선을 타고 여의도 국회의사당역에서 내려 당사로 출근하고 있다. 이날 일부 시민은 많은 인파가 몰려든 탓에 불편함을 호소했다. /남윤호 기자

-그런데 윤 후보의 보여주기식 정치가 오히려 시민들의 불편함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있어.

-맞아. 애초 윤 후보는 수도권 광역 교통망 관련 정책 공약을 발표하기에 앞서 직접 시민들의 어려움을 경험하겠다는 취지로 일정을 계획했어. 하지만 사람이 워낙 많이 몰리는 출근길 시간이었고, 윤 후보를 촬영하기 위해 인산인해를 이룬 취재진으로 인해 국회의사당역은 '아수라장'이 되었다고 해. 이런 우려에 국민의힘 선대본은 윤 후보 일정을 사전 공지하지 않았었지.

-일부 시민은 "미친 거 아니야?", "이런 짓을 왜 하나" 등 격한 반응을 보였다고 해. 그렇지 않아도 사람들에 치이는데 윤 후보가 사람들을 몰고다니니 긍정적으로 보지 않는 것 같아. 반면, 윤 후보가 수행원 한 명'과 최소 인원으로 움직였고, 출근길 혼잡을 고려해 사전 공지를 하지 않은 점을 두고 '진실성 있었다'라는 반응도 있어.

-윤 후보의 출근길 체험 전략은 이 대표의 제안으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어. 비록,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신선한 선거 운동'이라는 긍정적인 면도 있어서 어느 정도 성과는 거둔 셈이지. 이 대표의 합류로 윤 후보가 지지율 반등을 이뤄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극적으로 이 대표와 화해했다. 이를 두고 온라인상에서 대국민 쇼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선화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극적으로 이 대표와 화해했다. 이를 두고 온라인상에서 "대국민 쇼"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선화 기자

◆尹-李, 극적인 화합…갈등은 짜여진 각본?

-윤 후보와 이 대표가 끝내 화해했지?

-맞아. 윤 후보와 이 대표는 지난 6일 그간의 갈등을 털어냈어. 국민의힘은 당 대표 사퇴를 촉구하는 결의안이 채택될 정도로 심각했던 내홍 사태도 일단락되는 모습이야. 지난해 12월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관계자) 문제와 선대위 지휘체계 등을 문제 삼으며 선대위에서의 모든 직을 내려놓은 이후 2주 만에 갈등이 봉합됐어.

-두 사람의 극적 봉합은 윤 후보의 등장으로 가능했지?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공개 연설을 한 뒤 비공개로 전환해 의원들과 토론했어. 사실 이날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오전부터 의원총회를 열고 이 대표 사퇴를 논의했어. 의원들은 오후에도 의총을 이어가면서 이 대표의 참석을 요구했지. 그런데 이 대표가 공개 토론을 하지 않으면 참석하지 않겠다고 반발하면서 다시 한번 극한 대립을 보였어. 의원들과 이 대표의 갈등이 어느 정도였는지는 의총에서의 발언을 보면 알 수 있을 것 같아. 의총에서는 이 대표를 향해 "양아치" "사이코패스" 등 원색적인 비난이 쏟아졌어.

-결국 이 대표가 의총장을 찾았고, 약 28분간 원고도 없이 연설을 했어. 대단하긴 한 것 같아. 이 대표는 연설에서 그동안 본인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면서 "죄송하다"고 했어. 그러면서 이 대표가 선대본부 복귀를 시사했지. 하지만 갈등은 여전했는데, 이때 '짠~'하고 윤 후보가 의총장에 등장했어. 예고 없이 의총장을 찾은 윤 후보는 이 대표에게 힘을 합칠 것을 부탁했고, 이 대표는 호응했어. 두 사람은 서로를 끌어안았고 극적으로 갈등이 해소됐지. 윤 후보는 "피는 물보다 진하다" "분골쇄신하겠다" "화해랄 것도 없다" 등 호탕한 모습을 보였고, 의원들이 박수로 화답했어.

-다시 '원팀'이 되면서 윤 후보는 한숨 돌리게 됐다고 보면 되겠네.

-그렇게 봐도 무방할 것 같아. 왜냐하면 당 내홍 사태가 대선 행보에 걸림돌로 작용했고, 당과 윤 후보에 대한 국민의 불만과 피로도가 높아지면서 분명히 좋지 않은 영향을 줬기 때문이야. 하지만 당 내홍이 수습 국면에 접어들면서 윤 후보는 대선 캠페인에 집중할 수 있게 됐어. 최근 윤 후보의 지지율은 바닥을 쳤는데, 반등할 발판을 마련한 셈이야.

갈등을 해소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향후 공동 선거운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윤 후보와 이 대표가 지난해 12월4일 부산 서면 젊음의 거리를 찾아 유세하는 모습. /국민의힘 제공
갈등을 해소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향후 공동 선거운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윤 후보와 이 대표가 지난해 12월4일 부산 서면 젊음의 거리를 찾아 유세하는 모습. /국민의힘 제공

-일각에선 음모론이 나오기도 하던데.

-온라인에서 이런 시각이 많더라고. 이 대표와 윤 후보가 '짜고 친 고스톱' '삼류 소설' '막장 드라마' 이런 인식들이 꽤 있어. "쇼하는 거 안 보일 줄 아냐? 이것들이 진짜 국민을 바보로 보나"라는 댓글은 수십 명의 추천을 얻기도 했어. 일부는 경력 부풀리기 논란에 휩싸인 윤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이슈를 의도적으로 묻히게 하기 위해 다툼을 벌인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어.

-영화 '킹덤'에서 나온 명대사 '이슈로 이슈를 덮는다'가 떠오르네. 근데 이게 가능한 일이야?

-윤 후보와 이 대표가 무언가 의도를 가지고 갈등을 빚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지. 대선을 앞두고 당의 분란이 나면 좋을 게 하나도 없잖아. 심지어 '킹메이커'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도 윤 후보와 결별했어. 선대위를 해체하고 선대본 체제를 구성하고, 일부 측근 인사들도 줄줄이 직에서 물러났어. 이처럼 큰 출혈이 났는데, 윤 후보와 이 대표의 갈등은 짜인 각본이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봐.

-어쨌든 윤 후보와 이 대표가 '울산 회동' 이후 다시 갈등을 봉합했는데, 앞으로 어떤 화합의 모습을 보여줄지 지켜보자고.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곽현서 기자, 송다영 기자

☞<하>편에서 계속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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