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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심한 갈등을 보이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6일 오후 극적으로 화해했다.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포옹하는 두 사람. /국회=이선화 기자 |
이준석 사퇴 결의안 '철회' 후 '원팀' 선언...尹 "모든 게 제 탓"
[더팩트ㅣ국회=곽현서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그간의 갈등 관계를 봉합하고 '원팀'을 외치며 극적 화합을 이뤄냈다. 이 대표가 지난달 21일 선대위원장직을 사퇴한 지 16일 만이다.
국민의힘은 6일 의원총회를 열어 이 대표 사퇴 촉구 결의안을 추진했으나 막판 윤 후보의 의총 참석을 계기로 철회했다. 당초 윤 후보는 의총장을 찾을 계획이 없었다. 저녁 8시께 이 대표와 의원 전원이 참석해있는 국회 본관 예결위 회의장을 윤 후보가 예고 없이 찾았다.
앞서 이 대표는 오후 5시 20분께 의총장을 찾아 약 30분간 공개 연설을 한 뒤 비공개로 전환해 의원들과 토론을 나누던 중이었다.
이 대표는 마무리 발언을 통해 "저는 오늘내일 후보와 진솔한 대화를 할 것"이라며 "서로 오해가 풀리고 국민이 감동받는 선거가 되길 기대한다. 그 과정에서 의원들께 보답하게 되길 바란다"고 발언을 마쳤다.
이 대표 발언 도중이던 오후 7시 50분 윤 후보가 의총장 문을 열고 들어섰다. 윤 후보는 발언대로 나와 "모든 게 제 책임이다. 각자가 미흡한 적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당이라는 게 뭔가 선거 승리 위해 일하는 집단이 아닌가"라며 "저와 이준석 대표 그리고 의원 여러분 모두 힘을 합쳐 3월 대선, 승리로 이끕시다"라고 말하며 단합을 강조했다.
윤 후보의 발언이 끝난 뒤 의원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이후 윤 후보와 이 대표는 의총장 옆 방으로 잠시 이동해 둘만의 시간을 짧게 가졌다. 다시 회의장으로 돌아온 이들은 권영세 사무총장과 김기현 원내대표 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원팀'의 결의를 보였다. 의원들은 '다시 시작!', '초심으로!', '원팀으로!' 등 구호를 외쳤고, 이 대표에 대한 사퇴 촉구 결의안 추진을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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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대선 후보가 6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을 향해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이선화 기자 |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원팀'을 선언했다. 그는 "오늘부터 1분 1초도 낭비하지 않겠다"며 "이 자리에서 제가 후보님께 공개적으로 제안을 드린다. 후보님이 의총 직후에 평택에 가는 일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 제가 국민의힘 당 대표로서, 그리고 택시운전자격증 가진 자로서 평택으로 모셔도 되겠습니까?"라고 물었다.
이 대표의 질문에 윤 후보는 벌떡 일어나 박수로 화답했다. 의총 현장에 있던 의원들도 함께 박수를 쳤다.
이 대표는 또, "대표의 권위를 버리고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선거를 뛸 것이고 당사에서 숙식을 하겠다"며 "우리 당원들과 국민들의 사랑 받아 선출된 윤 후보가 3월 9일 당선자 신분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며 대선 승리를 향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윤 후보는 의총을 모두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화해랄 것도 없다"며 "피 같은 당원이고, 국민의힘에 같이 뼈를 묻기로 함께한 사람이기에 국민들의 명령을 받들어 분골쇄신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의총에서는 김기현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 지도부' 재신임도 이뤄졌다. 지난 3일 김 원내대표와 김도읍 정책위의장은 선대위 '쇄신'의 모범이 되겠다며 모든 직을 내려놨었다.
윤 후보와 이 대표의 '원팀' 행보는 이날 바로 이어졌다. 극적인 화해 후 윤 후보는 이 대표가 직접 운전하는 전기차를 타고 평택 공사장 화재로 순직한 소방관들의 조문을 위해 함께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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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친 후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
이들의 극적인 화해로 윤 후보의 지지율 반등 성공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윤 후보는 그간 페미니스트 외부 인사 영입으로 인한 '이대남' 이탈 가속화 현상, 장기화되는 당내 갈등으로 인해 지지율 하락을 겪어왔다.
다만, 윤 후보의 지지율 반등은 쉽지 않아 보인다. 갈등의 화두가 됐던 신지예 전 새시대위원회 수석부위원장과, 이수정 공동선대위원장이 선대위를 떠났지만, 2030 세대들의 불신으로 인한 여진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그간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윤 후보의 '실언' 논란도 해결해야 할 과업으로 남았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도 윤 후보에겐 부담이다. 국민의힘이 자중지란을 겪는 동안 안 후보가 반사 이익을 얻으며 지지율 마의 구간 '10%'를 눈앞에 두면서다. 안 후보는 거대 여야 대선 후보 모두를 겨냥해 "불의한 강자가 아닌 정의로운 약자가 이기는 선거, 힘과 진영논리가 아닌 합리와 상식이 선택받는 선거를 만들어 달라"며 지지층 결집에 나서고 있다.
윤 후보가 극적으로 이 후보를 끌어안고, 원내 의원들의 화합을 이끌어낸 리더십을 발휘하면서, 지지율 하락세를 끝내고 '정권교체'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