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안 묻힐라'…윤석열·이준석, 갈등 언제까지
  • 신진환 기자
  • 입력: 2022.01.06 05:00 / 수정: 2022.01.06 09:28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선거대책위원회 해산 및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 후보는 갈등을 빚은 이준석 대표의 선거대책본부 합류에 대해 선을 그었다. /이선화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선거대책위원회 해산 및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 후보는 갈등을 빚은 이준석 대표의 선거대책본부 합류에 대해 선을 그었다. /이선화 기자

李, 尹 쇄신안 긍정 평가…의원들도 사퇴 압박 자제[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실무형 선거대책본부로 새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린다. 추락하는 지지율의 반등을 모색하기 위한 파격적인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과도 결별하며 후보 중심의 체제를 선택한 전략이 통할지 주목되는 동시에 갈등을 빚어온 윤 후보와 이준석 대표의 관계도 개선될지 관심이 쏠린다.

일단 윤 후보는 이 대표와 거리를 뒀다. 그는 5일 이 대표의 선대본 합류와 관련해 "선대본은 위원회가 아니고 본부 구조로 일하게 되는 실무형 기구"라며 "본부에서 직책을 맡는 것보다는 대표로서 역할을 해주시면, 꼭 선대본 직책이 있어야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했다. 사실상 이 대표가 선대본에 합류하는 것에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당내에서 제기되는 이 대표의 자진 사퇴와 관련해선 "이 대표의 거취 문제는 소관 밖의 사항"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많은 당원과 의원이 이 대표가 더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에 나서주기를 기대하는 것이라고 본다. (이 대표도) 그렇게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며 에둘러 이 대표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간 윤 후보는 직접 분쟁을 조정하기보다는 대권 행보에 무게를 뒀다. 선대위 내 갈등이 표면적으로 드러났음에도 "그게 바로 민주주의 아니겠다"라며 사실상 방관했다. 이 대표가 당내 장악력을 키우기 위해 초강수를 두는 것 아니냐는 비판과 지적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집안싸움으로 번졌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이 대표의 사퇴론이 거세게 나온다. 전날만 하더라도 중진 의원들은 이 대표를 강하게 압박했다. 국회부의장 정진석 의원은 "이 대표가 보여준 최근 궤적은 상식적이지 못하다는 데 중진들이 공감했다. 매우 비상식적이라는 데에서 중진들이 의견을 같이했다"라고 밝혔다. 권성동 당시 사무총장도 "당대표의 제1 임무는 정권교체 선봉장이 되는 것"이라며 "그런 부분에 대해서 이 대표의 발언을 보면 당의 분란을 조장하고 해당행위를 한 것"이라고 직격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 앞에서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 앞에서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하지만 윤 후보가 새롭게 조직을 꾸리고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공언한 만큼 이 대표를 당 구성원들도 보폭을 맞추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예정돼 있던 중소기업 관련 행사 참석 일정을 돌연 취소했다. 윤 후보가 참석 의사를 밝히면서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후보가 참석하니까 양보한 것"이라며 "중요한 일정에 후보가 빛나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한 충돌이 예상됐던 이 대표와 당 소속 3선 이상 의원들의 연석회의도 연기됐다. 정 의원은 "윤 후보 기자회견이 있었는데 중진들이 이 대표를 만나 또 다른 단락을 만드는 건 홍보 전략상 적절하지 않다"며 "모든 시선이 후보에게 갔으니 후보의 뜻을 존중하고 따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이 대표도 많이 고민하고 있다. 맡은 바 역할에 최선을 다하려는 마음가짐이 있다"고 했다.

윤 후보의 선대위 전면 재편과 '윤핵관'으로 지목됐던 권성동·윤한홍 의원이 당직과 선대위 직책을 모두 내려놓음으로써 내홍 봉합 가능성은 커지는 분위기였다. 이 대표도 윤 후보가 슬림한 선대본부를 꾸리겠다는 개편 방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오늘 선대위의 개편 방향은 큰 틀에서 보면 제가 주장한 것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 있다"며 "상당한 기대를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표가 5일 오후 페이스북에 "저는 오늘 선거에 있어서 젊은 세대의 지지를 다시 움틔워 볼 수 있는 것들을 상식적인 선에서 소위 연습문제라고 표현한 제안을 했고, 그 제안은 방금 거부됐다. 그리고 오늘 있었던 '이준석 계열' '이준석의 사보타주로 청년들이 호응하지 않아서 젊은 사람들과 소통을 계획했다'라는 이야기는 해명이 어차피 불가능해 보인다. 3월 9일 윤석열 후보의 당선을 기원하며 무운을 빕니다. 당대표로서 당무에는 충실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갈등의 불이 다시 붙여진 셈이다.

문제는 당 내부에 이 대표에 대한 비토 정서가 남아 있다는 점이다. 윤 후보가 고강도 쇄신안을 발표함에 따라 다들 한 발씩 물러선 양상이 짙다. 때문에 향후 이 대표의 언행에 따라 언제든 분열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shincombi@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