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제진 철도' 55년 만에 복원…文 "남북 열차 이어지면 '평화의 길' 가까워질 것"
입력: 2022.01.05 15:17 / 수정: 2022.01.05 15:17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첫 현장 방문 일정으로 5일 오전 강원 고성군 제진역에서 열린 동해선 강릉~제진 철도 건설 사업 착공식 현장을 찾았다. 문 대통령이 착공식을 마치고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첫 현장 방문 일정으로 5일 오전 강원 고성군 제진역에서 열린 '동해선 강릉~제진 철도 건설 사업 착공식' 현장을 찾았다. 문 대통령이 착공식을 마치고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문 대통령, 새해 첫 현장 방문으로 '강릉~제진 철도 건설 착공식' 참석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올해 첫 현장 방문 일정으로 남북출입사무소(CIQ)가 위치한 우리나라의 최북단 역인 '제진역'을 방문했다. 강릉시 남강릉신호장부터 고성군 제진역 간 112km의 단선 철도를 연결하는 '강릉~제진 철도 건설 사업' 개시 현장을 찾아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다시 한번 마음과 의지를 모으고 관계자를 격려하기 위한 행보다.

청와대에 따르면 총사업비 2조7406억 원이 투입돼 2027년 말 완공될 예정인 강릉~제진 철도 건설 사업은 약 4조7000억 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3만9000명의 고용 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사업을 통해 종축으로는 지난해 말 개통한 부산~울산~포항 구간, 2023년 개통 예정인 포항~삼척선과 연결되어 포항·울산·부산까지 한 번에 이동할 수 있으며, 횡축으로는 2018년 개통한 원주~강릉선, 2027년 개통 예정인 춘천~속초선과 연결되어 서울까지 철길이 이어진다.

◆동서남북 이어지는 철도망 구축 발판 마련

특히 문 대통령이 이날 오전 방문한 제진역은 2002년 남북 간 합의를 통해 2007년 북한의 감호역과 연결된 곳으로, 향후 강릉~제진 구간 개통 시 한반도 통합철도망 구축을 통해 대륙철도망(시베리아횡단철도 등)과 연계되어 유라시아까지 뻗어 나갈 관문에 해당한다.

신혜현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번 일정과 관련해 "2018년 4월 남북정상회담 시 판문점 선언을 통해 남북이 최우선으로 추진하기로 합의한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의 이행 노력을 우리 정부가 멈추지 않고 경주해 왔음을 확인하고, 철도 소외 지역이었던 강원도에 동과 서, 남과 북으로 이어지는 철도망 구축의 발판이 마련되었음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전 강원 고성군 제진역에서 열린 동해선 강릉~제진 철도 건설 착공식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전 강원 고성군 제진역에서 열린 동해선 강릉~제진 철도 건설 착공식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문 대통령은 현장 축사에서 "2022년 새해 첫 현장 방문으로 강원도를 찾았다. 반가운 소식으로 새해를 시작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라며 "드디어 강릉과 제진을 잇는 112km 철도 건설의 첫 삽을 뜬다. 1967년 양양~속초 노선 폐지 후 동해선에서 유일하게 철도가 없었던 동해북부선이 55년 만에 복원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오늘의 성과에 이르기까지 힘을 모아준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지역 국회의원, 고성군민과 시민단체에 깊이 감사드린다. 철도 건설과 운영을 이끌어갈 국가철도공단과 한국철도공사 임직원들께도 격려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동해안 철도망을 완성하고 한반도를 남북으로 잇는 동해북부선의 복원으로, 강원도는 새로운 모습으로 도약하고 남북 경제협력의 기반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15년 전이었던 2007년 이곳 제진역에서 금강산역으로 가는 시범운행 열차의 기적소리가 울렸다"라며 "장차 다시 남북 열차가 이어진다면 평화로 가는 길도 성큼 가까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8년 남북은 철도와 도로 교통망을 연결하기로 약속했다. 이후 북측 철도 구간의 공동조사를 시행하고, 그해 12월 26일 개성 판문역에서 동·서해선 남북철도 및 도로 착공식까지 개최했으나, 현재까지 실질적인 사업의 진전을 이루지는 못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남북 철도 연결에 대한 의지는 달라지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강릉~제진 철도는 동해선 연결의 핵심이다. 이제 해당 구간에 철도가 놓이면 남북 철도 연결은 물론 대륙을 향한 우리의 꿈도 더욱 구체화 될 것"이라며 "북한과 관광협력 재개의 기반이 마련될 것이고, 부산을 기점으로 강원도와 북한의 나선을 거쳐 유라시아, 유럽대륙까지 열차가 달릴 수 있는 길도 열린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전 강원 고성군 제진역에서 열린 동해선 강릉~제진 철도 건설 착공식에서 발언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전 강원 고성군 제진역에서 열린 동해선 강릉~제진 철도 건설 착공식에서 발언 하고 있다. /뉴시스

문 대통령은 이어 "남북한을 포함한 동북아 6개국과 미국이 참여하는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구상의 실현도 눈앞으로 다가오게 될 것"이라며 "새로운 기회의 땅인 유라시아 대륙을 향해 우리 청년들이 웅대했던 고구려의 기상과 함께 더 큰 꿈을 키워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정부는 한반도 통합철도망의 남측 구간 구축을 통해 남북 경제협력을 향한 의지를 다지고 먼저 준비할 것"이라며 "강릉~제진 철도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현재 공사 중인 경원선의 동두천~연천 구간 전철화 사업도 2023년까지 완료하겠다. 대륙 철도 연결에도 선제적으로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北, 미사일 무력 시위…文 "남북 '대화의 끈' 놓아선 안 돼"

이 가운데 북한은 이날 오전 동해상으로 미상의 단거리 발사체를 시험 발사해 문 대통령의 올해 첫 평화 행보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 때때로 긴장이 조성된다. 오늘 아침 북한이 미상의 단거리 발사체를 시험 발사해 긴장이 조성되고, 남북 관계의 정체가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라면서도 "이러한 상황을 근원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대화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북한도 대화를 위해 더욱 진지하게 노력하고, 남북 간에 신뢰가 쌓일 때 어느 날 문득 평화가 우리 곁에 다가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부대변인은 "향후 강릉∼제진 구간이 개통되면 강원도 철도망 구축으로 지역 관광 등 지역 경제 활성화 및 지역 주민들의 교통 편의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서울에서 강릉을 거쳐 제진까지 3시간, 부산에서 제진까지 3시간 30분이면 이동 가능해지는 대표적인 지역균형 뉴딜 사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산에서 나진까지 한반도 통합철도망의 동해축이 완성되고 시베리아횡단철도(TSR), 만주횡단철도(TMR), 몽골횡단철도(TMGR) 등 대륙철도망과 연계됨에 따라 국가 물류 경쟁력 강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부산신항에서 네덜란드 간 물류 운송시간이 해상운송 시 60일에서 37일로 크게 단축된다. '철의 실크로드'를 통해 동북아 지역의 경제 협력 기반이 마련되고,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이 실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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