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윤석열 "회초리 달게 받겠다. 이준석 거취는 제 소관 밖"
입력: 2022.01.05 14:08 / 수정: 2022.01.05 14:08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선거대책위원회 쇄신 관련 입장발표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선거대책위원회 쇄신 관련 입장발표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기자회견 마친 뒤, 30분가량 질의응답 시간 가져

[더팩트ㅣ여의도=곽현서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5일 "오늘부로 선거대책위원회를 해산하겠다. 저의 부족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서 주시는 회초리와 비판을 달게 받겠다"며 고새 숙였다.

윤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금까지 해온 것과 다른 모습으로 다시 시작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약 30분 동안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선대위 해체 배경과 향후 행보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기존 선대위는 집행기구가 너무 많아 의사소통과 결정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지적하며 "선거대책 본부 중심으로 아주 슬림하고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체제로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선대본부장은 권영세 의원이 맡게 됐다고 밝히면서 추가 인선에 대해선 "생각을 정리한 뒤 내정된 분들과 얘기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질의응답 시간 내내 '2030', '젊은 층'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저명인사의 인재 영입이 아닌, 그들이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과 대안 의식을 많이 반영하겠다"며 "청년 세대를 더 많이 참여시키겠다"고 말했다. 최근 2030 지지율 하락을 염두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 제기된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에 대한 지적에는 "선대위가 해체되고 새롭게 꾸려진다면 기존 인원들이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배우자 김건희 씨의 선거 유세와 관련해선 "지난 2년간 집중적인 수사를 받아오면서 심신이 많이 지쳐 있다. 어떤 면에서는 요양이 필요한 상황까지 온 상태"라고 안타까워하며 "정치적인 선거운동보다는 조용한 봉사활동 등을 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 브리핑룸에서 선대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 브리핑룸에서 선대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다음은 윤 후보와 일문일답.

-선수는 전광판 안 본다 했는데 지지율이 급락했다. 이 대표 발언이 많은 영향 끼쳤다고 보는 데 동의하나.

"좋은 결과는 모두의 노력으로 이루고, 다 함께 축하하고 기뻐해야 할 일이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을 때는 오로지 후보인 저의 책임이다."

-홍준표 의원에게 선대위원장 제안했지만 불발된 건가.

"정확한 경위에 대해서는 저도 잘 모르는 부분이다. 제가 경선에서 함께 뛰었던 후보들께 도움을 요청한 것은 맞으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선 차이가 있어 말씀드리기 어렵다."

-이번 선대위 쇄신은 '윤석열 홀로서기'로 불리는데, 김종인 위원장과 결별한 것인가.

"결별이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선대위원회라는 조직이 너무 컸다. 기동성 있고 실무형으로 2030세대가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하겠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젊은 청년보좌역들 중심으로, 아직 보좌역이 선발되진 않았으나 저희 캠프에서 일하는 청년들의 얘기를 들어보고 무릎치고 감탄할 때가 많았다. 조금 더 청년 세대가 캠페인에 주도적으로 뛸 수 있게 하기 위해선 의사결정 구조도 단순화하고 실무형으로 바꾸는 게 맞겠다는 판단에 결정했다."

-김종인 위원장과 연락 했는지?, '후보는 연기하라'는 발언을 문제 삼아 고려한 건가.

"그저께도 뵙고, 아침에도 감사 전화를 드렸다. 앞으로 많은 조언 부탁드린다고 말씀드렸다. 김종인 위원장 연기 발언에 대해선 나쁜 뜻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중진 정치인이라 하더라도 자기 생각을 그냥 거침없이 얘기하는 것보단 대선에 도전하는 입장이라면 아무리 정치 경험이 많다 하더라도 캠프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조언들을 수용해서 따라야 한다는 말씀이다. 후보를 비하 하는 듯한 입장에서 한 말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대표와의 갈등을 덮어두고 가는 모양새다. 혹시 이 대표를 찾아가거나 협력을 요청할 계획은 있나.

"저나 이 대표나 국민과 당원이 정권교체에 나서라고 뽑아 주신 것이다. 똑같은 명령을 받은 입장에서 저도 이 대표도 대선을 위해, 당 대표로서 역할을 잘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장동 토론하면 제안하면 받아들이는 건가.

"상대 후보의 대장동 의혹, 공인으로서 정책과 결정, 대선 운동 과정에서 발표한 공약을 국민들 앞에 검증하기에는 3회 법정 토론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아주 효과적인 토론이 될 수 있도록 캠프 실무진들에게 법정 토론 이외에 대한 협의에 착수하라고 지시했다."

-김 위원장과 홍 의원을 직접 찾아가 도움을 요청할 계획 있나.

"국민의힘 모든 분들의 힘을 합쳐서 선거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필요한 모든 일들은 내가 하겠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 상승하고 있는데, 단일화 관련 소통할 생각 있나.

"모든 선택은 국민들께서 하시는 것. 정치인이 이러고 저러고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늘 말씀드렸지만 단일화 얘기는 선거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 도의상 맞지 않는 일이라 생각한다."

-새시대위원회 역할은 어떻게 되는 건가, 김한길 위원장과는 소통 있었나.

"김한길 위원장은 위원장직을 그만뒀다. 새시대준비위원회는 정권교체를 열망하지만 국민의힘에서 담기 어려운 분들과 함께 동행하기 위한 조직이기 때문에, 새시대위는 정권교체를 위한 일들을 같이 걸어가실 거라 생각한다."

-선대위를 해산했다. 어느 분과 함께 가는 건가.

"권영세 의원이 선거대책본부장을 맡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쇄신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쇄신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2030 강조 했는데, 이들의 마음 얻기 위해 이 대표의 선대위 참여는 어떻게 생각하나.

"선대위본부가 위원회 구조가 아닌 본부 구조기 때문에 선뜻 본부에 직책을 맡기보단 당대표로서 얼마든지. 실무형 기구이기 때문에 위원회면 위원장 상임위원장 맡으면 되는데, 기존 본부도 반으로 축소해서 선대 본부 산하로 편입할 생각이다. 당 대표로서 역할 해주시면 얼마든지. 선거운동이라는 게 중앙 선대본부에 직책이 꼭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

-후보님 가족 문제, '비전 제시' 부족 등 논란에 대해 분명하지 못했던 점이 있다. 선대위 해산까지 오게 된 것을 두고 후보자 교체론도 거론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모든 것을 국민들께 맡길 생각이다. 지금 제1야당 후보로 선출됐기 때문에 국민들께서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점이 있으면. 선거운동이라는 것은 정부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되는 단순한 경쟁만이 아닌 자질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이다. 국민들의 뜻이 어떤지 몰랐던 걸 깨닫고 배우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측근 이야기만 듣는 것에 대한 국민들 우려가 있다.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세계 어느 나라나, 현재 민주당도 다 후보와 오랜 인연이 있고 함께 일했던 사람들이 중심이 되어 끌고 나가는 것은 맞다. 하지만 내부에서 선거운동에 많은 분들이 참여할 의사가 있는데 몇 분의 경선캠프 때부터 일하던 분들이 이것을 가로막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 효율적 선거를 위해서 그분들이 물러나서 뒤에서 돕는 게 맞지 않겠냐는 말이 있는데, 우리 당원과 국민들 뜻 받들어 선구 운동 해야 할 것 같다."

-배우자 문제에 대해 같은 잣대를 대겠다고 했다. 60일 정도밖에 남지 않았는데 배우자의 공식 등판은 언제쯤인가.

"조국 사태 이후 제 처와 처가가 2년 동안 집중 수사를 받아왔다. 그러다 보니 심신이 많이 지쳐있는 상태다. 제가 볼 때 요양까지 필요한 상태인데, 형사적으로 처벌될 일이 크게 없다고 걱정하지 말라 해도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아 왔다. 본인이 잘 추스르고 나면 선거운동 과정에서 정치적인 운동에 동참하기보단 봉사 활동 등을 할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

-권성동·윤한홍 의원 등 '윤핵관'으로 지적된 사람들 자리 없어도 영향력 행사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있다.

"후보에게 부담 주기 싫다고 한참 전에 사의 표명을 했다. 공식 기구에서 물러나게 되면 선대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입장문에서 하고 싶은 말이 아닌 국민들이 듣고 싶은 말 하겠다 했는데, 본인의 소신 발언보단 선대위에서 준비한 발언을 하겠다는 것인가.

"국민이 듣고 싶은 말을 하겠단 얘기다. 나는 우리 국민들이 잘사는 미래를 위해 '~~한 것을 바꾸고 고치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국민들 관심사는 다를 수 있다. 국민들께서 현재와 미래의 더 나은 삶을 위해 관심사를 파악하고 말하겠다는 뜻이다."

-이 대표 사퇴 여론이 상당하다. 동의하나? 어떻게 갈등 해소할 것인가.

"이 대표 거취 문제는 내 소관 밖이다. 많은 당원과 의원들께서 이 대표에게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에 나서 달라고 기대하는 입장이지만 각자 하시지 않겠나 생각한다."

-이수정, 신지예 등 외부 인사 영입했다. 새로운 선대위 꾸리면서 공약 등은 계속 유지되는 건가.

"신 위원은 사퇴했다. 선대위 자체가 해체됐기 때문에 자동으로 이 위원의 '공동선대위원장'직 자체도 없어졌다. 앞으로 2030과 청년 세대를 선거 운동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게 하고 영입 방식에 대해 입장을 보이는 것은 많이 지양하려 한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쇄신 관련 기자회견 도중 생각에 잠겨있다. /이선화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쇄신 관련 기자회견 도중 생각에 잠겨있다. /이선화 기자

-권영세 선대본부장이 맡는 조직은 어떻게 되는 건가.

"(지금까지는) 선대위 위원회가 있고, 위원회에 총괄위원장, 상임, 공동, 부 형태의 구조가 있다. 소위 '집행기구'로서 선대위 각 본부가 있었다. 이제는 위원회와 산하본부를 전부 해체하고 선대위 본부 중심으로 슬림하고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체제로 바꾸겠다. 의사결정기구에 있었던 위원회는 자동 해산이다. 본부들도 웬만하면 다 '단'으로 축소해서 선대위 본부 산하에 소속된다. 다만, 정책본부는 별도로 조치하게 될 것 같다. 규모가 방대하고 다양한 분야에 대한 비전, 공약 부분들을 발표하고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 정책본부에 있어 약간 줄인 형태로 운영될 것 같다."

-구체적으로 어떤 인사 임명할 건가.

"생각은 해 뒀지만, 오늘 오후 늦게까지 생각 정리하고 내정된 분들과 얘기해 보겠다. 빠르면 내일 중으로 발표하겠다."

-후보가 생각하는 윤석열다움이란 무엇인가.

"국민들의 생각, 국민들이 바라보는 관점, 여기에 더 겸허하고 낮은 자세로 귀 기울여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철저하게 생각하겠다."

-어떤 방법으로 2030 표심 잡을 것인가.

"인재 영입이 아닌 청년 세대를 더 많이 참여시키겠다. 그들이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과 대안 의식을 많이 반영하겠다. 하지만 2030세대 표심 잡기를 목표로 삼아서는 안 된다. 우리 사회는 2030부터 70대까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세대의 문제를 잘 균형 있게 보겠다."

-'청년보좌역' 등의 직책은 그대로 유지 되는 건가.

"원래 정책본부에 있는 보좌역은 그대로 유지한다. 다른 본부가 선대위 본부로 일괄 통합되면 선대위 본부로 다 함께 일하게 될 것이다. 더 적극적으로 청년보좌역들의 얘기 많이 듣고 중요 회의에 꼭 참석시키겠다."

-원내지도부 사퇴했는데 김기현 원내대표에게 복귀를 요청할 계획 있나. 임 본부장 '정책 본부' 보도는 맞나.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국민의힘 혁신을 위해 본인이 사의 표명을 했지만, 원내대표를 또 선출하는 것은 대선 직후로 연기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 하는 게 내 바람이다. 임 본부장 역할에 대해선 얘기를 많이 나눴고, 어떻게 할지에 대해선 다시 말씀드리겠다."

-슬림화 선대위 본부는 김 위원장이 구성했던 거랑 크게 다르지 않은데 왜 결별한 건가.

"선대위라는 그 조직 자체를 아예 두는 것보다 본부 체제로 가는 것이 어떻게 보면 더 슬림하고 더 의사결정이 발 빠르기 때문에 그렇게 방향을 잡았다."

zustj913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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