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기소중지 '3년 만에' 수사 재개 촉구[더팩트ㅣ국회=김미루 인턴 기자] 국민의힘은 30일 "'혜경궁 김씨'는 (이재명 대선 후보 배우자) 김혜경 씨"라는 주장을 다시 꺼내며 수사 재개를 촉구했다.
이양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혜경궁 김씨가 김혜경 씨라는 증거를 공개한다. 거짓말하는 지도자를 원하는 국민은 없다"며 세 가지 증거를 내놨다.
이 수석대변인은 먼저 이메일 주소를 들어 설명했다. 트위터에 가입할 때는 통상 자신 계정으로 된 이메일 주소를 입력해 인증 절차를 거쳐야만 한다. 이 대변인은 '혜경궁 김씨'가 트위터에 가입할 때 'khh631000@gmail.com’이라는 이메일 주소를 사용했고, 이 주소를 김 씨의 수행 담당인 배 모씨가 만들었다는 점을 짚었다. 배 모씨는 앞서 한겨레 인터뷰에서 "2012년∼2013년 사이 이재명 후보 일정을 김혜경 씨에게 구글 캘린더로 공유하기 위해 자신이 만들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이 대변인은 과거 이 후보의 해명과 다르게 "배 모씨가 만든 이메일을 이용하여 트위터에 가입할 사람은 김혜경 씨 아니면 그 수행원일 수밖에 없지 않냐"고 말했다.
과거 이재명 후보와 배우자는 수사 당시 ‘누군지 모르는 제3자’가 김혜경 씨의 주소, 가족관계, 휴대전화 등 신상 정보를 '도용'했다고 해명했다. 이 대변인은 이날 당시 해명 또한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일갈했다.

두 번째로 제시한 증거는 '혜경궁 김씨'가 트위터 개설 직후인 2013년 1월 13일 이 후보와 나눈 대화 내용이다. 이 대변인은 "'비밀 요원' 등을 운운하는 친밀한 사이에서나 주고받는 그들만의 대화가 이어졌다"며 "제3자는 무슨 뜻인지 정확히 알기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김 씨의 신상을 도용한 범죄자라면 태연히 이재명 후보와 이런 사적인 대화를 친밀하게 나눌 수 있겠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세 번째로는 '혜경궁 김씨'가 트위터 게시글에서 이 후보를 태그하며 쓴 글에서 '우리 아들'이라고 언급한 부분을 들었다. '혜경궁 김씨'는 2015년 4월 13일 트위터에서 '경쟁 상대인 다른 정치인이 아들의 스캔들이 터졌는데도 빠져나갔다'는 점을 비난하면서 이재명 후보를 태그했다. 그리고는 "우리 아들이 이런 일을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지요?"라고 묻는 게시글을 남겼다. 이 대변인은 30일 이 게시글을 두고서 "결정적인 증거"라며 "'우리 아들'이라는 표현을 썼다는 것은 둘이 부부라는 뜻이 아니고 무엇이냐"고 말했다.
앞서 '혜경궁 김씨(08_hkkim)' 트위터 계정 소유주는 세월호를 소재로 삼아 도 넘은 발언을 한 데다가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싸잡아 비하하는 발언을 해서 지탄을 받았다. 이에 판사 출신 이정렬 변호사와 시민 3천여명이 2018년 6월 '혜경궁 김씨' 소유주를 명예 훼손으로 고발하면서 경찰 수사가 이어졌다.
경찰은 같은 해 11월 '혜경궁 김씨=김혜경 씨"라는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김 씨가 카카오스토리에 이 후보의 대학입학 사진을 올린 10분 뒤 '혜경궁 김씨' 트위터에 같은 사진이 올라왔고, 또 10분 뒤 이 후보도 자신의 트위터에 같은 사진을 올렸다는 것이 경찰이 둘을 동일인으로 판단한 주된 이유다. 하지만 당시 검찰은 증거 부족을 이유로 김씨를 불기소 처분했다.
앞선 29일 이 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의힘 법률지원단은 검찰이 기소중지한 사건의 재개와 수사를 촉구하였다"며 "증거가 차고 넘치고 새로운 증거도 발견된 만큼 즉시 수사를 재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의힘이 이 후보 부인 김 씨의 '혜경궁 김씨' 수사 재개를 촉구하고 나선 배경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씨와 관련한 여당 공격의 반격 성격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