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토끼' 잡은 이재명, '제3지대'로 눈길…통합 행보 노림수는?
입력: 2021.12.28 05:00 / 수정: 2021.12.28 05:00
더불어민주당이 연일 제3지대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지난달 22일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6주기 추모식에서 국민의례 하고 있는 이재명, 윤석열, 심상정, 안철수, 김동연 등 각 당 대선 후보들(왼쪽부터). /국회사진취재단
더불어민주당이 연일 '제3지대'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지난달 22일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6주기 추모식에서 국민의례 하고 있는 이재명, 윤석열, 심상정, 안철수, 김동연 등 각 당 대선 후보들(왼쪽부터). /국회사진취재단

안철수·김동연, '중도' 상징성 공략…가능성은 '글쎄'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제3지대'와의 연대론에 열린 태도를 취하면서 '통합' 행보에 눈길이 쏠린다. 안철수 국민의당·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가 러브콜을 일축해 연대 실현 가능성은 작지만, 이들의 '중도' 상징성을 활용해 야권 판을 흔들고 갈 길 잃은 부동층(浮動層)을 공략하겠다는 노림수로 풀이된다.

민주당 내에서 '제3지대 연대론'은 송영길 대표가 주도하고 있다. 송 대표는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안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보다는 이 후보와 결합할 수 있다고 본다"며 운을 띄웠다. 대선 후보 단일화 후, 이재명 정부에서 안 후보와 김 후보가 국무총리나 장관을 맡는 식의 '연립내각' 구상도 밝혔다. 송 대표는 지난달 3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의 TV토론에서도 "심상정·김동연·안철수 후보와 정책적 공약이나 지향점의 공통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모색하겠다"며 연대 추진을 예고한 바 있다.

이 후보도 당 지도부가 띄운 연대론에 열린 태도를 보였다. 그는 지난 26일 안 후보와의 협력 가능성에 대해 "아직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일단 거리를 뒀다. 하지만 다음 날인 27일 "정치가 통합과 전진의 동력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분명하기 때문에 가급적 협력하는 틀을 만들어내는 게 필요하겠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이 내부 결집을 마무리한 뒤 제3지대 연대론으로 야권 판 흔들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민주당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손잡은 이 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 /국회사진취재단
민주당이 내부 결집을 마무리한 뒤 제3지대 연대론으로 야권 판 흔들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민주당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손잡은 이 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 /국회사진취재단

하지만 민주당의 러브콜을 받은 당사자들은 이를 일축하고 있어 실현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안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송 대표가 언급한 연대설에 대해 "민주당 후보의 한계를 자인하고 이를 덮기 위한 정략적인 판 흔들기용"이라고 지적하며 "누구의 제안에도 관심이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 심판과 정권교체에 동의하는지, 비리 의혹 해소와 부패 척결을 위한 쌍특검 법안제정에 나설지 여부를 물었다.

민주당과는 정치 노선 자체가 달라 단일화 등 선거 연대가 애초에 불가능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특히 안 후보는 과거 민주당과 합당해 새정치민주연합을 만들었다가 친노·친문계와의 갈등을 겪고 탈당한 이력이 있어 민주당 주류인 친문 세력과 손을 잡기 쉽지 않다는 게 정치권 중론이다.

김 후보 측도 정책 연대는 가능하나, 단일화 등 정치적 연대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후보는 대외적으로 여러 차례 이야기했다. 창당까지 한 입장이고 '정치 세력 교체'라는 목표를 향해 가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대선 완주를 독자적으로 한다는 전제하에 모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그래서 연대라는 것은 지금 상태에서는 생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대선 후보들이 참여하는 '코로나19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원탁회의' 등 정책 연대는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여권 통합이 마무리 수순에 돌입하며 지지층 결집을 끝낸 민주당이 본격적인 '야권 연대 흔들기'에 돌입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지난 서울시장 재보선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로 참패한 경험을 거울삼아, 제3지대에 먼저 손을 내밀었다는 것이다. 현재 여권은 이해찬 전 대표는 물론,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박영선 전 중소기업벤처부 장관 등이 선대위 안팎에서 공개적으로 이 후보 돕기에 나섰다.

이어 이낙연 전 대표가 공동위원장을 맡는 국가비전과통합위원회도 이날 출범하면서 '원팀 퍼즐 조각'이 맞춰졌다는 평가다. 지난 총선 때 비례위성정당 논란 속에서 탄생한 열린민주당과의 통합도 내년 중순께 완료할 예정이다.

야권이 내홍을 겪고 있는 틈을 타 '중도·통합' 이미지를 선점하겠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안 후보는 (민주당과) 노선이 달라 판이 흔들리지는 않겠지만 중도층 유권자를 노린 것"이라며 "(연대를) 진짜 실현하려 한다기보다 안 후보가 갖는 상징성이 있으니 '(안 후보가) 민주당에 올 수 있다'는 이미지를 주면서 중도 표심을 끌어오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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