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희망온 프로젝트' 참여 기업 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문 대통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뉴시스 |
文 "청년희망온 프로젝트 참여 감사…기업·정부 긴밀한 협력 희망"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년희망온(ON) 프로젝트'에 참여한 6대 기업 총수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가진 가운데 가석방으로 출소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 등 민감한 사안은 배제한 경제 현안 등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낮 12시부터 1시간 30분간 청와대 본관 인왕실에서 진행된 간담회에는 이재용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구현모 KT 대표가 참석했다.
간담회는 문 대통령의 모두발언만 공개로, 나머지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청년희망온이 청년과 기업이 함께 사는 상생 전략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인재 양성에 공을 들이는 삼성과 현대차를 격려했다. 또한 정부의 협력과 지원도 약속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간담회 종료 후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오늘 간담회는 청년희망온 참여기업에 청년 일자리 창출과 교육훈련 제공 등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하고, 청년희망온 성과를 공유하는 동시에 추가적인 지원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며 "문 대통령의 모두발언 후 각 기업 대표의 인사말, 이후 환담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기업 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 참석, 최태원 SK 회장과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
박 대변인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생산하는 (코로나19 백신) '노바백스'는 독감 백신과 같은 합성항원 방식으로, 식약처의 허가가 나면 바로 출시해서 안정적으로 국내에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노바백스는 콜드체인 없이도 유통될 수 있고, 보관 기간이 길어 장점이 많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하는 국내 백신은 언제쯤 출시될지 질문했고, 최 회장은 "현재 3상 중으로 3상을 마치면 전 세계의 승인을 거쳐야 하는데, 가보지 않은 길이라 시기를 특정할 수는 없지만, 가능한 한 빠른 기간에 상용화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정의선 회장을 향해선 "현대차의 전기차가 유럽에서 올해의 차로 다수 선정된 것을 축하한다"고 했다. 이에 정 회장은 "국민들이 전기차를 많이 구매해 주셨고, 그 기반으로 외국에서, 특히 유럽과 미국에서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며 "외국의 전기차와 경쟁하려면 기술과 서비스로 승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차량용 반도체에서 삼성과 현대차가 더욱 긴밀하게 협력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기업 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에 참석,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
문 대통령은 구광모 회장에게는 "LG의 올레드TV와 디스플레이 사업이 성황이라고 들었다"고 말을 건넸다. 이에 구 회장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서 TV 구매가 늘면서 실적이 좋아졌다"며 배터리의 원재료인 리튬, 코발트 등의 수입처를 다변화하는 것이 중요한데, 호주와 핵심광물 MOU를 통해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활로를 열어주어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최정우 회장에게는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이 언제쯤 상용화될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최 회장은 "2028년부터 데모플랜트를 거쳐 2040년 정도에는 본격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산업부에서 R&D(연구개발) 비용과 예타면제 등으로 지원해 주고 있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구현모 대표는 6G 연구와 개발, 관련한 통신장비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통신도 백신만큼 중요한 인프라로 통신과 백신은 비슷한 면이 있어 선제적으로 투자해 놓아야 아쉬울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며 "6G도 내부적으로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이어 "회의 주제인 청년 일자리도 불확실성이 크지만, 산업에서 백신과 반도체도 불확실성이 큰 분야이며 새로운 기술이 계속 등장하므로, 이를 따라가기 위해 더욱 안전망을 갖추는 데 노력하겠다"며 "우리나라는 저출생으로 신생아가 40만 명 이하이고, 중국은 대졸자가 500만이 넘는 상황을 감안할 때, 미국과 중국이 탐내는 좋은 인재를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인력 양성의 중요성이 결국 청년희망온의 취지와도 맞닿아 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기업 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에 참석,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
문 대통령은 마무리발언을 통해 "청년희망온 프로젝트에 참여해 주어 고맙다"고 재차 감사 인사를 하면서 "정부는 인공지능, 코딩 교육을 정규교육에 포함시키고 있지만 부족한 면이 있고, 대학교육을 기업의 수요에만 맞출 수 없는 한계 때문에 구인과 구직의 미스매치는 갈수록 심해지는 면이 있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반도체, 배터리, 디스플레이, 자동차 계약학과의 운영을 더욱 활성화하고, 인력 양성을 위해 산학연이 협력하는 한편, 청년들의 기술창업에 기업들이 멘토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부존자원이 부족한 가운데 인적자원의 힘으로 발전해 온 우리나라가 선도형 경제에 앞서나가기 위해서는 인력 양성의 길 밖에는 없다"라며 "엄중해지는 국제질서 속에 기업들 간에 서로 돕고, 필요한 의견을 정부에 전달해 주고, 기업과 정부가 긴밀하게 협력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가운데)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기업 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를 마친 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세 번째) 등 6대 기업 대표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부회장 관련 사면 요청이나, 사면 관련 이야기는 전혀 나오지 않았나'라는 질문에 "전혀 나오지 않았다"라며 "비정치적인 주제에 한정해서 대화가 이루어졌고 인력 양성, 청년 일자리, 6G나 수소환원제철과 같이 산업계의 동향에 대해서 매우 진지하고 심도 있는 대화가 이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가석방으로 취업 제한 상태인 이 부회장을 청와대로 불러 경영 관련 이야기를 한 것은 법을 무시한 처사라는 이야기가 있다'는 질의에는 "오늘 간담회는 통상적인 재계 인사 초청 자리라기보다는 코로나 상황에서 어려움이 더 가중된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에 뜻을 함께해 주신 기업인들을 초청해 감사의 뜻을 표하는 자리였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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