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7일 문재인 대통령의 박근혜 전 대통령 특별사면 결정에 대해 "참모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및 당대표와 상의하지 않았다"라며 "(정치적) 혼란을 예상하고 대통령 혼자 짐을 짊어지고 그 부담을 안고 가겠다는 뜻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는 모습. /청와대 제공 |
"정치적 혼란 예상하고 대통령 혼자 부담 안고 가겠다는 뜻"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4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특별사면을 전격 결정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 후폭풍이 계속되는 가운데 청와대는 27일 "문 대통령이 참모들과 상의 없이 혼자 결정한 것으로 어떠한 정치적 고려도 없다"고 강조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사면 결정을 언제 인지했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당일 새벽 한 언론 매체의 보도에 대한 기자들의 확인 전화를 새벽에 받으면서 인지했다"라며 "이 문제는 오랫동안 사회적 논쟁이 있었고, 또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만큼 참모들과 상의를 하거나 토론해서 결정할 문제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박 수석은 이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송영길 대표도 몰랐다"라며 "(사면 이후 정치적) 혼란을 예상하고 대통령 혼자 이 짐을 짊어지고 그 부담을 안고 가겠다는 뜻으로 (문 대통령이) 주변과 상의를 안 하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특별사면 결단 배경에 대해 "국민통합, 국민화합 그리고 코로나19로 오랫동안 힘들어하는 이 현실을 생각할 때 미래로 담대하게 나아가야 할 새로운 동력을 만들어내야 될 그런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또 박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와 4년 9개월 복역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박 수석은 이번에 이명박 전 대통령(MB)은 사면 대상에서 배제된 것에 대해선 "이 전 대통령의 경우에는 수감 기간이 올해 연말을 기준으로 781일인데, 박 전 대통령은 4년 9개월로서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에 비해서 2배 정도 되는 복역했고, 건강 상태도 안 좋다"라며 "수감 기간에 비연속성이 있는 점들이 함께 종합적으로 고려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야권 일각에선 "대선을 앞두고 야권의 분열을 노린 갈라치기 사면",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3·1절 특사나, 부처님 오신 날 특사를 위해 이 전 대통령을 남겨둔 것 아니냐"는 등의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수석은 "어떤 정치적 고려도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에 개입되지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왜 갈라치기가 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며 "정치의 계절에 정치권이나 정치인들이 하는 말에 일일이 청와대가 답변할 겨를이 없고, 또 그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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