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가 26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허위경력 의혹 등에 대국민 사과했다. 그는 "너무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잘 보이려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것도 있었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돌이켜보니 너무나도 부끄러운 일이었다. 모든 것이 저의 잘못이고, 불찰"이라며 고개 숙였다. /남윤호 기자 |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곽현서 기자]
◆ 의혹 3. 도이치모터스주가조작논란
김 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과정에서 돈을 대는 '전주' 구실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010년 주가조작 '선수'인 이 아무개 씨에게 10억 원이 들어 있는 신한증권 계좌를 맡겼고, 이 계좌가 주가조작에 쓰였다는 의혹이다.
그러나 윤 후보 측은 오히려 손해를 봤다며 김 씨가 주가 조작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김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 2009년 1월 1일부터 2010년 12월 31일 자 신한금융투자 주식계좌 거래내역 이미지 파일을 공개한 바 있다.
윤 후보는 이와 관련 "이 사건의 단서가 됐던 부분에 대해 다 공개했고, 검찰이 1년 반 동안 계좌를 열어봤는데, 만약 아내의 시세 조종 공범 혐의가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경선 때 기소 했을 것"이라며 김 씨를 두둔했다.
◆ 의혹 4. 국민대학교 박사 논문표절
김 씨는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시절 제출한 '아바타를 이용한 운세 콘텐츠 개발 연구 : '애니타' 개발과 시장적용을 중심으로'에 대한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을 받고 있다. 네이버 지식인, 다음 포털 블로그, 한국외국어대학교에 등록된 타 논문을 그대로 베꼈다는 것이다. 표절률이 43%까지 나온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연구 부정 논란에 휩싸였고 영문판에서 '회원 유지'를 'member yuji'라고 번역 표기해 도마에 올랐다.
국민대는 대학 자체 규정이라며 판단을 보류했지만 재학생과 동문, 교수진의 거센 반발에 검증 작업에 착수했다. 결과는 대선을 한 달 앞둔 내년 2월에 발표될 예정이다.
윤석열 후보는 관훈클럽 초청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 "처한테 듣기로는 논문 서머리 영문본(영문초록)에 'maintenance(유지)'를 'Yuji'라고 표현한 과오가 있기는 하지만, 이 자리에서 설명하기는 너무 길어서 말씀을 안 드리겠다"고 했다. 다만, 윤 후보는 김 씨 국민대 박사 논문 표절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학위를 반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혹 5. 코바나 전시회 협찬
김 씨는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를 운영하며 수사 선상에 오른 회사들로부터 전시회 관련 협찬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코바나컨텐츠가 주관한 행사에 기업들이 사·재판 관련 편의를 위해 협찬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코바나컨텐츠가 2019년 6월 전시회를 개최할 당시 대기업 협찬사는 4곳 뿐이었지만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으로 지명된 시점엔 갑자기 16곳으로 늘어났다. 비슷한 기간 김 씨 연봉은 배 가까이 뛰었고 2억 원이 넘는 상여금을 수령한 사실도 드러났다.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윤 후보는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해당 의혹과 관련해 "저희 집사람은 어디 가서 남편이 검사라고 얘기 안 한다. 10여 년간 개인 돈을 써가며 사업을 이끌어 왔다"며 협찬 수주나 상여금은 김 씨 개인의 노력과 역량에 따른 것이라고 의혹을 반박했다. 여기에 검찰도 보험성 협찬 의혹에 대해선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지난 7월 '쥴리의 남자들',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이란 문구와 그림이 서울 종로 한 서점 외벽에 그려졌다. 김 씨는 과거 강남 유흥주점 접객원 '쥴리' 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쥴리 한 적 없다"고 분명히 말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더팩트DB |
◆의혹 6. 쥴리 의혹
'쥴리 의혹'등 김 씨의 사생활 관련 논란도 말끔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지난 6월 윤석열 X파일 논란이 커지면서, 김 씨가 '강남 유흥주점 접객원 쥴리였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열린공감 TV가 1997년 6월 7일 김 씨가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라마다르네상스호텔 6층VIP룸에서 접대부로 일했다는 제보자가 3명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호텔 6층은 외부인 출입이 통제된 룸이며, 삼부토건 조남욱 회장이 VIP 손님들을 접대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한해욱 전 한국초등학교태권도연맹 회장이 조 회장 초대로 라마다르네상스호텔 6층 VIP룸으로 초대받았고 '쥴리'라는 예명을 쓰던 김건희 씨를 만났다고 주장해 논란을 증폭시켰다.
이에 김 씨는 한 언론사 전화 인터뷰에서 "쥴리를 한 적이 없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쥴리로 유흥업소에서 일했다는) 그 시간에 정말 노력했고 악착같이 살아왔다. 진짜 간절하게 살아온 사람이고, 쉽게 살지 않았다. 믿어달라"며 "다 증명하겠다. (의혹들을) 풀 자신 있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지현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수석부대변인은 이같은 논란을 '가짜뉴스'라고 진단하면서 "법적조치 하겠다"고 엄포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26일 김 씨가 유흥접객원이었다는 이른바 '쥴리 의혹'에 대해선 "터무니없는 얘기"라며 열린공감TV 등이 제기한 쥴리 활동 시기에 대해선 "낮에는 보충 과목 수업을, 저녁에는 대학원 수업을 듣던 김 대표가 야간에 유흥접객원으로 일했다는 주장은 현실성 없고 터무니없는 음해"라며 "함께 학교에 다녔던 분들이 있었으므로 사실 확인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씨가 1996~1998년 숙명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에 재학 중이었다"며 "자택에서 학교까지 1시간 넘는 거리를 직접 운전해 다녔기 때문에 해당 의혹은 현실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윤 후보도 부인 김 씨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자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청와대 제2부속실 폐지를 언급했다. 그는 "영부인이란 말은 쓰지 말자"면서 청와대 인원 감축과 제2부속실 폐지도 언급했다. 김 씨도 대국민 사과에서 윤 후보 발언에 힘을 실었다.
그는 26일 대국민 사과에서 "앞으로 남은 선거 기간 동안 조용히 반성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겠다. 그리고 남편이 대통령이 되는 경우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며 "부디 노여움을 거두어주십시오. 잘못한 저 김건희를 욕하시더라도 그동안 너무나 어렵고 힘든 길을 걸어온 남편에 대한 마음 만큼은 거두지 말아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 다시 한 번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윤 후보가 '공정'과 '정의'를 내세웠지만, 부인의 허위 이력으로 흔들릴 수밖에 없다. 다만, 김 씨의 대국민 사과가 여론을 되돌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