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화법' 또 파문…"극빈층 자유 몰라"
입력: 2021.12.23 13:39 / 수정: 2021.12.23 13:39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2일 전북대학교 간담회에서 극빈층과 못 배운 사람은 자유가 뭔지 모른다고 말해, 다시 한 번 구설에 올랐다. 정치권에선 소득과 교육수준이 낮은 이들을 비하하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윤 후보의 화법 리스크가 또다시 발목을 잡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선화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2일 전북대학교 간담회에서 "극빈층과 못 배운 사람은 자유가 뭔지 모른다"고 말해, 다시 한 번 구설에 올랐다. 정치권에선 소득과 교육수준이 낮은 이들을 비하하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윤 후보의 '화법 리스크'가 또다시 발목을 잡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선화 기자

홍준표 "막 가는", "정신 나간 소리"

[더팩트ㅣ김미루 인턴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2일 전북대학교 간담회에서 "극빈층과 못 배운 사람은 자유가 뭔지 모른다"고 말해, 다시 한 번 구설에 올랐다. 정치권에선 소득과 교육수준이 낮은 이들을 비하하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윤 후보의 '화법 리스크'가 또다시 발목을 잡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직설 화법으로 논란성 발언을 던진 뒤 문제가 불거지면 해명하는 상황이 반복된다는 지적이다.

윤 후보는 이날 전북대 인문대학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일정 수준의 교육과 기본적인 경제 역량이 있어야만, 자유가 뭔지 알게 되고 왜 자유가 필요한지 알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권교체를 목표로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함께할 수 있다는 윤 후보 발언에 대해 한 학생이 "차별금지법, N번방 방지법 등 자유를 침해하는 사람들과도 함께할 수 있다는 뜻이냐"고 묻자 한 답변이다.

이어 윤 후보는 "(세금을 걷어)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나눠서 그분들에 대한 교육과 경제의 기초를 만들어주는 것이 자유의 필수적인 조건이라고 생각한다"며 국가 주도로 복지를 거쳐야만 자유에 도달할 수 있다는 생각을 부연했다. 하지만 이에 앞선 발언이 소득과 교육수준이 낮은 이를 비하하는 논란성 발언인 데다가 검사 출신 윤 후보 특유의 직설 화법이 두드러진 터라 부연한 발언은 주목 받지 못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같은 날 윤 후보 발언에 대해 "무슨 둔기로 뒤통수를 맞은 듯한 충격"이라며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이겨야 할 이유가 또 하나 더 생겼다"라고 말했다. 김우영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도 이날 오후 여의도 민주당사 브리핑에서 "이런 인식을 할 정도니 국민을 무시하는 '개 사과'나 부인 문제에 대한 '억지 사과'가 나온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의당 선거대책위원회 오현주 대변인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자유권은 가장 오래된 기본권"이라며 헌법 12조에서 22조까지를 근거로 들었다. 그러면서 "(기본권은) 천부인권이라 불리는 권리"라며 "경제적 상황과 교육 정도에 상관 없이 누구나 온몸으로 느끼고 행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늘 일부 국민들을 깎아내리는 모습에서 윤 후보의 천박한 인식만 확인할 뿐"이라며 "아마 말꼬리 잡는다고 또 언론 탓을 할 것"이라고 윤 후보의 '화법 리스크'과 이에 이어지는 사후 대응을 작심 비판했다.

윤 후보는 구설이 거세지자 이전처럼 사후 해명에 집중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분들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분들을 도와드려야 한다고 얘기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가난한 사람이나 공부를 못하는 사람이 다 같이 연대해서 자유를 느끼게 하려면, 그 분들에게 조금 더 나은 경제여건이 보장되도록 하고 더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해서 자유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줘야 한다"는 취지라고 발언 의도를 애써 설명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도 거들었다. 김 위원장은 23일 ‘자유’ 발언 논란에 대해 "가난한 사람이 자유를 모른다는 뜻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또 말실수한 것 같은데, 표현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리 해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임태희 선대위 총괄상황본부장도 문제가 된 발언에 대해 "정통 보수의 자유의 가치를 중시하는 미국 정치인이 쓴 책이 있어 그런 부분을 후보가 공부를 했다"며 "그 양을 빨리 말해 그런 것 같다고 본다"고 말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도 비판에 나섰다. 홍 의원은 22일 준표형 계정으로 자신이 운영하는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꿈 게시판에 답글을 남겼다. 누리꾼이 <가난하니까 자유를 모른다는 건>이라는 제목으로 올린 게시글에 정신 나간 소리라고 했다. 이어 (윤 후보가 한) 말이 21세기 정치인의 입에서 나올 말이냐. 한심하고 슬프다라는 글에는 막 가는 세 글자로 받았다. /청년의꿈 답글 갈무리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도 비판에 나섰다. 홍 의원은 22일 '준표형' 계정으로 자신이 운영하는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꿈' 게시판에 답글을 남겼다. 누리꾼이 <가난하니까 자유를 모른다는 건>이라는 제목으로 올린 게시글에 "정신 나간 소리"라고 했다. 이어 "(윤 후보가 한) 말이 21세기 정치인의 입에서 나올 말이냐. 한심하고 슬프다"라는 글에는 "막 가는" 세 글자로 받았다. /'청년의꿈' 답글 갈무리

하지만 긴 해명에도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의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웠다. 홍 의원은 22일 자신이 운영하는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꿈' 게시판에 누리꾼이 <가난하니까 자유를 모른다는 건>이라는 제목으로 올린 게시글에 "정신 나간 소리"라고 답글을 남겼다. 이어 "(윤 후보가 한) 말이 21세기 정치인의 입에서 나올 말이냐. 한심하고 슬프다"라는 글에는 "막 가는" 세 글자로 받았다.

한편 윤 후보는 화법 리스크와 관련해 정치권에서 숱한 구설에 오른 바 있다. 거리 유세 중에 꺼냈던 '전두환식 정치 옹호 발언'이나 '육체 노동 비하 발언' 그리고 '일주일 120시간 노동 발언' 등이다. 그때마다 '진짜 의도와 다르다', '언론이 잘못 옮겼다'는 취지로 항변해왔다. 실제 지난 14일 윤 후보는 '내일이 기대되는 대한민국위원회'의 라이브 방송에서 "(언론이) 잘못 옮긴 것도 많은데"라고 하며 "억울해도 그렇게 하겠다(기자들이 잘못 옮겼다고 얘기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miro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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