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 드러낸 윤석열 vs 흑발 이재명의 '그루밍' 효과는?
입력: 2021.11.29 05:00 / 수정: 2021.11.29 05:00
여야 대선후보들이 외모 변화로 유권자들에게 이미지 쇄신에 나섰다. 전문가는 정치인의 이미지 변화는 외적인 것을 넘어 캠프의 메시지를 담기 위함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 이선화 기자.
여야 대선후보들이 외모 변화로 유권자들에게 이미지 쇄신에 나섰다. 전문가는 "정치인의 이미지 변화는 외적인 것을 넘어 캠프의 메시지를 담기 위함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 이선화 기자.

'탈꼰대' 꾀하는 윤석열과 '겉은 프로, 속은 섬세' 추구하는 이재명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여야 대선 후보가 외모 변화를 통해 '비호감 대선'을 탈피하려고 애쓰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이마를 드러내는 헤어스타일과 짙은 눈썹 화장을 하는가 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희끗희끗했던 머리색을 짙은 흑색으로 덮었다. 100일 남짓 남은 시간 동안 두 후보의 '그루밍(패션과 미용에 투자하는 행위)'은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

√ 머리 올리고 눈썹 그리고…'탈꼰대'·정제된 이미지 구축하려는 윤석열

윤 후보는 외모와 말투, 행동 등을 기존과 달리하며 그동안 지적받았던 '꼰대' 이미지를 벗어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윤 후보는 가르마를 타서 이마가 보이게 앞머리를 넘긴 헤어스타일과 짙은 눈썹 화장을 하고 일정에 등장했다. 이에 '눈썹 문신'을 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달만 해도 윤 후보는 앞머리를 넘기지 않아 이마를 가렸고, 눈썹은 흑갈색을 띄고 있었다.

윤 후보의 '태도' 변화도 눈에 띈다. 윤 후보는 대선 후보 초기에는 앉을 때마다 다리를 벌리고 앉아 '쩍벌남' 지적을 받았던 것과 관련해서는 자세를 고쳐 앉고 있다. 또 과거 토론회나 기타 발언석에서도 경솔한 돌발 발언('주 120시간 노동' '주택 청약 통장 못 만들었다' 등)을 피하고자 공식석상에선 준비된 발언 이외에는 말을 아끼는 등의 태도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윤 후보는 지난 22일 한 토론회에서 연설에 앞서 프롬프터가 작동하지 않자 약 2분 간 입을 떼지 않아 '프롬프터 없이는 말 못 한다'는 비판에 휩싸이기도 했다.

(왼쪽) 최근 공개석상에 나타난 윤 후보는 가르마를 넘긴 머리 모양과 더 짙어진 눈썹 메이크업 등으로 정제된 이미지를 구축하려고 하는 모습이다. (오른쪽) 지난 10월 기자회견 당시 윤 후보, 앞머리를 내리고 비교적 옅은 색의 눈썹인 모습. / 이선화 기자.
(왼쪽) 최근 공개석상에 나타난 윤 후보는 가르마를 넘긴 머리 모양과 더 짙어진 눈썹 메이크업 등으로 정제된 이미지를 구축하려고 하는 모습이다. (오른쪽) 지난 10월 기자회견 당시 윤 후보, 앞머리를 내리고 비교적 옅은 색의 눈썹인 모습. / 이선화 기자.

전문가들도 윤 후보의 변화가 기존의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함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효진 국제퍼스널컬러 협회장은 "머리를 올리면 권력과 리더십 있는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다. 머리가 키 등이 높으면 시각적으로 (상대가) 월등하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눈썹(메이크업)도 정리된 인상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강진주 퍼스널이미지연구소 소장은 "그동안 윤 후보가 '꼰대' 이미지 같다고 해서 2030세대의 지지가 부족했는데, 그런 이미지를 이마를 드러냄으로써 '착실하고 밝은 이미지'로 바꿔보려는 의지가 보인다"며 "특히 요즘엔 마스크를 착용하다 보니 (보는 이에게) 얼굴의 중앙이 '눈썹'이 된 건데, 눈썹을 진하게 그리면 훨씬 더 확신 있고 임팩트 있는 이미지로 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 백발→흑발 깜짝 변신한 이재명, '외모는 세련되게 내면은 따뜻하게' 강조

이 후보도 이미지 변신에 힘쓰는 것은 마찬가지다. 최근 '자연스러움'을 강조했던 회색빛 머리를 버리고, 세련된 '검정 머리'로 돌아왔다. 이 후보는 지난 25일 서울 동작구에서 진행된 예비역 여군 간담회 현장에 흑발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또 청년을 만나는 '매타버스' 행사의 경우에는 밝은색 겉옷 안에 니트 스웨터를 입어 부드러움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이 후보는 이날 취재진이 염색한 이유를 묻자 "민주당도 변해야 하고, 저 자신도 변해야 한다"며 성찰과 반성을 통해 새로운 희망을 만드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도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이 후보의 염색 이유를 두고 "(이 후보) 본인이 말한 바를 참고하면 될 것"이라며 이 후보의 이미지 쇄신 발언에 힘을 실었다.

(왼쪽) 최근 흑발로 염색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오른쪽) 이 후보는 이전까지는 갈색이 섞인 백발로 열심히 일하는 경기도지사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었다. / 이선화 기자.
(왼쪽) 최근 흑발로 염색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오른쪽) 이 후보는 이전까지는 갈색이 섞인 백발로 '열심히 일하는 경기도지사'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었다. / 이선화 기자.

이 후보는 차분하게 바뀐 외모와는 달리 내면적으로는 '따뜻함'과 '섬세함'을 강조하며 유권자들의 감성 자극에 나서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20일 충남 논산의 재래시장 좌판에서 토란 나물을 파는 노인에 물건값을 치르며 "고인이 된 모친 생각이 났다"며 눈물을 보였다. 다음날엔 국립대전현충원 연평도 포격전 전사자 묘역에서 부인 김혜경씨와 함께 눈물을 훔쳤다. 연일 웹 자서전을 배포하며 자신의 과거 시절을 알리고 있는 것 또한 이 후보의 '감성' 전략이다.

기존의 '강성'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한 이 후보의 반성과 사과도 이어졌다. 이 후보는 자신의 조카가 2006년 전 여자친구와 그 모친을 살해한 사건의 변론을 맡은 것을 두고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제게도 아픈 과거가 있다. 제 일가 중 한 사람이 과거 데이트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는데, 그 가족들이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못돼 일가 중 유일한 변론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 그 사건 피해자와 유가족분들에게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제게도 이 사건은 평생 지우지 못할 고통스런 기억"이라고 적었다.

같은날 서울시 영등포구 당사에서 열린 민생·개혁입법 추진간담회에서 이 후보는 국민들께 송구하다며 혼자 무릎을 꿇고 바닥에 대고 크게 절을 하고,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이 후보의 이런 변화에 강 소장은 "흑발 염색은 대선의 메시지를 강력하게 어필하기 위함이다. 이전에 부드럽고 온화한 이미지를 위해서 회색 머리를 선택했다면, 흑발로 외적인 이미지를 바꾸는 건 '이제는 전심으로 겨루겠다'하는 캠프의 메시지를 담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협회장은 "이제 당 경선도 다 치르고, 앞에 나서는 사람으로서 연륜있고 관리하는 이미지를 위해 주기 위해 염색한 것이 아닐까 싶다. 검정 머리를 하면 세련돼 보이고 젊고 소신 있고 깔끔해 보일 수 있다. 요즘 이 후보가 베이지색이나 브라운 계열 니트를 입고 부드러운 이미지로 나오는 모습도 돋보였다"라고 덧붙였다.

√이미지 컨설팅 전문가 "대선후보의 '이미지', 임팩트와 메시지 될 수 있어"

양당 대선 후보들의 이미지 변신 전략을 두고 김 협회장은 "앞으로 100일간 외적인 이미지는 (전문가의 힘을 빌리면) 변할 수 있다. 다만 과거의 행동, 업적까지 바꿀 수는 없다"면서도 "그래도 '나는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주겠다'고 하면 먹힐 것이다. 故노무현 대통령도 보면 (과거) 곶감 먹고 눈물 흘리던 이미지'로 대선의 승기를 잡지 않았나"고 말했다.

김 협회장은 이미지의 중요성을 두고도 "미국 메이저리거의 경우, 메이저리그 경기 중에는 선수가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으면 경고를 받는다고 한다. 선수 매뉴얼에 '식단 관리를 잘 한다'는 메이저리거들의 이미지를 해칠 수 있다는 것인데, 일리가 있는 말이다"라며 "(정치인의 경우도) 소속감이 있으면 공동체의 이미지를 생각해 참아야 하는 부분이 있듯, (대선 후보의 경우에도) 전체적 컨셉과 대선 표어, 메시지에 맞춰 외적인 전략을 세워야 한다. 그 사람의 표정, 행동, 자세, 머리 스타일 등의 외적인 것을 봤을 때 '메시지'를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강 소장도 "사실 미국, 프랑스 등의 선진국의 경우 정치인들이 대선에 나오기 전부터 '어떤 이미지로 승부를 볼 것인가'를 캠프 안에서부터 정하고 끊임없이 연구한다"며 "'어떻게 하면 대중들에게 가장 효과적일까'에 중점을 두고 표정, 말투, 목소리 톤 등을 바꾸는 등의 준비를 한다"며 "한국은 기업 차원에서는 임원이 되기 전 미리 준비하는 경우도 있으나 정치의 영역에서는 아직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좀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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