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기대'와 다르게 가는 '코로나19' 상황
입력: 2021.11.25 00:00 / 수정: 2021.11.25 00:00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2021 국민과의 대화-일상으로에서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들어갈 때 확진자 수가 만 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대비하고 있다라며 정부가 이미 노력해서 잘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확진자, 위중증 환자, 사망자 수는 역대 최고치 기록을 경신하며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2021 국민과의 대화-일상으로'에서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들어갈 때 확진자 수가 만 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대비하고 있다"라며 "정부가 이미 노력해서 잘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확진자, 위중증 환자, 사망자 수는 역대 최고치 기록을 경신하며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선제적 정부 노력으로 잘 될 것"…위중증·사망자 급증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확진자 수가 5일째 3000명을 넘고 있다. 확진자 수 증가는 단계적 일상회복에 들어갈 때 예상했던 수치로, 5000명에서 만 명까지는 늘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대비하고 있다. 다만 위·중증 환자가 빠르게 늘어 병상 상황이 빠듯하게 된 게 염려된다. 지금은 병상을 빠르게 늘리고 인력을 확충해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게 만들고, 한편으로 취약한 분에게 추가 접종을 빠르게 실시해 전체적으로 접종 효과를 높이는 게 필요하다. 정부가 그런 방향으로 이미 노력해서 잘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1일 KBS를 통해 생중계된 '2021 국민과의 대화-일상으로'에서 "단계적 일상회복 후 위중증 환자가 늘고 있고,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지 우려 목소리가 높다. 지금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고 있는가"라는 진행자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잘 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현실은 역대 최다 확진자, 위중증 환자,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24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116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 사태 발생 이후 역대 최다 확진이다. 위중증 환자도 하루 새 37명이 늘어 586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고, 사망자도 35명 늘어 누적 사망자는 3363명을 기록했다.

이날 0시 기준 주간(18~24일) 국내 발생 총 확진자는 2만2147명, 일평균 확진자는 3163.9명이다. 전주(11~17일) 대비 761.2명(31.7%) 증가했다. 역대 최고치 기록을 경신하는 확진자 증가세가 뚜렷한 가운데 위중증 환자수와 사망자도 증가하고 있다.

인구 대비 코로나 백신 1차 접종률은 82.4%, 접종 완료율은 79.1%다. 올 초 신년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은 "11월에는 집단면역이 거의 완전하게 형성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는 11월부터는 사실상 코로나 사태가 종료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했다.

정부가 집단면역 기준으로 제시했던 전 국민 70% 접종 완료는 지난달 23일 이미 달성했다. 하지만 80%에 육박하는 접종 완료율에도 국민들이 기대했던 집단면역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최근 2주간 취약층인 60대 이상 확진자 중 80% 이상이 '돌파감염'이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4차 대유행 초기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시행한 날이었던 지난 7월 12일에는 코로나 대응 수도권 특별방역점검회의를 주재하면서 "4단계 거리두기는 방역에 대한 긴장을 최고로 높여 '짧고 굵게', 상황을 조기에 타개하기 위한 것"이라며 "짧고 굵게 끝낼 수만 있다면, 일상의 복귀를 앞당기고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정부는 여기서 막아내지 못한다면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는 비상한 각오로 수도권 지자체들과 협력해 확산세를 반드시 조기에 끊어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21일 오후 KBS에서 열린 국민과의 대화-일상으로에서 국민패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이 지난 21일 오후 KBS에서 열린 '국민과의 대화-일상으로'에서 국민패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하지만 4단 거리두기 조치는 10월까지 네 달간 이어졌다. 문 대통령의 '말'과 '기대'와 다른 코로나 상황이 여러 차례 발생한 것이다.

특히 높아진 백신 접종률을 근거로 11월부터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가 시행된 이후 시간이 흐를수록 코로나 확산세는 더 거세지는 형국이다. 지난 1일 1686명이었던 신규 확진자는 3일 2000명대, 17일부터는 3000명대로 급격히 늘었다.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도 1일 각각 343명, 9명에서 24일에는 586명, 35명으로 급증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4차 확산세가 완전히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단계적 일상회복을 섣불리 시행했다"고 지적했다.

당초 정부는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 5주 차에 들어가는 다음 주부터 2주간 상황평가를 거쳐 12월 13일 2단계로 전환한다는 계획이었으나, 확진자 및 위중증 환자 급증으로 단계 전환은 불투명해졌다. 오히려 다시 방역을 강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부겸 국무총리도 2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에서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작한 지 4주째에 접어들어 다음 단계로 나아갈지, 말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지만, 방역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하다"라며 "수도권만 놓고 보면 언제라도 비상계획 발동을 검토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총리는 백신 추가 접종과 관련해 "'추가'가 아니라 '기본' 접종의 연장선으로 이해해야 한다"라며 "국민들은 '세 번째 접종'을 마쳐야만 비로소 예방접종이 마무리된다는 생각으로 다가오는 일정에 맞춰 추가 접종에 적극 동참해 주실 것으로 요청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날 중대본은 위중증 환자 급증으로 전국 중환자 전담치료병상 가동률은 71%, 준·중환자병상 가동률은 69.4%에 달하는 상황에서 신속한 병상 확보를 위해 추가로 비수도권의 준중증병상 확보 행정명령을 시행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267병상이 추가로 확보될 예정이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선 지속적인 병상 확보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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