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민생·유능' 외친 이재명 선대위…'쇄신' 승부수 통할까
입력: 2021.11.23 05:00 / 수정: 2021.11.23 05:0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2일 새로운 민주당을 시작하겠다며 대대적인 선대위 쇄신을 예고했다. 이날 전국민선대위-청년과 함께 만드는 대한민국 대전환에서 취준생, 워킹맘, 신혼부부, 청년창업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는 이 후보(가운데). /이선화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2일 "새로운 민주당을 시작하겠다"며 대대적인 선대위 쇄신을 예고했다. 이날 '전국민선대위-청년과 함께 만드는 대한민국 대전환'에서 취준생, 워킹맘, 신혼부부, 청년창업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는 이 후보(가운데). /이선화 기자

李 전권 쥐고 인적 쇄신 앞장설 듯…"후보 중심 선대위 효과적"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새로움과 변화, 혁신, 개혁에 대한 열망을 담아 이재명의 민주당, 새로운 민주당을 시작하겠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당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공식 출범 약 3주 만에 전면에 나섰다. 당 안팎의 쇄신 요구에 성찰과 민생 개혁, 유능을 당 혁신 3대 기조로 꼽고 "새롭게 시작하자"고 주문했다. 이 후보가 '몽골 기병'처럼 현안에 기민하게 대응하자고 강조해온 만큼 향후 선대위는 실무진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이 후보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핵심 실무진을 잡음 없이 구성하고, 중도 외연 확장에 기여할 외부 인재를 영입하느냐에 따라 '이재명표 선대위'의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22일 이 후보는 "(국민이 보기에) 후보로 선출된 이후 상당한 시간이 흘렀음에도 새로움과 변화보다는 기존 체제에 젖어가는 느낌을 가지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라며 "저부터 반성하고 혁신해야 되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밝혔다. 전날(21일) 소집된 긴급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이 후보에게 선대위 혁신을 위한 모든 권한을 위임하기로 결론 내리자, 후보 중심 선대위 개편을 공개적으로 예고한 것이다. 이 후보는 선대위 출범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송영길 대표에게 선대위 구성과 선거 운동 관련된 것들을 전적으로 맡기겠다"고 했지만, 비효율적인 의사 결정 구조가 문제라는 당 안팎의 지적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대위 지휘 라인은 바뀌지 않되, 핵심 실무진이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의원총회에서 대화하고 있는 송영길 대표(오른쪽)와 윤호중 원내대표. /국회사진취재단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대위 지휘 라인은 바뀌지 않되, 핵심 실무진이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의원총회에서 대화하고 있는 송영길 대표(오른쪽)와 윤호중 원내대표. /국회사진취재단

이 후보는 앞으로의 선대위 방향에 대해선 반성하고, 민생실용 개혁을 주도하며, 유능하고 기민한 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현 정부의 아킬레스건인 부동산 문제와 자신을 둘러싼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에 대해서도 거듭 사과했다.

"변화해야 한다"는 이 후보의 절절한 호소에 이날 선대위 풍경도 달라졌다. 당대표와 원내대표, 위원장과 본부장 등 지도부 일색이었던 선대위에는 이들이 빠지고, 취업준비생, 워킹맘, 신혼부부, 청년 창업자 등 2030 청년들이 자리를 채웠다. 민주당은 매주 1회 이 후보와 국민이 간담회 형식으로 참여하는 '전 국민 선대위'를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새로운 선대위는 이번 주 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쇄신 의제를 길게 끌고 가면 당내 혼란이 가중될 수 있어 신속하게 '이재명표 선대위'를 구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음 달 초 국민의힘 '윤석열 선대위' 출범이 예정돼 있어 그보다 늦출 수 없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선대위 방향에 대해 "국민 뜻과 당원들의 생각, 주변의 많은 분의 의견을 참고하겠다"며 "가능하면 빠른 시간 내 국민께 보고드리고, 구체적인 실천으로 답을 드리겠다"고 했다.

선대위 조직 개편은 최소한의 지휘 라인은 그대로 두고, 핵심 실무진이 대폭 조정되는 방안이 유력해 보인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당헌·당규상 당대표는 상임 선대위원장을 맡게 돼 있다. 당대표를 바꾸기 전에는 그만둘 수 없기 때문에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을 영입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대표와 논의해 이 후보가 핵심 실무진을 인선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와 관련, 효율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위해 이 후보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7인회 소속 의원들이나 수족이라고 알려진 경기·성남 라인이 비서실과 상황통제실 등 요직에 전진 배치될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진보 색채가 강한 이 후보를 보완해줄 외부 인사 영입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민주당은 지도부가 소속 의원들에게 의원 1명당 선대위에 영입할 외부인사 3명을 추천하라는 지침을 내릴 만큼 인재 영입에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당내 일각에선 이 후보가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아 직접 발로 뛸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도 당대표 시절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아 주도적으로 여러 명의 인재를 영입한 바 있다. 당시 각계각층에서 유명세를 떨치다 영입된 표창원, 박주민, 조응천, 김병기 의원 등은 20대 국회에 입성해 신친문계를 형성해 문 대통령의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참신한 외부 인사 영입도 이재명표 선대위가 맞닥뜨린 과제다.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빌딩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발언하는 김동명 위원장을 바라보고 있는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참신한 외부 인사 영입도 '이재명표 선대위'가 맞닥뜨린 과제다.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빌딩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발언하는 김동명 위원장을 바라보고 있는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전문가는 민주당의 후보 중심 선대위 재편 움직임을 긍정 평가했다. 고진동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과거에도 대선을 앞두고 후보 중심으로 주요 정책이나 인선을 결정해왔다. 그렇게 하는 게 책임의 명확성 측면에서도 맞다"며 "당대표가 대선 후보를 통제할 수 없는 대선 국면에서 (의사결정을) 합의제로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후보가 전권을 갖고 당대표는 이를 전폭적으로 지원한다면 개혁과 쇄신에 대한 다선 의원 중심의 발목 잡기 행태가 사라질 것이고, 외부 인사들이 참여하면서 후보의 이미지도 훨씬 개선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적극적으로 해야 하고 그렇게 해야 민주당이 돌파구를 찾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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