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여성 후보' 심상정, '이대녀' 표심 공략
입력: 2021.11.18 05:00 / 수정: 2021.11.18 05:00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란 기회와 역대급 진영 선거라는 위기 속에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본선 완주를 천명했다. 거대 양당 두 후보가 이대남 표심잡기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유일 여성 후보인 심 후보가 이대녀의 마음을 잡고 지지율 반등에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대선 선대위 발족식에서 손을 들어보이고 있는 심 후보. /이선화 기자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란 기회와 역대급 진영 선거라는 위기 속에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본선 완주를 천명했다. 거대 양당 두 후보가 '이대남' 표심잡기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유일 여성 후보인 심 후보가 '이대녀'의 마음을 잡고 지지율 반등에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대선 선대위 발족식에서 손을 들어보이고 있는 심 후보. /이선화 기자

정의당 "여성 관련 정책 꾸준히 발표 중"

[더팩트ㅣ국회=곽현서 기자]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이대녀'(20대 여성)의 마음을 끌어안아 진영 대결로 치닫고 있는 이번 대선 판세를 바꿀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이대남(20대 남성)' 표심 잡기에 주력하자 여성 청년층을 겨냥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있다.

지난 16일 심 후보는 한국노총 여성위원회 총회에 참석해 "이번 대통령 선거에는 여성의 자리, 여성의 목소리가 없다"며 "우리 여성들이 슈퍼우먼·원더우먼 소리 듣지 않고도 일과 가정을 양립하고 일과 여과를 함께 누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며 유일 여성 후보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동안 20대 여성은 문재인 정부의 가장 강력한 지지층이었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20대 여성'의 민주당 지지율이 흔들리고 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7~8일 조사한 결과 20대 여성(18·19세 포함)의 '대선 후보 지지율'은 윤 후보 31.5%, 이 후보 26.2%, 심 후보 14.9%였다. 이어 기타 후보와 없음·모름의 합산 값은 19.7%에 달했다. (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심의위원회 참조.)

이 후보와 윤 후보가 '20대 여성 지지율'에 대해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자 정치권에선 심 후보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심 후보가 무려 20%에 달하는 20대 여성 '무당층' 표심을 흡수한다면 지지율 반등을 노려볼 수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20대는 유연하고 진영논리에 프레임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지금 지지하는 후보를 4개월 뒤 대선에서도 지지한다고 장담하기는 어렵다"면서 "결국 후보들 간 '정책 싸움'이 (대선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여성 지지율 하락 원인으로는 이 후보가 보이는 '반 페미니즘' 정서가 꼽힌다. 이 후보는 최근 20대 여성가족부 개편을 공약으로 내세우거나 페이스북에서 '페미니즘과 거리를 둬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공유했다.

이 후보의 행보는 캐스팅보트로 떠오른 '이대남' 표심을 얻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반 페미니즘' 메시지에 오히려 20대 여성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대녀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 건 윤 후보도 마찬가지다. 윤 후보는 '쩍벌' 이미지, '저출산은 페미니즘 탓' 등의 발언으로 '비호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두 후보가 이대남 표심을 잡아보겠다며 '안티 페미니즘'에 부응하는 정책을 무분별하게 쏟아내자 정의당은 젠더 관련 발언에 반박하는 방식으로 여성 청년층에 구애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이재명·윤석열 두 후보의 여가부 개편 공약에 대해 몇몇 남성들의 표를 갖겠다는 이유만으로 사회 발전을 위한 성 평등 전략을 뒤집어엎는 공약을 내는 건 정말 선진국 위상에 걸맞지 않은 행태라며 그런 사람들은 대통령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선화 기자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이재명·윤석열 두 후보의 여가부 개편 공약에 대해 "몇몇 남성들의 표를 갖겠다는 이유만으로 사회 발전을 위한 성 평등 전략을 뒤집어엎는 공약을 내는 건 정말 선진국 위상에 걸맞지 않은 행태"라며 "그런 사람들은 대통령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선화 기자

류호정 의원은 지난 11일 이 후보의 '페이스북 글에 대해 "두 '아재' 후보는 끝내 여성의 삶에 공감하지 못했고 당선을 위해 시민을 취사선택했다"고 쏘아붙였다. 장혜영 의원은 두 후보의 여가부 개편 공약에 대해 "몇몇 남성들의 표를 갖겠다는 이유만으로 사회 발전을 위한 성 평등 전략을 뒤집어엎는 공약을 내는 건 정말 선진국 위상에 걸맞지 않은 행태"라며 "그런 사람들은 대통령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당은 그간 '여성·장애인·노동자·영세상인' 등 사회적 비주류로 불려온 이들을 위해 목소리를 냈었던 만큼, 이번 선거에서도 '20대 여성'을 위한 정책 기조를 이어간다.

장 의원은 <더팩트>와 만나 두 후보가 '젠더' 감수성이 부족하다는 점을 언급하며 "여성 공약 관련 브리핑은 꾸준히 진행해왔다"며 "(앞으로도) 일정에 맞춰서 순차적으로 정책들이 발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도 "캠프 내에서 '여성'에 관한 이야기는 계속 진행 중이고 더 정교하게 얘기하며 다듬고 있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이어 "성 평등 관련해서도 준비된 메시지들을 하나씩 전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양당제'라는 선거 제도'로 인해 심 후보가 20대 여성의 표심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 박 평론가는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가장 앞장섰던 심 후보에 대한 공은 누구나 인정하지만 이런 것들이 표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초박빙의 싸움에서는 결국 '진영논리'로 매몰되기 때문에 지지받는 만큼 표로 귀결될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이에 심 후보 측도 단순 표심을 노리고 특정 집단을 타겟팅 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박한기 선대위 대변인은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보편적 가치에 대해서 진보정당의 시선을 담은 정책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불평등의 여러 가지 모습 둘 중 하나가 '젠더' 영역이기 때문에 이런 관점에서 방안을 제안하겠다"고 했다.

zustj913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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