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로 선출된 윤석열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윤 후보는 47.85%를 득표해, 대선 출마를 선언한 지 약 4개월 만에 제1야당의 대선 후보가 됐다. /이선화 기자 |
우여곡절 많았던 '검사 윤석열', 정치권 등판 4개월 만에 제1야당 대선후보 선출
[더팩트ㅣ곽현서 기자] "무너진 자유민주주의와 법치(法治), 공정의 가치를 기필코 다시 세우겠다."(2021년 6월 29일 윤석열 출마선언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한민국 제1야당인 국민의힘 20대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다. 지난 6월 대선 출마를 선언한 지 약 4개월 만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몸담았던 이가 상대 당 대선 후보로 나서는 이례적인 상황이다.
윤 후보는 5일 열린 전당대회에서 47.85%를 득표해, 홍준표 의원(41.50%), 유승민 전 의원(7.47%), 원희룡 전 제주지사(3.17%)를 꺾고 1위를 차지했다. 윤 후보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윤 후보는 지난 2019년 검찰총장으로 취임한 이후 조국·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 문재인 정부 인사와 갈등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보수층의 '정의와 공정'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검찰총장에서 제1야당의 대선 후보가 된 윤 후보는 교수 집안에서 태어나 서울대 법학과에 입학했고, 9수 만인 1991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검사의 길'을 걸어왔다. 이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 대검 중수2과장, 대검 중수1과장 등 주요 요직을 거쳤다.
탄탄대로를 걷던 윤 후보는 2013년 여주지청장으로 근무할 당시 '국가정보원 여론 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장'으로 활동하면서 박근혜 정부와 갈등을 겪으며, 기세가 꺾인다. 당시 검찰 수뇌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정원 압수수색을 단행해 직원을 체포했고, 이에 정직 1개월 징계를 받았다.
당시 윤 후보는 국정감사장에 증인으로 나와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윗선의 외압과 수사 방해가 있었다"는 등의 핵폭탄급 폭로를 해 지금까지도 회자된다. 이 발언은 윤 후보에게 '강골 검사'라는 이미지를 만들어줬다.
윤 후보는 2016년 '국정농단 특검팀'에 합류해 수사 4팀장을 맡아, 박 전 대통령 구속에 결정적 역할을 해 검사 인생의 변곡점을 그렸다. 그리고 2017년, '최순실 게이트' 수사 공로를 인정받아 문 대통령 대선 승리와 함께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됐다.
2019년 윤 후보는 마침내 검찰총장직에 올랐다. 1988년 검찰총장 임기제 도입 이후 고검장을 지내지 않은 첫 총장이었고, 전임자였던 문무일 전 검찰총장(18기)보다도 5기수 아래였던 '파격' 인사였다. 당시 문 대통령은 윤 전 총장에게 '살아있는 권력에 엄격해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이듬해 8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면서 '문재인 정권'과 큰 갈등을 겪는다. 윤 후보는 조 전 장관에게 제기된 '조국 일가' 사모펀드 불법 투자 의혹과 자녀 입시비리 의혹, 웅동학원 채용 비리 등을 파헤쳤다. 윤 후보는 조 전 장관이 임명된 지 16일 만에 자택을 압수수색 했고, 결국 조 전 장관은 임명 35일 만에 법무부 장관 자리에 물러났다.
나아가 윤 후보는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김경수 경남지사 댓글 사건,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과 라임·옵티머스 자산운용 정·관계 로비 의혹,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등 정권 비리에 대한 수사를 이어갔다. 이에 '문 대통령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여권의 비판을 받았지만, 야권에선 '보수의 횃불'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윤석열 신드롬'을 일으켰다.
윤 후보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마찰을 빚으며 '문재인 정부'와의 갈등이 극에 달했다. 이 과정에서 윤 후보는 '보수의 횃불'로 떠올랐고 반문의 '적자'를 찾던 야권은 '거물급 신인'의 등장에 열광했다. 일각에선 '윤석열 대선 후보'의 1등 공신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라는 말도 나온다. /남윤호 기자 |
문재인 정부와의 갈등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마찰을 빚으며 극으로 치달았다. 당시 추 장관은 검찰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인사권과 수사지휘권 등을 놓고 윤 전 총장과 극단적 대립 관계를 형성했다. '추·윤 갈등'에 중대범죄수사청 설립을 시도하는 여권과의 정면충돌이 겹치며 현 정권과의 불화는 돌이킬 수 없는 지경이 됐다.
이에 윤 후보가 두 차례 검찰총장 직무에서 배제되자, 일각에선 윤 후보를 두고 '정권교체 적임자'라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러한 윤 후보의 발자취는 '정권 탄압에 굴하지 않는 공정한 검사'로서 야권 대권 주자로 부상하는 원동력이 됐다.
윤 후보는 추 전 장관과 갈등으로 검찰총장직을 내려놓고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나섰다. 당시 윤 전 총장은 "이 사회가 어렵게 쌓아 올린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며 임기를 넉 달여 남기고 검찰총장직을 사퇴했다.
이후 윤 후보는 약 3개월간 잠행에 들어간 뒤 6월 29일 윤봉길기념관에서 "국가의 미래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고 헌신할 준비가 되었다"며 대선 출마 선언과 함께 정치에 입문했다.
반문의 '적자'를 찾던 야권은 '거물급 신인'의 등장에 열광하며, 윤 전 총장의 대선 출마를 격하게 환영했다. 이러한 화답에 윤 후보는 7월 30일, 국민의힘에 입당해 빠르게 세를 모았다. 문재인 정부와 대척점에 섰던 윤 후보는 자연스레 야권 대장주로 꼽히며, 차기 대권 주자 여론조사에서 여야를 통틀어 지지율 1위를 달리기 시작했다.
윤 후보는 경선에서 승리했지만, 정치와 정책 전반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과제로 남았다. 윤 후보에게 불거진 '주술 논란'과 "집이 없어서 청약통장을 만들지 못했다"는 발언은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발언으로 질타를 받아왔다. 여기에 '전두환 옹호 발언'과 '개사과' 사진으로 여론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지지율 분열을 막고, 보수층을 결집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경쟁했던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지사 등과의 '원팀' 구성이 남아있다. 여기에 대선에 세 번째 도전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단일화 여부도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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