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일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선물 받은 넥타이를 매고 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했다. 이날 출범식에서 발언하는 이 후보. /남윤호 기자·이재명 후보 페이스북 갈무리 |
선대위 출범식서 文정부 '발전적 계승' 강조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민주당 20대 대선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출범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선물한 넥타이를 매고 등장했다. 그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에 대해 "청출어람하겠다"며 '발전적 계승'을 강조했다. 특히 문 정부의 부동산 분야에 대해 '대개혁'을 외치면서 본격적인 차별화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후보는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경기장 KSPO 돔에서 열린 민주당 20대 대통령선거 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했다. 그는 행사장에 들어가기 전까지 흰색 셔츠에 노타이 차림이었지만, 이후 파랑, 분홍, 노랑, 주황색이 조화롭게 디자인된 넥타이를 착용하고 출범식에 등장했다. 이는 지난달 26일 차담회에서 이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선물 받은 넥타이다. 문재인 정부의 뒤를 이어 4기 민주정부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나란히 출범식장으로 입장하는 이재명 후보와 부인 김혜경 씨. /국회사진취재단 |
다만 이 후보는 연설문에서 이전 정부의 대체적인 기조를 이어가되, 비판받은 부분은 개선해나가겠다는 '발전적 계승'을 강조했다.
그는 연설문에서 "이재명 정부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가 쌓아온 토대 위에 잘못된 것은 고치고 부족한 것은 채우고 필요한 것은 더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부동산 분야에서는 문 정부의 부동산 실책에 대해 직접 사과하고 '대개혁'을 강조하는 등 차별화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결의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는 이 후보와 선대위 인사들. /남윤호 기자 |
이 후보는 "부동산 문제로 국민들께 너무 많은 고통과 좌절을 드렸다. 진심으로 사과 말씀드린다"며 "이재명 정부에서는 이런 일,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민주정부와 민주당이 잘한 것도 많지만, 민생에서 국민의 높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문재인 정부의 빛과 그림자 역시 저의 몫"이라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집권 후에는 최우선으로 '강력하고 대대적인 부동산대개혁'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개발이익환수제 강화, 분양가상한제 제도 개선과 함께 대대적인 기본주택 공급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문제가 대선 핵심 이슈로 떠오르면서 문 정부와 각 세우기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후보는 또 1호 공약으로 '성장의 회복'을 내세우면서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중도 외연 확장 전략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박정희 대통령이 경부고속도로를 만들어 제조업 중심 산업화의 길을 열었다"며 "이재명 정부는 탈탄소 시대를 질주하며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갈 '에너지 고속도로'를 깔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의 아내 김혜경 씨가 기념촬영 앞서 옷매무새를 다듬어주고 있다. /남윤호 기자 |
이날 출범식에서 대선 경선 경쟁주자들은 한목소리로 "이 후보 지지"를 외치면서 '원팀' 면모를 보였다. 특히 '경선 불복' 논란까지 거론되며 이 후보와 첨예한 갈등을 빚었던 이낙연 전 대표는 "민주당은 민주당만의 내부 문화가 있다. 경쟁할 때 경쟁하더라도 하나 될 때는 하나가 됐다"며 "민주당의 대선 후보는 이재명 동지다. 이재명 동지와 함께 민주당답게 승리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함께 만들어가자. 그 길에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이 후보가 제안한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방침 검토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올해 10조 원 상당의 초과 세수분을 활용할지, 국채를 발행할지 등 재원 마련 방안, 지급 규모와 시기가 주요 쟁점이다. 야권은 "대선을 앞두고 현금 살포 매표 공약을 추진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내년도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