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석] '비호감' 키우는 野 경선 비방전, 유권자는 괴롭다
입력: 2021.10.31 00:00 / 수정: 2021.10.31 00:00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대권 주자들의 경쟁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사진은 윤석열(왼쪽부터), 원희룡, 홍준표, 유승민 대선 경선 후보가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채널A 스튜디오에서 국민의힘 제20대 대선 경선 후보자 9차 토론회를 앞두고 기념촬영하는 모습.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대권 주자들의 경쟁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사진은 윤석열(왼쪽부터), 원희룡, 홍준표, 유승민 대선 경선 후보가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채널A 스튜디오에서 국민의힘 제20대 대선 경선 후보자 9차 토론회를 앞두고 기념촬영하는 모습. /국회사진취재단

후보 간 대립 격화…지켜보는 유권자 생각해야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11월 5일 전당대회에서 선출될 최종 후보가 되기 위해 대권 주자들은 위험 수위의 비방전을 불사하고 있다. 그만큼 대립은 격화할 수밖에 없고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승자 독식의 선거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지나친 감이 있다.

국민의힘 경선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의 감정싸움을 보노하면 아슬아슬하다. 서로 막말 리스트를 발표하거나 가족을 끌어들여 공격했던 두 후보는 최근 조롱성 발언으로 경쟁 후보를 흠집 내고 있다.

홍 의원은 29일 윤 전 총장을 겨냥해 '398 후보'라고 지칭했다. 전날 발표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의 국민의힘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이 20·30·40대에서 3% 9% 8%의 지지율을 기록한 것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윤 전 총장 캠프에 현직 의원이 합류하는 것을 두고 '줄 세우기' '구태 정치인들 모아 안간힘' 등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나아가 윤 전 총장과 손잡은 하태경 의원이 28일 '공개 구애가 있었다'고 주장한 데 대해 홍 의원은 "주사파 출신 정치인은 받지 않는다"고도 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27일 TV토론에서 "(홍준표 캠프) 선대위원장 한 분도 대단한 분이 가셨다"고 언급했다. 곧바로 인신공격 소지가 있다는 점을 인지했으나 이미 말을 뱉은 뒤였다. '전두환 옹호 발언' 등 숱한 실언으로 논란을 빚었던 윤 전 총장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하는 여론이 적지 않다.

국민의힘 경선이 공방만 난무하고 있다. 사진은 국민의힘 경선 2강으로 거론되는 홍준표(왼쪽) 의원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경선이 공방만 난무하고 있다. 사진은 국민의힘 경선 '2강'으로 거론되는 홍준표(왼쪽) 의원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국회사진취재단

최근 지지율이 흔들리는 윤 전 총장의 '반(反) 문재인' 세력 결집에 무게를 두는 듯한 행보도 아쉽다. 다른 주자들도 '반문 호소'에서 자유롭진 않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은 정계에 입문한 지 넉 달밖에 되지 않은 '정치 신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기성 정치인과 다를 게 없어 보인다.

비방전이 가열되다 보니 당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8일 "경선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우려스러운 징조들이 더러 보이기 시작한다"고 지적했다. 자당 초선의원들도 당 대선 주자들에게 '원팀' 경선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야당 대선 주자들의 네거티브 공세에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국민이다. 정책 공약 경쟁은 뒷전으로 미루고 진흙탕 싸움이 지속되면서 변하지 않는 정치판에 염증을 느끼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포함해 여야 대선 주자들의 비호감도는 심각한 수준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9~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민주당 이 후보의 비호감도는 60%로, 호감도(32%)보다 두 배에 육박했다. 윤 전 총장 역시 비호감도와 호감도는 62%, 28%였다. 홍 의원도 비호감도(59%)가 호감도(31%)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당내 경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비방이 난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민심을 얻기 위해서는 네거티브에 열을 올리는 후보들의 태도부터 달라져야 한다. 유권자들은 품격과 자질이 부족한 후보가 누구인지 지켜보고 있다. 후보들의 페이플레이를 기대해 본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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