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하>] 고 노태우 전 대통령 '국가장' 뒷말 무성…"전두환은 절대 아냐?"
입력: 2021.10.30 00:00 / 수정: 2021.10.30 00:00
정부는 고 노태우 전 대통령 장례와 관련해 5·18 민주화 운동 강제 진압과 12·12 군사 쿠데타 등 역사적 과오가 적지 않지만, 88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와 북방 정책 추진,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등 성과도 있었다며 국가장으로 결정했따. 지난 27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노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조문하는 김부겸 국무총리. /사진공동취재단
정부는 고 노태우 전 대통령 장례와 관련해 "5·18 민주화 운동 강제 진압과 12·12 군사 쿠데타 등 역사적 과오가 적지 않지만, 88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와 북방 정책 추진,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등 성과도 있었다"며 국가장으로 결정했따. 지난 27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노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조문하는 김부겸 국무총리. /사진공동취재단

☞<상>편에 이어

정치 경력 4개월 윤석열, 뒤따른 주호영·권성동 의원

[더팩트ㅣ정리=이철영 기자]

◆文, '노태우 국가장' 결단…'희생자'보다 '국민 통합' 우선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례를 정부가 '국가장'으로 결정 한 것을 두고 뒷말이 나와. 청와대 내부적으로는 반대하는 목소리가 없었어?

-문 대통령은 지난 27일 오전 "노태우 전 대통령이 5·18 민주화 운동 강제 진압과 12·12 군사 쿠데타 등 역사적 과오가 적지 않지만, 88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와 북방 정책 추진,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등 성과도 있었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어. 국가장 결정은 김부겸 국무총리가 이날(27일) 오전 11시 국무회의에서 발표했는데, 청와대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이런 문 대통령의 뜻에 청와대 참모들과 장관들이 모두 동의했다고 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국가장 결정에 "시민단체의 의견도 종합적으로 검토했고, 청와대 내 이견은 없었다"라고 분명히 말했어. 또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애도 메시지를 국민 통합 차원으로 해석을 해도 되는가"라고 묻자 "해석은 언론의 몫이고, 또 국민들께서 해석하시는 것"이라고 답했는데, 국민 통합을 고려한 것으로 보여.

-노 전 대통령의 국가장에 반대 목소리가 계속 나오자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 설명에 나섰지?

-이 정무수석은 "문 대통령이 인권변호사 출신이자 민주화 운동을 했기 때문에 그런 배경을 가진 대통령이 이런 조치를 한 것은 국민 통합이나 화합에 기여할 것이라는 생각은 할 수 있다"고 했거든.

지난 28일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나가는 전두환 씨 부인 이순자 씨와 장남 전재국 성강문화재단 이사장.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28일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나가는 전두환 씨 부인 이순자 씨와 장남 전재국 성강문화재단 이사장. /사진공동취재단

-그런데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국가장이 결정되면서 전두환 씨의 향후 장례도 그렇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데, 청와대 입장은 어때?

-이 수석은 "노 전 대통령과 전두환 씨의 경우는 분명히 다르다"며 "전 씨는 국가장으로 할 수 없다"고 강조했어. 노 전 대통령은 용서를 구한다는 유언도 남겼고, 유족들도 5·18 관련 사과를 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전 씨는 완전 케이스가 다르다는 얘기야.

-노 전 대통령 국가장 결정은 결국 법률의 문제도 있다고 할 수 있어. 전 씨의 국가장 논란이 나오는 배경도 여기에 있지. 국가장법 제2조는 '전·현직 대통령이나 대통령 당선인 사망 시 국가장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다만, 동법 제1조는 '국가 또는 사회에 현저한 공훈을 남겨 국민의 추앙을 받는 사람이 서거(逝去)한 경우'를 국가장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어. 문제는 현행 국가장법에는 중대 범죄 여부 등이 국가장 대상 제외 사유로 명시돼 있지 않으면서 노 전 대통령의 국가장이 결정됐다는 해석이 나와. 당장 민주당도 해당 법률을 개정할 뜻을 내비쳤어.

-그럼 취재 기자 시각에서 노 전 대통령 국가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개인적으로 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12·12 쿠데타 주도와 수천억 원 규모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법원에서 징역 17년과 추징금 2630억 원가량을 선고받은 매우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전과자이지만, 과거를 사과하고 추징금도 완납한 만큼 사과도 하지 않고 추징금도 내지 않은 전 씨와는 사후에 다른 대우를 받는 것도 어느 정도 일리는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피해자'의 입장이라고 봐. 전 씨와 노 전 대통령에게 희생을 당한 이들의 유족이 모인 5·18민주유공자유족회 측이 국가장에 반대한 만큼 그들의 의견을 가장 존중했어야 하지 않느냐는 생각이야.

-반대하는 이들은 노 전 대통령의 직접적인 사죄가 없었다고 반발하고 있는데, 아들을 대신 보내 사죄 입장을 밝혔다는 점에서 아직 침묵으로 일관하는 전 씨와는 확실히 다르다고 봐. 또 군부 출신 인사들을 대거 청산하고 정치활동이 금지됐던 재야인사들을 복권하는 등 민주화 행보도 보였지. 이번 결정을 두고 "역사의 굴곡을 넘는 과정"이라고 평가했던 정부 입장처럼, 간접적이었지만 그의 사죄를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에서 국가장에 공감해.

지난 26일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청와대 상춘재에서 차담 형태로 회동을 가졌다. 야권에서는 두 사람의 만남이 부적절했다고 비판했다. /뉴시스
지난 26일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청와대 상춘재에서 차담 형태로 회동을 가졌다. 야권에서는 두 사람의 만남이 부적절했다고 비판했다. /뉴시스

◆野, '文-이재명 면담' 반발…靑 "검·경에 물어보세요"

-문 대통령이 지난 26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선 후보를 만나 차담을 한 것을 두고 여러 뒷말이 나오네.

-맞아. 야당에선 이 후보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관련 수사 대상자인 만큼 만남 자체가 검·경에 이 후보를 보호하라는 수사 가이드라인을 주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강하게 비판했어.

-지난 26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수사 대상을 대통령이 만나는 것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과거에도 조사받는 사람을 대통령이 만난 적이 없다"고 질타하기도 했지.

-청와대 쪽의 해명은 어땠지?

-유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은 국감에서 "이 후보가 수사 대상자인지 피의자인지 알지 못하고, 여당 대선 후보가 관례에 따라 요청이 와서 만난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어. 앞서 지난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감에서 김오수 검찰총장은 "이 후보도 수사 대상이 맞다"고 말했는데, 8일 지나서도 청와대 2인자인 비서실장은 "수사 대상자인지 모른다"고 한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해명이야.

-또 유 실장은 "문 대통령과 이 후보가 만난 게 문제가 된다면 문제제기를 해달라"면서도 "검·경에 가이드라인, 또는 수사 지침으로 느끼는 지는 거기(검·경)에 물어봐야 한다"고 했는데,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는 지적도 나왔어.

-청와대는 문 대통령과 이 후보의 차담에서 대장동의 '대'자도 안 나왔고, 선거운동과 관련한 얘기도 없었다는 점과 이 후보 측의 요청에 관례대로 일정을 조율해서 만난 것일 뿐이라는 점을 계속 강조했어.

-일각에선 전례보다 만남이 늦어진 것을 두고도 뒷말이 나왔어. 실제 김대중 대통령 시절 때는 노무현 후보 선출 이틀 만에, 이명박 대통령 시절에는 박근혜 후보 선출 13일 만에 만난 것과 비교하면 문 대통령과 이 후보는 16일 만에 만났거든.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후보는 사이가 좋지 않은 거로 널리 알려졌는데, 그들보다 늦게 만난 것은 그 자체가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었어.

-관련해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선례가 많지 않아서 빨리하면 이틀이고 늦어지면 12일이냐, 이렇게 해서 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라며 "자연스럽게 후보의 스케줄과 저희 스케줄을 맞추다 보니 이렇게 된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했어.

-청와대는 누가 만남을 요청했는지, 스케줄 조정이 왜 이렇게 늦어졌는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는 않았어. 다만 문 대통령이 이 후보 선출 직후 보낸 축하 메시지에서 '원팀'을 언급한 것과 달리 이낙연 전 대표 측이 반발하던 상황이 지난 24일 이 후보와 이 전 대표의 회동으로 수습되면서 이제는 만날 때라고 판단하지 않았을까 싶어.

지난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예비후보(가운데)가 기자회견에 앞서 자료를 살펴보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는 권성동(왼쪽) 의원과 주호영 의원. /남윤호 기자
지난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예비후보(가운데)가 기자회견에 앞서 자료를 살펴보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는 권성동(왼쪽) 의원과 주호영 의원. /남윤호 기자

◆'중진' 주호영·권성동, 尹 지근거리 수행

-윤 전 총장이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지지를 호소해서 눈길을 끌었어. 본경선 여론조사를 앞두고 표심을 얻기 위한 것인데, 당시 현장 분위기는 어땠어?

-언급할 만한 특별한 분위기는 없었어. 강렬한 빨간색 넥타이를 맸던 윤 전 총장은 이날 오전 10시 소통관에서 자신이 준비해온 연설문을 읽으며 지지를 호소했어. "윤석열로 이기는 것이 문재인 정권에 가장 뼈아픈 패배를 안겨주는 것"이라며 자신을 믿고 도와달라는 취지로 강조했어. 정치 시작 때나 이날 기자회견 내용이나 크게 다르진 않았다고 봐.

-최근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내림세를 보이잖아. '전두환 옹호'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데 이어 '개 사과' 논란으로 위기를 자초하면서 지지율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대체적이야. 때문에 본경선 8일을 앞두고 국회를 찾아 국민에게 지지를 호소한 것으로 보여.

-윤 전 총장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질의응답을 했어.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주장한 '음식점 허가 총량제' 관련 질문에 "히틀러 나치 때도 저런 짓은 안 했을 것"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어. 다른 여러 질문에도 스스럼없이 답하더라고. 정계 입문 직후 때보다 확실히 여유가 있어 보였어.

-윤 전 총장 기자회견에 야당 중진 의원들이 수행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던데?

-기자들과 '백브리핑' 자리에서 윤 전 총장 옆에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이 곁을 지키고 있더라고. 바로 윤석열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인 주호영(5선) 의원과 종합지원본부장을 맡은 권성동(4선) 의원이 눈길을 끌었어. 정치 경험이 풍부한 이들은 윤 전 총장의 든든한 지원군이지.

-윤 전 총장 캠프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되는 대목이야. 국민의힘 103명 의원 중 30명이 넘는 의원들이 윤 전 총장 캠프에 합류하며 백방으로 지원하고 있잖아. 윤 전 총장과 2강으로 거론되는 홍준표 의원 캠프에는 두 명뿐이라 체급 차이가 엄청나지.

-어쨌든 윤 전 총장 옆을 지키는 두 중진 의원을 보면서 정치는 '경력'으로만 따질 수는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윤 전 총장은 정계에 입문한 지 불과 넉 달밖에 되지 않았잖아. 기자회견을 모두 마치고 소통관을 나서는 윤 전 총장을 뒤따라가는 두 중진 의원의 모습이 낯설어 보였어.

-주 의원과 권 의원은 윤 전 총장의 법조계 선배이기도 해. 주 의원과 권 의원은 각각 판사와 검사 출신인데, 사법연수원 기수가 각각 14기, 17기야. 윤 전 총장(23기)보다 선배야. 주 의원과 윤 전 총장은 1960년생으로 동갑이야. 1990년대 대구에서 법조인으로 인연을 맺었다는 후문이야. 권 의원은 지난 7월 YTN 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 외가(강릉)와 우리 외가가 붙어있다시피 해서 어렸을 때 같이 외갓집에 가면 놀았던 그런 사이"라고 밝힌 바 있어.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곽현서 기자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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