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만나고 지사직 물러나는 이재명…'원팀' 청신호?
입력: 2021.10.25 00:00 / 수정: 2021.10.25 00:0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사직을 내려놓고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나선다. 24일 오후 종로구 안국동의 한 찻집앞에서 포옹하고 있는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 /국회사진취재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사직을 내려놓고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나선다. 24일 오후 종로구 안국동의 한 찻집앞에서 포옹하고 있는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 /국회사진취재단

25일 지사직 사퇴…국민의힘 후보 선출 전후 '용광로 선대위' 출범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경기도 국정감사를 마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경선 불복 위기론'까지 등장하며 최대 난제로 꼽혔던 '원팀 구성'도 이낙연 전 대표와의 회동이 성사되면서 청신호가 켜졌다. 25일에는 경기도지사직을 내려놓는다. 다음 달 5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을 앞두고 대권 가도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24일 이 후보가 마침내 이 전 대표와 두 손을 맞잡고 웃었다. 이들의 만남은 이 후보가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선출된 후 2주 만이다. 이 전 대표 측은 경선 결과 발표 직후 경선을 중도 사퇴한 후보의 무효표 처리를 문제 삼으며 '경선 승복 선언'을 뒤로 미룬 바 있다. 이어 지난 13일 민주당 당무위원회가 '문제없다'고 결론 내리고 이 전 대표가 '승복 선언'을 한 뒤 회동이 11일 만에야 이뤄진 것이다.

두 사람은 한목소리로 "정권 재창출"을 외쳤다. 이날 오후 3시 서울 종로의 한 찻집에서 이 전 대표를 만난 이 후보는 "제가 앞으로 민주당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들,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서 반드시 정권을 재창출하는 데 우리 대표님의 많은 고견 꼭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며 "서로 존중하고 배려해, 마음에 남은 상처가 아물도록 당과 지도부가 노력해달라"고 했다.

이 후보와 이 전 대표 지지자 간 감정의 골은 여전하다. 24일 이 후보와 이 전 대표 회동 장소인 종로구 안국동의 한 찻집에서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양측지지자들. /국회사진취재단
이 후보와 이 전 대표 지지자 간 감정의 골은 여전하다. 24일 이 후보와 이 전 대표 회동 장소인 종로구 안국동의 한 찻집에서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양측지지자들. /국회사진취재단

당 내부에선 이들의 만남으로 '원팀 선대위' 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위기다. 당 지도부는 이 후보가 지사직 사퇴 전 이 전 대표와 만나 당내 화합 분위기를 조성한 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예비후보에 등록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방안으로 추진해온 바 있다.

당 지도부와 이 후보 측은 이 전 대표와의 회동을 기점으로 '용광로 선대위' 구성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이 전 대표는 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상임고문을 맡기로 했다. 또 후보 직속 선대위 제1위원회를 구성해 이 전 대표의 핵심 공약인 신복지정책 공약을 직접 챙길 예정이다.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확정되는 다음 달 5일까지 선대위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또 이 후보와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남을 통해 '화합' 메시지를 부각하면서 지지자들 간 '원팀'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 후보가 문 대통령도 만나면 전반적으로 하나의 민주당이 되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여러 가지 의견을 수렴해서 용광로 선대위를 만드는 노력을 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도 회동 후 입장문을 통해 '원팀 정신'을 강조했다. 그는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다. 경선보다 몇 배 더 중요한 본선이 우리 앞에 있다"며 "4기 민주정부를 세우려면 우리부터 하나가 돼야 한다. 우리가 가진 유일한 무기는 '단단히 하나로 뭉치는 것'뿐"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 측 오영훈 의원도 <더팩트>와 통화에서 이날 회동을 긍정 평가하며 "원팀으로 잘 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와 이 전 대표의 화학적 결합은 시일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의 한 찻집에서 회동하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국회사진취재단
이 후보와 이 전 대표의 '화학적 결합'은 시일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의 한 찻집에서 회동하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국회사진취재단

다만 정치권 일각에선 이 후보와 이 전 대표 측이 여전히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화학적 결합'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이 전 대표가 이 후보 선대위 공동상임위원장이 아닌 상임고문 자리를 수락하는 데 그친 탓이다. 선대위원장은 전면에 나서 선거를 진두지휘하지만 상임고문은 나서지 않고 조언하는 자리다. 이날 만남도 원팀 이미지를 부각할 수 있는 '막걸리 회동'이 아닌, 찻집에서의 30분 회동에 그쳐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대해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상임고문은 선대위의 가장 큰 어른이다. 선대위원장들에게 지시를 내릴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며 이 전 대표의 상임고문직 수락에 의미를 부여했다.

회동이 있었던 찻집 앞에는 이 후보 측과 이 전 대표 측 지지자들이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이 전 대표의 지지자들은 '민주당은 죽었다' '우리는 원(won't)팀' '사사오입 철회하라' '부정선거 민주자멸' 등의 피켓을 들고 "이재명은 사퇴하라" "송영길은 사퇴하라" 등을 주장했다. 한 지지자는 이 후보의 욕설 영상을 음향 장치에 연결해 재생하기도 했다.

한편 이 후보는 25일 경기도청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지사직을 내려놓는다. 이어 26일에는 대선 예비후보로 등록하며 집권당 대선 후보로서 대권 행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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