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석] '비방 혈안' 野 대선주자, 정책 검증으로 품격을 높여라
입력: 2021.10.22 00:00 / 수정: 2021.10.22 00:00
유승민(왼쪽부터), 원희룡, 홍준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이 15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1대1 맞수토론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유승민(왼쪽부터), 원희룡, 홍준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이 15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1대1 맞수토론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가열되는 비방전…정책 대결 기대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선거는 승자가 독식한다. 때문에 후보 간 경쟁이 치열하고 거칠 수밖에 없다. 선거일이 임박할수록 더 그렇다."

지난달 말 국민의힘 한 캠프 관계자가 한 말이다. 당시 2차 컷오프를 앞두고 수위 높은 공방이 계속됐을 때였다. 국민의힘 대선주자가 4명으로 압축된 이후 인신공격 위주 네거티브 양상으로 흐르는 양상이 더욱 뚜렷해지는 현상에 대해 나름대로 분석한 말이다. 실제로 후보들은 정책이나 비전 제시는 뒤로하고 특히 상대 후보의 과거 일을 끄집어내 망신을 주거나 흠집을 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2강'으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의 비방 수위는 아슬아슬하다. 홍 의원은 19일 윤 전 총장을 '더티(더럽다)'한 인물이라고 했다. 그는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와 윤 전 총장이 본선에서 붙으면) 범죄자 대선이 돼 외신에 조롱거리가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깨끗한 후보 대 더러운 후보' 구도로 가야만 정권 탈환을 이룰 수 있다. 깨끗한 홍준표만이 더러운 이재명을 잡을 수 있다"며 "이른바 클린(Clean) vs 더티(Dirty) 구도"라고도 했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윤 전 총장을 싸잡아 공격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앞서 홍 의원은 '당 해체' 발언으로 논란에서 선 윤 전 총장을 향해 "오만방자하다. 뻔뻔하고 건방지기 짝이 없다"고 직격했다. 유승민 전 의원 역시 "문재인 정권의 하수인 시절 버릇이냐" "문재인 정권의 충견 노릇을 한 덕분에 벼락출세하더니 눈에 뵈는 게 없나" 등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9일 유승민 전 의원과 홍준표 의원에 겨냥해 (국민의힘 선거) 4연패의 주역들이라고 지칭했다. 홍 의원은 문재인 정권 앞잡이가 할 말인가라고 받아쳤다. /국회사진취재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9일 유승민 전 의원과 홍준표 의원에 겨냥해 "(국민의힘 선거) 4연패의 주역들"이라고 지칭했다. 홍 의원은 "문재인 정권 앞잡이가 할 말인가"라고 받아쳤다. /국회사진취재단

대권 도전 이후 숱한 말실수로 구설에 올랐던 윤 전 총장은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을 향해 "(국민의힘 선거) 4연패의 주역들"이라고 지칭하며 당의 원흉으로 꼽았다. 상대 후보를 깎아내리기에 열중하는 것은 똑 같다.

지난 15일 맞수토론 직후 포착된 영상에서 윤 전 총장이 홍 의원과 악수하며 그의 어깨를 툭툭 치는 태도도 말이 많다. 나이와 정치, 검찰 경력 등에서 선배인 홍 의원에게 무례한 행동을 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또 윤 전 총장이 홍 의원에게 "그만해라"라고 말한 것도 부적절하다는 평이다.

후보들이 본경선 레이스를 뛰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갈수록 격해지는 비방전은 위험 수위에 다다른 느낌이다. 품격을 잃은 지 오래다. 그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소위 '속 시원하다'는 비유인 '사이다' 발언과 막말을 혼동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그동안 보수 정당이 선거에서 진 것은 후보들이 무능력해서만도 아니다. 정권 대안세력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탓도 크다. 국민의 기대를 스스로 저버리는 '이전투구'가 크게 작용했다. 현재도 마찬가지도. 정권에 실망한 국민 역시 야권에 의 피로도를 호소한다.

국민이 야권 후보의 자질과 능력을 확인하고 싶어도 외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후보들이 만들고 있다. 그러면서 자기를 지지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는 게 아이러니하다. 과연 국민은 품격 없는 후보에게 선뜻 손을 내밀 수 있을까. 말과 행동에서 자신이 드러나는 법이다. 집권 이후 청사진을 제시하는 정책 대결을 기대해 본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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