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일대일 맞수토론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
洪 "尹, 가장 도덕성 없는 후보…이재명과 피장파장"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국민의힘 대선 주자 홍준표 의원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불꽃 튀는 격론을 벌였다. 홍 의원이 '처가 리스크' 등을 거론하며 도덕성을 파고들자 윤 전 총장은 "격을 좀 갖추라"며 발톱을 세웠다.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은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일대일 맞수토론'에 참석했다. 국민의힘은 본경선 과정에서 예정된 10차례 토론회 가운데 각 후보 간 치열한 정책경쟁 활성화를 위해 일대일 맞수토론도 3차례 포함했다. 이번 토론은 첫 맞수토론이다. 앞선 1부에선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맞대결을 벌였다.
홍 의원이 포문을 열었다. 윤 전 총장이 지난 13일 제주에서 "정신머리부터 바꾸지 않으면 우리 당은 없어지는 것이 맞다"는 발언을 두고 황 의원은 "홧김에 했냐"고 물었다. 윤 전 총장은 "치열하게 다음 선거를 대비를 못 하면 없어지는 게 낫다는 얘기"라고 해명했다.
그러자 홍 의원은 "3개월 들어오신 분이 당 해체 이야기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지적한 뒤 "입당하면 추대해 줄지 알았는데 경선 과정에서 문제점이 속출돼서 몰리니까 홧김에 그런 말씀을 한 거로 알고 있다"고 받아쳤다.
이에 윤 전 총장은 "추대해줄 거로 생각하지 않았다"며 "나라의 주인이 국민인 것처럼 당의 주인은 당원이다. 우리 당의 중진이나 지사를 지내신 분들이 당에 오래 있었지만, 당에 헌신했다고 말씀하기보다는 당원들의 지지 덕분에 많은 걸 누렸고, 상당한 책임 의식을 가져야 된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홍준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이 15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1대1 맞수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
홍 의원은 윤 전총장의 도덕성을 집요하게 문제 삼았다. 윤 전 총장 재직 시절 '고발 사주' 의혹과 장모가 불법 요양병원을 윤영하며 수십억 원대 요양급여를 부정수급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점, 부인 김건희 씨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사건 등을 거론했다.
윤 전 총장은 장모 사건과 관련해 "심리 중"이라며 "확정판결이 될 때까지 보자"고 했다. 나아가 "홍 후보도 1심에서 실형 받아 본 적 있지 않냐"며 역공을 가했다. 홍 의원은 2016년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또한 부인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과 관련해선 "전혀 터무니없는 얘기"라며 "2010년 당시 도이치모터스라 주가 변동은 크지 않았고 집사람은 오히려 손해를 보고 나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당시 증권 거래내역을 공개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럼에도 홍 의원은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그는 윤 전 총장을 향해 "적어도 도덕성 문제에 관해선 역사상 여야 후보를 통틀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가장 도덕성이 없는 후보라고 본다"며 "도덕성 문제에서는 피장파장"이라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갈등을 언급하며 "(현 정부로부터) 계속 공격을 당했다. 저쪽(정부·여당) 진영에서 고발을 수십 건 당했다. 그걸로 도덕성을 말하면 안 된다. 민망하지만 전 특활비를 1원도 손댄 적 없다"고 반박했다.
홍 의원이 "정치 4개월 한 사람이 느닷없이 대통령 나온다고 하니까 참 어이가 없다"며 힐난하자, 윤 전 총장은 "(대권에 도전한 것은) 기존에 정치하던 분들한테 국민이 실망했기 때문"이라며 "기존 후보들이 잘했으면 내가 나올 이유가 없었다"고 직격했다.
홍준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이 15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1대1 맞수토론에 앞서 기념촬영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
홍 의원이 처가 의혹을 계속 추궁하자 윤 전 총장은 "충분히 저에 대해서 인신공격할 것 다 했으니, 이제 대선 주자답게 정책에 대해서 얘기해 보시라. 이 정도면 충분히 해드렸지 않냐"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인내심이 한계에 달한 듯, 홍 의원의 계속된 공세에 윤 전 총장은 강한 어조로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이렇게 정치를 하러 나오니 여당뿐 아니라 경쟁하는 분들이 매일 인신공격을 한다" "정책은 물지도 않고 맨날 인신공격만 한다. 정책토론을 하자" "토론의 격을 좀 높이시라"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후보검증을 인신공격이라고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이게 무슨 검증이냐. 이걸 금정이라고 얘기하면 국어가 오염되는 것"이라며 발끈했다.
토론 말미 홍 의원은 "이재명 후보처럼 부도덕하고 문제 많은 후보를 상대하려면 깨끗한 사람이 (본선에) 나가야 된다"고 하자, 윤 전 총장은 "제가 더 깨끗하다. 돈 문제에서 저는 깨끗하다"고 했다. 이 지사의 '대장동' 의혹과 홍 의원이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됐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