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제주' 일정 최우선 배치…野, 민심 잡기 통할까
입력: 2021.10.13 05:00 / 수정: 2021.10.13 05:00
국민의힘이 대선 본경선 일정에서 호남과 제주 방문을 최우선으로 배치했다. 사진은 이준석(왼쪽에서 세번째) 대표와 원희룡·유승민·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11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 민주묘지 무명열사 묘역에서 참배하는 모습. /뉴시스
국민의힘이 대선 본경선 일정에서 호남과 제주 방문을 최우선으로 배치했다. 사진은 이준석(왼쪽에서 세번째) 대표와 원희룡·유승민·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11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 민주묘지 무명열사 묘역에서 참배하는 모습. /뉴시스

'험지' 민심에 '눈도장'…여당 지지 흡수 전략인 듯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국민의힘이 대선 본경선으로 7개 권역을 돌 예정인 가운데 호남과 제주 일정을 최우선으로 정했다. 국민 통합 기치 아래 여당 '집토끼' 민심을 흡수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13일 본경선 2차 토론회를 제주에서 개최한다. 2차 컷오프를 통해 '4강'에 든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총출동한다. 특히 원 전 지사는 '안방'에서 토론회를 치른다.

국민의힘은 다음 달 5일 최종 후보를 선출하기 전 본경선에서 7차례 권역별 순회 토론회와 3차례 1대1 맞수 토론회 등 모두 10차례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당내 대선 본경선 일정에 기존 방식의 대규모 집회가 불가피한 권역별 합동연설회는 개최하지 않는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11일 광주에서 첫 토론회를 열었다. 전북과 전남 권역까지 포함한 '호남' 일정이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홍 의원을 제외한 대권 주자들은 광주 5.18 묘역을 참배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역 민심 공략에 나섰다.

이후 이 대표는 현장 최고위에서 "지금까지 민주당이 잘못했던 것이 있다면 또 다른 민주당을 선택하실 게 아니라, 젊은세대와 함께 가늘게 비치기 시작하는 새로운 정치문화의 빛과 함께해달라"며 "국민의힘은 호남의 진정한 민주주의를 원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절대 빼놓지 않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의힘이 대선 본경선의 첫 일정을 호남으로 정한 것은 국민통합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애초 국민의힘은 지난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서도 '서진 정책'을 펼치며 호남 민심에 공을 들여왔다. 이 대표도 취임 이후 여수와 순천을 방문하는 등 소통 행보를 이어갔다.

국민의힘이 서진 정책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사진은 지난해 9월 김종인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의원들이 국회 본청 앞에서 호남동행국회의원 발대식을 여는 모습. /남윤호 기자
국민의힘이 '서진 정책'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사진은 지난해 9월 김종인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의원들이 국회 본청 앞에서 호남동행국회의원 발대식을 여는 모습. /남윤호 기자

호남은 여당 텃밭으로, 국민의힘엔 험지 중 험지로 꼽힌다. 지난 20대 총선 때 정운천·이정현 의원이 호남에서 당선되며 견고했던 지역주의 벽에 균열이 생겼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지난해 21대 총선에선 민주당이 호남(28석)을 싹 쓸었다.

제주도 민주당이 3석을 독식했다. 제주는 지역색이 호남보다 덜하지만, 2004년 17대 총선부터 21대 총선까지 5회 연속 민주당의 손을 들어줬다. 자치단체장 선거에서는 보수 정당에 힘을 실어주면서도 총선에는 민주당이 연승했다.

때문에 국민의힘은 정권 교체를 이루기 위해선 외연 확장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호남과 제주 표심을 어느 정도 가져와야 차기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렸다. 대선 주자 중 홍 의원은 "호남에서 20% 받으면 대선은 무난히 이기게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는 지난 대선에서 얻은 교훈이다. 19대 대선 때 '호남 사위'를 자처한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후보는 전국에서 호남(광주 1.55%, 전남 2.45%, 전북 3.34%)에서만 한 자릿수 득표에 그쳤다. 제주(18.27%)에서도 호남과 세종(15.24%)에 이어 세 번째로 득표율이 낮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많은 국민이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실망하고 있는 상황에서 호남 민심의 변화를 느낀다"며 "그동안 당 차원에서 진정성을 갖고 지역 현안과 법안 처리 등에 관심을 쏟은 결과"라고 말했다. 이 대표도 전날 호남 당원이 지난 2월보다 7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역 정서를 무시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언근 전 부경대 교수는 "제주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특히 호남에선 (국민의힘이) 높은 득표율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문재인 정권에 대한 실망 등 영향으로 무당층이 있겠지만, 투표할 때가 되면 기존 방식을 더 따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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