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일 경북 포항 영일만 해상 마라도함에서 열린 제73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
해병대의 산실 포항에서 우리 군 단독 합동상륙작전 성공적 시연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국방부 주최로 해병대 제1사단이 주둔하는 경상북도 포항시 영일만에서 열린 제73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번 국군의 날 주제는 '국민의 군대, 대한 강군'으로 첨단 과학화와 자주국방 역량 강화를 통해 국민 눈높이에 부응하고, 정예 강군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강한 국군의 의지를 담았다. 특히 대규모 육·해·공 병력과 장비가 동원된 '피스 메이커(Peace Maker) 합동상륙작전 시연을 통해 세계 6위의 우수한 우리 국방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포항에서 국군의 날을 개최한 것은 창군 이래 최초다. 포항은 6·25전쟁 당시 유엔군이 최초의 상륙전을 벌인 곳이자 낙동강 방어선 전투의 중요 거점 중 하나였다. 또한 1959년 해병 1사단이 주둔을 시작한 이래 정예 해병 양성의 산실(해병교육훈련단, 해병군수지원단 주둔) 역할을 해온 곳이기도 하다.
국방부는 2017년부터 행사 주제와 각 군의 상징성을 고려해 국군의 날 기념식 장소를 선정해 왔다.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 제69주년 국군의 날에는 해군2함대사령부(경기 평택), 2018년 제70주년 국군의 날은 전쟁기념관(서울), 2019년 제71주년 국군의 날은 공군11전투비행단(대구), 2020년 제72주년 국군의 날은 육군 특수전사령부(경기 이천)에서 기념식이 열렸다.
올해 6월 취역한 해군의 최신 대형수송함(LPH)인 마라도함 함상에 마련된 본행사장에는 문 대통령 내외를 비롯해 서욱 국방부 장관, 원인철 합참의장, 각 군 총장, 해병대 사령관, 해병 1사단장 등 국방부 및 군 인사 20여 명, 연평도 포격전 유공자, 6·25전쟁 당시 낙동강 방어선 및 상륙작전 참전용사 50여 명, 보훈 단체 및 예비역 단체 관계자 20여 명 등 총 200여 명이 참석했다.
해병 병 570기 출신 방송인 김상중 씨, 박한나 육군 소령 사회로 진행된 본행사는 문 대통령이 우리가 개발한 국산 상륙기동헬기 마린온을 이용해 마라도함에 도착하면서 시작됐다. 대통령이 탑승해 '마린원'으로 명명된 이 헬기에는 완전무장 해병 9명을 태운 채 상륙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이 마라도함에 입장한 뒤 행사장 전방에 배치돼 있던 해군의 최신예 상륙함(LST-Ⅱ) 천왕봉함이 제병지휘부와 기수단을 태운 채 함포를 이용해 예포 21발을 발사하며 경례를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일 경북 포항 영일만 해상 마라도함에서 열린 제73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뉴시스 |
이어진 국기에 대한 경례에선 해병대 1기 이봉식 옹이 맹세문을 낭독했다. 6·25전쟁 참전용사인 이봉식 옹은 통영상륙작전을 비롯해 인천상륙작전, 서울탈환작전 등 해병대의 주요 전투에 참전해 전공을 쌓은 역전의 용사다.
경례문을 낭독할 때 마라도함 앞에는 올해 8월 취역한 3000톤급 잠수함 안창호함이 태극기를 게양한 상태로 수면 위를 항해했다. 애국가를 제창할 때는 특수전 부대원 24명이 해외파병 부대기 19를 휘날리며 도구해안으로 강하해 유엔 가입 30주년을 맞아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국군의 기상을 시연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훈장 및 포장 수여식을 통해 연평도 포격전 당시 즉응태세 유지로 작전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적에 대한 적절한 상훈을 받지 못했던 해병들의 명예를 되찾아줬다.
지난 3월 26일 열린 서해수호의 날 최초로 공식 석상에서 '연평도 포격전'이라는 용어를 썼던 문 대통령은 김정수 소령에게 '화랑무공훈장'을, 천중규·김상혁 상사에게 '인헌무공훈장'을, 이준형 중사에게는 '무공포장'을 수여했다. 이들 해병에 대한 훈·포장 수여는 전투가 벌어진 지 11년 만이다.
또한 육군 제51보병사단, 해군 군수사령부, 공군 제17전투비행단, 국군체육부대가 우수부대로 선정돼 표창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들을 성공적으로 수송한 '미라클 작전' 유공부대 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에는 특별상을 수여했다.
이어 국방개혁 2.0에 따라 올해 창설하는 부대들에 대한 부대기 수여식도 이어졌다. 육군 산악여단, 해군 해상초계기대대, 공군 탄도탄감시대대, 해병대 항공단 등 올해 말까지 창설 예정인 각 군 부대는 문재인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국방개혁 2.0의 결과물로서 미래 강군의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 대통령이 1일 경북 포항 영일만 해상 마라도함에서 열린 제73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경례하고 있다. /뉴시스 |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정의와 자유'를 지키는 최선봉에서 기꺼이 젊음을 바친, 모든 해병대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또한 오늘날 세계 6위 국방력을 만든 군의 헌신을 언급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국방개혁 2.0에 대해 설명했다.
아울러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의지 재확인, 55조2000억 원 규모의 내년 국방 예산, 장병 봉급 67만6000원으로 인상, 군 혁신 등에 대해서 언급하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그 어떤 행위에 대해서도 정부와 군은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 기념사 직후에는 마라도함 함교에서 김계환 해병 1사단장의 출동 신고를 신호탄으로 도구해안을 향한 작전명 '피스 메이커' 합동상륙작전이 시연됐다. 해병대 관계자는 "도구해안은 합동상륙작전을 훈련하는데 최적의 장소이며, 국군의 '합동성'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장소"라고 설명했다
실제 상륙작전 시연에 앞서 영상을 통해 대한민국 최초의 군사용 통신위성 아나시스 위성과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 중고도 무인기(MUAV) 등 정보자산이 운용되는 장면이 펼쳐졌다. 이어 공군·해군 공중전력 6개 편대 36대가 일제히 출격해 핵심표적을 타격하는 장면을 재연했다.
항공 전력이 타격 작전을 마친 뒤 수중 장애물 제거를 위해 고무보트(IBS) 2대로 은밀 침투한 해병대 특수수색대대 요원을 필두로 상륙장갑차(KAAV) 48대, 고무보트 48대, 공기부양정(LSF) 1대 등 대규모 해상전력이 상륙돌격작전을 실시했다.
합동상륙작전 시연의 지휘 함정인 마라도함 주변에는 독도함, 이지스함, 잠수함 등 10여 척의 최신 해군함정들이 해상 제대를 편성해 상륙함정들을 호위했다.
해군함정 위로는 각 군 헬기 전력이 출격하여 영일만 상공을 뒤덮었다. 아파치 공격헬기(AH-64) 12대가 상륙장갑차를 엄호했고, 대형상륙함 1번함 독도함 및 육상에서 이륙한 상륙기동헬기 마린온(MUH-1) 6대, 다목적 기동헬기 블랙호크(UH-60) 6대, 기동헬기 수리온(KUH-1) 12대, 대형수송헬기 시누크(CH-47) 2대가 상륙병력을 싣고 목표 후방지역으로 기동하며 공중돌격했다.
해안에 상륙한 상륙장갑차 하차 병력이 목표 지역에 돌격해 대형 태극기를 펼친 뒤 해병 1사단장은 작전 성공을 알리는 임무 완수 보고를 실시했다. 태극기 게양 후 도구해안에는 각 군의 군가(육군가, 해군가, 공군가) 메들리가 울려 퍼졌고, 작전 성공을 알리는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빅토리 비행이 이어졌다. 이후 제병지휘부가 태극기로 이동한 뒤 문 대통령에게 경례를 한 뒤 본행사가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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