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석] '50억 퇴직금' 청년엔 관대한 '문준용 저격수' 곽상도
입력: 2021.09.29 00:00 / 수정: 2021.09.29 00:00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한 화천대유가 국민의힘을 탈당한 곽상도 의원 아들에게 퇴직금 등 명목으로 50억 원을 지급해 국민적 공분이 거세다. /남윤호 기자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한 화천대유가 국민의힘을 탈당한 곽상도 의원 아들에게 퇴직금 등 명목으로 50억 원을 지급해 국민적 공분이 거세다. /남윤호 기자

온라인서 '황제 근로' 비아냥…'내로남불' 비판도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국민의힘을 탈당한 곽상도 의원의 아들 병채(31세) 씨가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로부터 퇴직금과 성과급, 위로금 등 명목으로 50억 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실수령액은 세금을 제외하고 28억 원. 왠만한 수도권 아파트를 사고도 남을 거액이다. '황제 근로' '신의 직장'이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것은 아니다.

화천대유는 50억 원 중 약 45억 원은 곽 씨가 입은 산업재해에 따른 위로금 성격이라고 해명했다. 화천대유의 대주주 김만배 씨도 27일 "(곽 씨가) 산재 신청은 안 했는데 중재해를 입었다. 저희 회사에서 중재해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산재 내용은 개인정보보호 이유로 밝히지 않았다. 곽 씨는 2018년부터 기침과 이명, 어지럼증 등이 발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여론은 적은 듯하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 전문가들은 퇴직금 50억 원은 말도 안 된다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2015년 입사 후 6년간 월 230~380만 원 정도를 받던 대리급 직원이 퇴직금 50억 원을 받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는 얘기다. 곽 씨가 호소한 질병이 업무상 재해와 인과관계 성립 여부도 다툼의 여지가 있다.

곽 씨의 입장문도 많은 지지를 얻지 못한다. 지난 26일 입장문을 통해 "일 열심히 하고, 인정받고, 몸 상해서 돈 많이 번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많은 직장인은 격무에 시달린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두통을 호소하는 직장인들이 적지 않다. 먹고 살 길이 막막하기에 직장을 관둘 수도 없다. 부양가족이 있는 직장인이라면 더 그렇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AMC(자산관리회사)로 참여한 화천대유가 2015년부터 약 6년간 근무했던 곽상도 의원 아들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50억 원을 지급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새롬 기자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AMC(자산관리회사)로 참여한 화천대유가 2015년부터 약 6년간 근무했던 곽상도 의원 아들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50억 원을 지급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새롬 기자

곽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 씨의 특혜 의혹을 여러 차례 제기했다. '문준용 저격수'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주목을 끌었고 정치적 영향력도 커졌다. 이제는 되려 자기 아들의 '퇴직금 50억 원' 논란으로 부메랑을 맞게 됐다. 당에서 제명 얘기가 나올 정도로 정치적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곽 의원은 자신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지 않는 듯하다. 대장동 개발사업 몸통은 이재명 경기도지사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아들의 퇴직금 논란과 관련해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28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수사 결과에 따라 제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다면 그에 상응하는 모든 책임을 지겠다"라고만 했다.

지난 26일 돌연 탈당한 이후 공식 사과 등 곽 의원의 책임 있는 자세를 보기 어렵다. 오죽하면 "아들의 허접한 변명을 감싸고 도는 곽 의원님, 문준용과 문다혜 씨 비판했던 본인을 반성해 보라. 내로남불의 끝판왕"(26일 김근식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이라는 지적까지 나올까.

민심은 싸늘하다. 공정과 상식의 선을 건드렸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6년 근무한 뒤 거액의 퇴직금을 받았다는 것은 '그들만이 사는 세상'에서나 가능한 일. '퇴직금 50억 원' 논란은 많은 청년과 직장인들에게 허탈감을 주고도 남는다. 대다수 서민에겐 열심히 살더라도 50억 퇴직금이란 '마법' 같은 일은 신기루와 같다. 곽 의원에게 묻고 싶다. 퇴직금 50억 원이 상식적인가요?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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