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하>] 이준석, 美 숙소는 왜 '워터게이트'였을까?
입력: 2021.09.25 00:00 / 수정: 2021.09.25 00:00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워터게이트 호텔에서 워터게이트 사건이 발생했던 방을 둘러보고 있다. 워터게이트 사건은 1972년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 캠프 측이 재선을 위해 워터게이트호텔 민주당 선거사무실에 도청장치를 설치하려다 내부자의 제보로 발각된 정치 스캔들을 말한다. 이 일로 닉슨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사임했다. /국민의힘 제공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워터게이트 호텔에서 워터게이트 사건이 발생했던 방을 둘러보고 있다. 워터게이트 사건은 1972년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 캠프 측이 재선을 위해 워터게이트호텔 민주당 선거사무실에 도청장치를 설치하려다 내부자의 제보로 발각된 정치 스캔들을 말한다. 이 일로 닉슨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사임했다. /국민의힘 제공

☞<상>편에 이어

[정리=신진환 기자]

◆국민의힘 방미 일정 '워터게이트 호텔', 이재명 정조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 후 첫 방미길에 올랐지?

-맞아. 이 대표는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도착해 공식 일정을 시작했어. 이 대표는 4박 6일 방미 기간 미 고위관계자들을 만나 외교 현안을 논의하고, 재외 동포들을 만나 내년 3·9 우편투표 도입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어.

-국민의힘 소속 국회부의장 정진석 의원과 당 국제위원장인 조태용 의원, 허은아 수석대변인 등이 함께했어. 그런데 이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머문 숙소가 화제가 됐었지?

-국민의힘 방미단이 머문 숙소는 닉슨 대통령이 사임 원인이 된 워터게이트호텔로 알려졌어. 그런데 허 의원이 페이스북에 "미국 워터게이트 사건 현장에 방문했다"며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대장동' 의혹을 저격한 글을 작성했어. "역사를 보면, 자주 진실은 거짓보다 한발 늦는다", "만약 1972년 대선 때 사건의 실체가 드러났다면, 닉슨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고, 이후 미국을 집어삼킨 정치적 혼란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내용이야. 특히 "국민의힘이 대장동 게이트의 실체를 반드시 밝혀내겠다"며 의미심장한 말을 썼어.

-닉슨 전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사건이 이 지사의 대장동 의혹과 같은 맥락이 아니냐는 해석이 있어. 정국을 강타한 의혹이고,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것이 맞물렸지. 방미 첫날, 왜 하필 '워터게이트 호텔'에 머무르면서 일정을 소화한 것에 두고 정치적 의미가 있어 보인다는 것은 합리적인 의심으로 보여.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방미단이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워터게이트 호텔에서 워터게이트 사건이 발생했던 방을 둘러보는 모습. /국민의힘 제공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방미단이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워터게이트 호텔에서 워터게이트 사건이 발생했던 방을 둘러보는 모습. /국민의힘 제공

-하지만 주요 당직자를 상대로 취재를 해보니, 국민의힘 측에선 이 지사를 겨냥한 정치적 의도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어. 국민의힘 당 대표실 관계자는 "워터게이트 호텔은 국민의힘 주요 인사가 미국에 방문할 때마다 머물렀던 호텔이고, 위치상 이동하기 편리한 곳에 있었기 때문에 10년 동안 이용했던 숙소"라고 설명했어.

-당 대표실은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허 의원의 글은 분명한 정치적 의도가 있었어.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이재명 지사를 직접 거론했잖아. 국민의힘에서 이 지사의 대장동 특혜 의혹을 사실상 이 지사 게이트라며 국정조사, 특검을 하겠다며 벼르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 이 지사는 수사에는 협조하겠지만, 국정조사와 특검은 거부하고 있어. 허 의원은 이를 빗대 "우리의 대선도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대장동게이트'가 열렸고, 의혹의 당사자는 1원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자신은 사기꾼이 아니라던 닉슨 대통령은 조사를 회피하고 특별검사를 해임하면서 스스로 몰락을 자초했다"는 대목은 의미하는 바가 너무 명확해 보여.

- 이 대표와 방미단은 미국에서 어떤 일정을 소화했어?

- 이 대표는 커트 캠벨 백악관 NSC 인도태평양조정관 면담과 미국 한반도 전문가 간담회 등 한미동맹 강화와 인도·태평양 전략 적극 참여 등 한반도 외교 강화 방안을 논의할 거라고 했어. 또 탈북민간담회, 조지워싱턴 유학생 간담회, 주요 상원 의원의 면담 등 북한 인권 개선위한 국제 연대와 국민의힘 대북 및 외교 정책을 미국 조야에 설명하는 일정을 소화했어. 이후 국민의힘 의원들은 오는 27일 귀국할 예정이야.

- 응. 특히, 이 대표는 방미 일정 중 재외국민 우편투표에 대해 "재외국민 투표권 확대에 긍정적 입장을 갖고 있지만, 우정 시스템이 안전·신속하고 검열당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어야만 투표권 행사의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서 "선거관리위원회 의견을 참고해 그런 부분을 총체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어. 이번 방미 일정이 앞으로 국민의힘 외교·안보 정책에 어떻게 반영될지, 다가오는 선거에서 우편 투표가 어떻게 반영될지는 구체적인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아.

제76차 유엔총회와 하와이 순방 일정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공군 1호기 회의실에 순방에 동행한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제76차 유엔총회와 하와이 순방 일정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공군 1호기 회의실에 순방에 동행한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문 대통령 美 순방 귀국길 깜짝 기내 간담회와 올해 첫 연가

-문재인 대통령이 3박 5일간의 미국 순방 일정을 마치고 23일 귀국하면서 깜짝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고?

-맞아. 문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하와이 호놀룰루 히캄 공군기지를 떠난 지 30여 분 만에 순방에 동행한 기자단의 요청을 수용해 공군 1호기 기내에서 33분가량 간담회를 진행했어. 문 대통령이 기내에서 기자 간담회를 연 것은 이번이 네 번째인데, 북한과 코로나19 백신 문제를 중심으로 취재진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했다고 해.

-문 대통령은 먼저 순방 소회에 대해 "유엔의 초청으로 SDG Moment(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회의) 행사에 BTS와 함께 주빈으로 참석해서 연설하고, BTS가 공연한 것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고, 지속가능발전목표라는 것에 대한 세계적 관심도 확산시키고, 세대 간의 공감이나 이해도 넓히고, 이런 부분이 아주 보람 있었다"고 했어. 또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세 번째 종전선언 제안을 한 배경도 설명했어.

-종전선언은 2007년 10·4 공동선언에 이미 합의된 것으로 평화협상에 들어가는 입구에 해당된다는 것이 요지인데, 이와 관련한 야당의 "현실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환상 같은 인식"이라는 비판에 "너무 이해가 참 없다"고 반박하기도 했어. 그러면서 "이제는 다시 북한하고 대화를 할 때"라며 남은 임기 동안에도 북한과 대화를 통한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예고했어.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모습. 연설에서 코로나19 위기로부터의 포용적 회복, 기후위기 대응,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 등을 강조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모습. 연설에서 코로나19 위기로부터의 포용적 회복, 기후위기 대응,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 등을 강조했다. /청와대 제공

-코로나19 방역에 대해선 "다음 달 말 접종 완료율이 70%를 넘기게 되면 우리도 '위드 코로나'’를 검토해야 된다"라며 "모든 방역을 다 풀어버리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되고, 우리가 일상을 회복하면서도 필요한 최소한의 방역 조치는 유지를 해 나가야 될 것으로 생각한다. 어느 정도의 접종이 되었을 때 어느 정도의 방역을 유지하면서 어떻게 일상을 회복해 나갈 것인지 하는 그 계획들을 전문가들이 논의하기 시작한 상황인데, 다음 달쯤 되면 그런 계획을 보다 가시적으로 국민들께 알려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어.

-백신 확보와 관련해선 "백신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느냐 부분을 걱정할 단계는 다 지나간 것 같다"며 "사실 올해에도 백신의 확보 물량은 전혀 문제가 없는데, 초기에 백신이 들어오는 시기가 조금 늦어졌기 때문에 다른 나라보다 백신의 초기 진행이 조금 늦어진 측면이 있다. 그 부분을 빠르게 따라잡아서 아마 다음 달쯤 되면 백신 접종률에서 우리가 세계에서 앞서가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했어.

-대통령으로서 보내는 마지막 추석연휴를 3박 5일간의 미국 방문으로 숨 가쁜 일정을 보내면서 마무리했는데, 그와 관련한 언급은 없었어?

-문 대통령은 이번에 뉴욕과 하와이에서 유엔 총회 기조연설, SDG 모멘트, 영국·베트남·슬로베니아와 양자 정상회담, 화이자 최고경영자(CEO) 접견, 미 ABC 방송 인터뷰, 한미 유해 상호인수식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어. 이와 관련해 기자들에게 "유엔 총회 참석 때문에 다들 추석 명절도 거꾸로 쇠게 만들어서 아주 미안하다"며 "해외 순방 때마다 짧은 기간에 가급적 많은 일정을 소화하게 되고, 또 먼 거리를 이동하게 되니까 다들 지치셨을 테고 저도 녹초가 다 됐다"고 말했어. 특히 이번엔 체력적으로도 상당히 힘들었는지 귀국 다음 날인 24일 연차휴가를 사용하기도 했어. 문 대통령이 올해 연차를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연차 소진율은 4.5%에 불과해. 문 대통령은 참모진에게는 연차를 70%를 이상 사용하라고 독려한다고 하는데, 본인은 한 번도 그렇게 연차를 사용한 적은 없어.

-어느 누구라도 푹 쉬고 체력을 회복하는 게 중요하지. 국정을 운영하기 위해선 건강이 필수이기도 하고 말야. 어쨌든 다음 주에도 정치권에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곽현서 기자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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